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부터 아역배우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어느덧 47년 차 배우로 성장한 김민희. 그는 스트레스를 양치로 풀었고, 2시간 마다 양치하는 강박적인 행동을 보였다. 결국 그의 잇몸이 내려앉았다.
그는 외출하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3년째 집순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단체 생활, 회식, 단체 채팅방에 익숙한 그였지만, 친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이용하는 일을 겪으며 사람들이 싫어졌다고. 김민희는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가족을 챙기는 일도 번아웃이 왔다.
오은영 박사는 김민희의 MMPI 검사 결과, 고통이나 좌절에 대한 인내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하자 김민희는 눈물을 쏟았다. 오 박사는 높은 인내력에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민희는 6살 나이에 집안의 가장이 됐다. 철이 일찍 들었고, 주변 상황에 눈치를 봤다. 그래서 차마 연기를 안 하겠다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아역배우 시절 촬영현장에서 춥고 졸리고 배고픈 상황을 참아내야 했다. 오 박사는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했던 아이가 가정을 지켜야 했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50대가 되어서야 ‘나’를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민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찍었던 영화를 언급하며 “한파에 도망가는 장면을 찍었다”며 “핫팩도 없었다. 현장감을 살린다고 얼굴에 분장이 아닌 진짜 눈을 붙여서 연출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또, 장염에 걸린 상태에서도 새벽까지 후시 녹음하기도 했다. 차도 없어서 남의 차 얻어 타서 발판에 가기도 했다고.
당시 대기업 초임 평균이 30~40만원이었을 때 김민희는 한 달 수입으로 200만 원 정도를 벌었다. 김민희는 “제가 얼마나 받은 줄도 몰랐다”며 “시집가기 전까지도 경제관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빚을 갚는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김민희는 “중학교 때 제 영화를 추석 특집으로 하는 걸 보고 울었다”며 “그때 제가 연예인인 걸 알았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학대를 당하면 이게 학대라는 것을 어른이 돼서 인지하는 것 같은 거다”라고 말했다. 김민희는 “아이들이 괴롭히고 어른들이 돌 던지고 머리카락도 뽑고 가고 과격했다”고 털어놨다.
김민희에게는 트라우마처럼 남았다. 김민희는 “뇌의 80%가 트라우마인 거 같다”며 “20%의 작은 부분으로 컨트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노래교실 가면 아직도 어르신들이 엉덩이, 얼굴을 주무른다. 아기 다루듯이”라며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 했는데 이제는 만지라고 한다”며 해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민희는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소리 내며 웃었는데. 이를 유심히 보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억지 웃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김민희 상태를 “감정 소화 불량 상태”라고 표현했다. 오 박사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한다”며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하는데도 까르르 웃는다”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이를 ‘반동형성’이라고 말했다. 반동형성은 억압된 감정이나 욕구가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오히려 정반대의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어 기제를 말한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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