2000년 대한민국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선언했던 홍석천. 당시 아버지는 아들의 커밍아웃 고백을 듣자마자 서울로 달려왔는데, 홍석천의 ‘이 한마디’는 결국 완강한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17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는 홍석천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홍석천은 아들의 커밍아웃 소식에 변호사까지 대동해 서울로 상경했다는 아버지를 언급하며 “부모님이 충청도 시골 분들이다. 야밤에 택시를 타고 오셨더라. 그때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커밍아웃 지면 인터뷰를 기사로 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하셨다”라고 운을 뗐다.
당시 월간지와 인터뷰를 했다는 홍석천은 “커밍아웃 인터뷰를 월간지와 했기 때문에 (기사를 막기까지) 15일 정도 시간이 있었다”라며 “아버지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농약 먹고 같이 죽자’ ‘창피해서 고향에서 못 산다’ 등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하셨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럼에도 홍석천의 뜻은 완강했다. 그는 “아버지가 ‘아무도 시키지 않은 짓을 왜 굳이 해야하냐’고 물으셔서 ‘서른이 된 이때까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분께 내가 어떤 아들인지 말 못하는 게 얼마나 불행할지 생각해달라’고 말했다”라고 고백했다.
아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아버지는 결국 “네가 책임질 수 있으면 해라”는 말을 남겼다고. 그는 “나는 집에서 (누나 셋이 있는) 막내아들이자 외아들”이라며 “부모님 마음도 이제 이해한다. 부모님은 지금도 똑같이 저를 사랑해주신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홍석천은 커밍아웃을 고민하는 이들을 향해 “나는 커밍아웃을 30년 고민하지 않았냐. 나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었고, 이야기하는 것도 힘들었다”면서도 “그런데 부모님이나 친구한테 갑자기 커밍아웃을 하면, 그들은 그날부터 고민인 거다. 이해 못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 이해받기까지 시간이 되게 많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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