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축은행들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이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 잔액은 총 6조 7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보다 6.8% 증가한 수준이다.
충당금이란 금융사가 고객들에게 빌려준 돈의 일부를 회수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미리 쌓아 두는 금액이다.
국내 저축은행의 충당금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업계 충당금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말(7조 3163억원) 이후 12년 만이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의 충당금이 9756억원으로 같은 기간 4.3%가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은 6427억원으로 9.7% 늘었다. 다만 3위를 차지한 웰컴저축은행은 4451억원에서 4354억원으로 충당금이 2.2% 줄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저축은행(3274억원) ▲페퍼저축은행(3080억원) ▲상상인저축은행(2400억원)▲애큐온저축은행(2260억원) ▲다올저축은행(1680억원) ▲KB저축은행(1634억원) ▲신한저축은행(1606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경우 부동산 PF 충격으로 국내 저축은행이 최소 2조 6000억원에서 최대 4조8000억원의 추가 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 1조~3조 3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권은 당장 2분기 실적부터 비상이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손실은 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한 해 순손실(5758억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나신평은 올해 저축은행이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들은 부실채권·사업장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F 부실을 자체 정리하기 위해 저축은행중앙회가 주도해 3분기 3차 매각을 진행한다. 중앙회는 지난달에도 2차 개인무담보·개인사업자대출 부실채권 매각을 1360억원 규모로 시행했다.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한 3차 PF 정상화 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PF 정상화 펀드의 경우 지난 3월 330억원 규모로 1차 펀드 집행을 마쳤고, 이달에는 5000억원까지 확대해 2차 펀드 집행을 완료했다.
한편, 저축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은 오는 5일까지 PF사업 평가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토대로 자체 검사 결과와 대조해 관대하게 평가되거나 미흡한 곳들은 즉시 현장검사에 돌입해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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