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리자 알리바바 마크와 번호가 붙은 건물들이 끝없이 줄지어 있었다. 공유 자전거를 빌려 이동하고, 태블릿을 보면서 삼삼오오 대화하는 사람들은 마치 대학교 캠퍼스 공간을 연상케 했다. 도시의 모든 사람들은 지갑 대신 ‘알리페이’를 꺼내 들었다.
지난 2일 찾은 중국 항저우는 말 그대로 거대한 ‘알리바바 시티’와 같았다. 항저우는 지난 1999년 알리바바그룹 본사가 설립된 곳이다. 도시 곳곳에 알리바바 산하 사업부들과 협력사가 위치해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등 e커머스 플랫폼 본사는 물론 알리바바 마트(허마센셩), 알리바바 호텔(플라이주)도 있다.
항저우 내 알리바바 전체 사무 공간 면적은 약 400만㎡로 여의도 크기의 1.4배에 달한다. 이 중 주요 사업부 본사가 자리하고 있는 ‘시시 캠퍼스’는 201만㎡ 규모로 중국 내 캠퍼스 중에서도 가장 크다. 캠퍼스에는 약 4만명이 근무한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속한 AIDC(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본사도 시시 캠퍼스 C구역에 위치해있다. 올해 5월 개관한 C구역은 높은 층고와 첨단 기술을 갖춘 식물원의 온실과 같은 모습을 띠었다. 직원들을 위한 과일 가게, 꽃집, 복싱장 등 일반 오피스에서는 생소한 풍경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안면 인식을 통해 출입구를 통과하고 긴 복도 곳곳에서 노트북을 펴고 자유롭게 근무하는 알리바바 직원 모습도 인상 깊었다.
알리바바 그룹은 크게 △AIDC △타오바오 △알리바바클라우드 △차이냐오 △현지 서비스 그룹 △알리바바엔터테인먼트 등 6개 사업부로 나뉜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바바닷컴·라자다 등 크로스보더 e커머스는 AIDC, 1688닷컴과 티몰 등 내수 플랫폼은 타오바오 사업부에 속한다. 알리바바클라우드와 차이냐오는 각각 클라우드컴퓨팅과 물류 서비스를 개별 플랫폼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3일 마주한 항저우 차이냐오 물류센터 외관은 비교적 평범했다. 대규모 물류 단지 내에 위치한 차이냐오 물류센터 면적은 약 1만㎡로 e커머스 크로스보더 물량을 셀러들에게 받아 소비자에게 발송하는 ‘퍼스트 마일’ 단계의 창고다. 하루 최대 40만 건의 주문을 처리한다.
차이냐오는 지난 2014년부터 크로스보더 특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저우 센터와 같은 퍼스트 마일 단계의 물류 창고만 약 60개가 넘는다. 매주 170편의 전세 항공기와 2700개 이상의 트럭 노선이 미들마일 단계에 투입되어 빠르게 고객의 상품을 해외로 발송한다.
가장 인상 깊은 설비는 ‘번개 분류 시스템’이었다. 직원이 개별 상품을 한 개씩 기계에 넣으면 자동으로 상품을 스캔해 고객 이름이 적힌 바구니 별로 상품을 분류한다. 취합된 고객 상품은 하나의 포장에 담겨 합배송 된다. 제자리를 돌며 상품을 분류하는 설비의 모습이 물류센터 상부에서 내려 보았을 때 마치 거대한 멧돌을 연상케 했다. 창고 내에는 총 7개의 번개 분류 시스템이 있으며 기계 한 대 당 1시간 최대 4000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만능 알리익스프레스’가 되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항상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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