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인데 적대국 취급받는다” 한국 기업들 당혹
백악관 “한국, 목재로 싱크대 만들어 덤핑”
목재 수입품에 25% 관세 예고…무역전쟁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목재 수입품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를 지시하면서 한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해 국내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백악관이 한국을 캐나다, 독일, 브라질 등과 함께 목재 관련 제품을 덤핑하는 국가로 지목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양국 간 무역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목재가 왜 안보 문제?” 트럼프의 확장된 안보 논리

백악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원목, 목재 등의 수입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지시하는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등의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이다.
전화 브리핑에서 백악관 당국자는 “전 세계적으로 악의적 행위자들이 보조금을 통해 과잉 생산을 한 뒤 이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미국의 국내 제조 능력이 상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함께 한국을 언급하며 “주방 캐비닛(싱크대) 등에 보조금을 많이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벌목 산업과 가구 회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재가 어떻게 안보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에 백악관 당국자는 “국방부가 목재 및 관련 파생 상품의 주요 소비자”라며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제품을 외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19일 목재 관련 제품에 약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캐나다·멕시코에 이은 표적…확대되는 무역전쟁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2월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에 이은 추가 행보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초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달 25일에는 구리 수입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도 지시했다.
특히 미국이 수출한 원목을 재료로 제품을 만들어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행위를 문제 삼으면서, 한국 기업들의 생산 방식까지 겨냥하고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이러한 새로운 관세가 기존 관세에 추가될 것이라고 밝혀 업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 영향은 제한적…그러나 확산 우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미 가구류 전체 수출 규모는 3천만 달러(한화 약 438억원) 수준으로,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한국이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국제 무역 전문가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조치들이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한 무역 갈등 심화는 글로벌 GDP를 0.4% 감소시키고, 미국 내 일자리 33만 7천개가 사라질 수 있다”며 “미국 가구당 연간 1,200달러(한화 약 175만원) 이상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 대미 수출의 약 40%가 고관세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막대한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의 종합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