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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진의 웨이투고] 유튜브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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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진의 웨이투고’. 여기, 머니S에 연재 중인 칼럼 타이틀이자 내가 운영하는 작고 작은 유튜브 채널 이름이다. 재작년 여름에 낑낑대며 겨우 첫 영상을 올린 후로 벌써 2년이 다 돼 간다. 예상이 빗나갔다. 아니, 꿈이 빗나가고 있다. 지금쯤 최소 ‘구독자 몇 만명’ 채널은 될 줄 알았건만. 웬걸, 아직도 500명대다. 초반 6개월 정도 매주 두 번씩 열심히 업로드한 것에 비하면 점차 힘을 빼긴 했다. 이런저런 다른 일들을 핑계 삼다 보니 한 달에 두어 번쯤 영상이 올라간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꾸준히 질 좋은 콘텐츠를 궁리하고 있다는 변명을 해본다. 한결같이 정성 가득한 댓글을 남겨 주시는 구독자님들도 계신다는 건 나의 자랑이다. (구독자님들께는 존칭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최소 5만명, 아니 50만 구독자가 생긴다면 한 번쯤 이런 글을 써 보리라 상상하곤 했었다. 단순 숫자로 따져 고작(?) 500명대 채널 주인으로서는 다소 민망하지만, 구독자 5000명까지도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할 지 가늠할 수 없기에 그냥 지금 약간의 소회를 풀어보려 한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과감히 발을 담근 지 500일은 거뜬히 넘었으므로 생각은 많았다. 그러니까 이름하여 ‘유튜브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

유튜브는 표현의 영역이다. 표현은 소통의 시작이자 결과다. 영상 하나를 올리면 낯 모르는 타인과의 소통이 시작된다. 올라간 영상은 내가 나와 소통한 결과이고 말이다. 우호적이고 적극적인 타인들은 내가 영상으로 발신한 메시지에 따뜻한 화답을 달아준다. 덕분에 나는 업로드한 후에는 늘 기다리는 마음이 된다. 짐작 가능한 지인의 것도 반갑지만 낯모르는 이의 정성스러운 댓글을 확인하는 기쁨이란! 신기하게도 글에서 사람이 보인다. 문자가 그 사람의 됨됨이를 짐작케 하는 강력한 소통 수단이었음을 새삼 느낀다. 불특정 다수에게 영상으로 먼저 말 거는 용기를 낸 덕분에 전에 없던 일상을 경험하고 있다. 격려와 응원, 고운 말들을 주고받는 일. 그저 말이 오갈 뿐인데 생각보다 무지 보람되고 신난다.

‘진짜 내 것’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체득하고 있다. 내 채널을 만든다고 해서 바로 내 것처럼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올리고 반응을 보는 그 모든 일들이 첨엔 무척 어색했다. 내 채널 안에서 내가 자유롭지 못한 기분. 하지만 점차 익숙해졌다. 같은 일을 거듭 반복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말이다. 점차 진짜 내 채널이 되어갔다. 점점 애증도 쌓였다. 비단 유튜브 만은 아닐 거다. 뭐든 진짜 내 것으로 만들기까지 축적의 힘이 필요함은.

특히 커진 생각은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제 마음에 충실한 게 좋다는 것이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구독자와 ‘좋아요’와 댓글을 얻는 일은 사실상 누군가의 마음을 구하는 일이다. 자칫 지나치게 의식할 때면 콘텐츠를 만들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남이 듣고 싶은 말을 더 고민하게 됐다.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어떤 콘텐츠로도 모두의 마음을 얻을 순 없다. 그저 나와 결이 맞는 동류의 사람들과 의좋게 함께 하겠다는 작은 욕심을 갖기로 했다. 유튜브가 표현의 영역이라면,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충실한 게 좋다. 그래야 잘 안 되도 후회나 미련이 없을 것 같다. 물론 유튜브 밖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타인을 기준으로 삼는 삶이 행복하긴 어렵다. 자신을 잃고 사는 삶을 이타적이라고 착각하는 일이라면 경계해야 한다.

쓰고 보니 마치 구독자 500만명쯤 되는 채널 운영자라도 되는 냥 군 것 같다. 무지 쑥스럽다. 그래도 널리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최근 2년 가까이 유튜브는 내 애증의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읽어 주신 여러분께. “구독과 좋아요, 따뜻한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조민진 작가

머니s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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