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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회장의 조바심에?…“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원본 27건 도용하고도 입찰 탈락”[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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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회장의 조바심에?…“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원본 27건 도용하고도 입찰 탈락”[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김동관 회장의 조바심에?…“한화오션, KDDX 개념설계 원본 27건 도용하고도 입찰 탈락”[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한화오션이 선보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 사진 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2020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입찰 경쟁을 위해 제출한 ‘기본설계 제안서’가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던 ‘개념설계보고서’ 내용 가운데 27건을 무단 인용했다는 걸 군 수사기관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개념설계 용역 종료 후 방위산업보안업무훈령(국방부 훈령 제2742호) 비밀보호 특약 제14조(비밀의 반납)에 원본(보고서)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고 허위 서약서를 제출해 군사기밀보호법 지침 및 훈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법적 처벌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방위사업청과 국군방첩사령부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기본설계 제안서(생존성 분야) 일부가 개념설계 보고서와 동일한 것으로, 개념설계 보고서에 들어 있는 도표 등 27건이 기본설계 제안서에 그대로 인용된 것으로 방첩사 수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현재 방첩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제출한 ‘KDDX 기본설계 제안서’에서 자사가 수행한 개념설계 보고서를 무단으로 인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방사청의 의뢰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군 관계자는 “방첩사 수사가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대우조선해양의 기본설계 제안서가 3급 비밀인 개념설계 보고서와 27건이 동일한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군 수사기관은 개념설계 계약특수조건 제29조(권리귀속 등)에 따라 개념설계를 기본설계에 인용하기 위해선 모든 법적 권한을 가진 방사청의 허가를 구해야만 하지만 이런 절차 없이 불법 활용해 계약 위반이자 법적 처벌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방위산업보안업무훈령 “용역 종료 후 모든 자료 제출”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10월 계약서에 따라 원본 1부와 사본 4부 등 용역 결과물을 모두 제출했다며 방사청에 접수하고 서약서까지 제출했지만, 허위 보고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방위산업보안업무훈령(2742호) 위반이다. 이 훈령에 따르면 용역 종료 후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업체는 제반 자료를 소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방사청에 원본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는 서약서와 달리 방사청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원본 1부를 추가 생산하고 보유하면서 이를 기본설계 (사업)제안서 작성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돼 수사를 의뢰했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방사청 사업팀이 2023년 11월 비밀 원본 이관 처리 과정에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한 KDDX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보관 중이었던 사실을 적발한 데서 비롯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10월 KDDX 개념설계 종료 후 방사청에 결과보고서(실제로는 사본)를 제출했다며 서약서를 작성했고, 당시 방사청 사업팀 담당자는 당연히 원본이라고 생각하고 비밀 접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개념설계 용역 종료 10년 뒤인 2023년 11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보안팀이 ‘개념설계 결과보고서 원본을 보관 중이었다’며 다시 방사청에 진짜 원본을 제출해 원본이 2개가 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보고서 원본이든 사본이든 반납하는 게 원칙”이라며 “불법 여부에 대해서는 방첩사의 수사를 의뢰했다”며 “군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법령에 의거 조치 예정”이라고 말했다.

“3급 비밀 개념설계 일부를 기본설계 제안서에 인용”

KDDX 개념설계 ‘무단 인용’ 의혹은 KDDX 기본설계 입찰 때부터 제기됐다. HD현대중공업이 KDDX 개념설계 보고서를 불법 취득해 기본설계 제안서 작성에 활용했다는 대우조선해양 측 문제제기에 따라 방사청은 2020년 9월 이를 비교분석 했다. 놀랍게도 그 결과 HD현대중공업 기본설계 제안서에는 개념설계 보고서와 일치된 내용이 없었다. 오히려 대우조선해양 제안서 중 생존성 분야 등 내용 일부가 개념설계 보고서와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 제출로 이를 다시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재미있게도 대우조선해양은 3급 비밀인 개념설계 보고서 일부를 평문인 기본설계 제안서에 수정 없이 그대로 활용한 부분을 확인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한화오션은 불법 인용 및 활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관련 규정을 지켰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우선 2012년 당시 군사기밀보호법 지침과 훈령에 원본을 보관하는 것이 위반이라는 근거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당시 계약서상에도 원본을 제출하라는 규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방사청이 보안검증위를 3회에 걸쳐 열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보고서에 포함된 이미지가 제안서에 반영된 것을 확인했지만 최종 ‘문제없음’으로 결론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방사청의 입장은 상반된다. 원본을 보관하는 것이 위반인지 여부는 군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계약서상 원본 제출은 방위산업보안업무훈령(국방부 훈령 제 2742호)에 따라 원본이든 사본이든 모두 반납하는 게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불법 한화오션 향후 국가 입찰에 차질 불가피”

게다가 개념설계 보고서의 인용도 계약상 ‘개념설계 계약특수조건 제29조(권리귀속 등)에 따라 방사청에 귀속돼 사전 승인 없이 이를 다른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단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방산업계는 방첩사의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일부 불법 위반 여부가 드러난 만큼 한화오션은 향후 국가사업 입찰에 차질을 빚을 것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4월에 결정날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사업자 선정 판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오션이 KDDX 사업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방첩사의 최종 수사 결과 한화오션의 불법이 드러나 기소된다면 또다시 사업자 선정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방사청으로선 이 변수를 사업자 선정 기준에 포함해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어 한화오션에 불리한 형국이라는 게 방산업계의 관측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자신들이 수행한 개념설계 원본을 무단으로 인용하고도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에 떨어진 것은 함정분야에선 경쟁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기술적 차이를 극명하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공공연하게 인수 비용에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비용이 포함돼 KDDX 사업을 한화오션이 주도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다녔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뚜렷한 경영 성과를 올리지 못해 인수를 주도한 김동관 회장의 조바심 때문에 관련 부서 임웜들이 계속해서 방사청과 HD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고 논란을 일으킨 것은 결국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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