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이재훈 기자 = 큰 수고와 노력을 들이지 않는데도 매일 대장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왔다.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힘들고 고심하는 대장검사가 간편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대장건강 이상을 재빨리 알아챌 수 있게 돕는 기술이 개발됐다.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대장 염증을 대변사진 한장으로 모니터링, 진단해주는 피칼스캐너(Fecal scanner)가 바로 그것이다.
본인 대변사진을 촬영해 전용앱을 통해 전송하면 모든 것이 완료된다. 그 변화가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면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의사의 전문적인 처방을 받으면 된다. ㈜에이아이씨유(대표이사 황은아·정성문)는 우리가 매일 한 번은 보는 대변사진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건강검진의 일상화를 앞당기는 스타트업이다.
◇염증성장질환 환자 검사 고충을 덜어주는 것이 개발목적
염증성장질환은 완치는 없고 평생을 약물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당뇨병처럼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해야 하고 일상생활에 여러가지 지장을 주는 병이다. 전세계적으로 젊은 층에서 늘어나는 추세로 미국과 영국에선 전국민의 1%에 해당하는 인구가 염증성장질환을 앓고 있다.
염증성장질환 검사를 위해선 피검사, 분변검사, 대장내시경등의 방법을 사용해 왔다. 피검사는 가장 간편한 대신에 대장의 염증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원인에 대한 치료가 되지않아 내성만 높이고 부작용을 증대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미국의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에는 약 3천 달러의 비용이 들어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분변검사’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환자 본인이 직접 대변을 채취해 병원에 들고가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경우 3일전부터 식이요법을 해야하고 하루전엔 2리터의 물과 함께 대장을 비워내는 약을 먹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대장내시경검사든 분변검사든 여러가지 이유로 검사를 미뤄서 결국은 병을 악화시켜 치료 시기조차 놓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다.
◇본인이 촬영한 대변사진을 앱으로 전송만하면 끝
피칼스캐너의 사용 방식은 단순하다. 본인이 매일 대변을 본 후에 사진을 찍어 전용앱으로 전송 하면 비전기반의 AI딥러닝을 통해 검사 결과를 금방 알 수 있다. 황은아 대표는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피칼스캐너’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일반인 등이 편리하게 본인의 상태를 체크하고 건강의 이상을 감지한 분들이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검증과정 거쳐, “환자 불편과 고충 덜어줘”
황 대표는 “코안에 면봉을 넣어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코로나검사는 거부감이 높은 체외진단법인데 전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경험하면서 통증없고 정확한 체외진단방식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고 인공지능 기반의 검사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가져왔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분변검사, 대장내시경 검사도 마찬가지다. 검사를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번거로웠고, 힘들었다. 에이아이씨유는 대장내시경검사를 ‘피칼스캐너’로 간소화하고 다양한 검증을 거쳐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하는 환자의 불편과 고충을 덜어주는 셈이다.
회사는 그간 5개 국내 대학병원의 소화기내과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한 509명 환자들로부터 3710장의 대변사진을 수집해 칼프로텍틴 분변검사와 ‘피칼스캐너’의 검사정확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칼프로텍틴 분변검사는 대장내시경 활성화도의 85%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 반면 ‘피칼스캐너’는 대장내시경 활성화도의 93%에 달하는 정확도를 나타냈다.
◇아이폰에서 사용가능한 앱 개발완료, 저렴한 월 구독료 방식으로 공급
에이아이씨유는 현재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은 개발 완료했고 안드로이드용 앱을 개발 중이다. 상반기 중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장에 출시하는 게 목표이며 월 구독료 방식으로1개월에 900원(10회), 1년 9900원(120회)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피칼스캐너’는 우선 헬스기기 형태로 시장에 출시한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우리나라 식약처, 2026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칼스캐너 기술은 해외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다. 미국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쓰로운(Throne)사와 지난해 12월 ‘기술이전 의향서(LOI) 및 공동사업화 협약’을 체결했다. 첫번째 매출이 된 기술이용 라이선스 금액은 50만 달러(약 6억9000만원) 규모다.
황 대표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정기적으로 필요한 염증성 장질환 환자수는 전세계적으로 680만명이며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누적되는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꾸준히 ‘피칼스캐너’의 검사 정확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개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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