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연이어 만난다. 최근 실용주의 중도 보수 노선을 표방하며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특유의 반(反)기업 이미지 극복에 어려움을 겪자 대기업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달 20일 삼성전자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를 찾아 이 회장을 비롯한 SSAFY 운영자들과 면담을 갖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SK와 현대, 중소기업 등 기업 방문 일정을 진행하면서 삼성에도 제안을 했고 20일로 (날짜가) 협의됐다”며 “경제위기 속 가장 고충이 큰 청년들의 사회 진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와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SSAFY는 삼성이 2018년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으로 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사회공헌활동(CSR)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가 최근 주요 화두로 내세우는 첨단기술 산업 육성과도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이다.
|
두 사람은 논의 주제는 별도로 정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반도체특별법’도 주요 화두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신속한 보조금 지급 등을 위해서 빠른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여당은 쟁점 사안인 연구개발(R&D) 분야의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는 쪽이다. 양자 회동에서 관련 대화도 오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통상과 국내 경제 문제 등에 대한 현안 등도 논의 소재로 다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
이 대표는 이에 앞서 류진 한경협 회장과도 5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는다. 민주당 대표와 한경협 회장이 만나는 것은 2015년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전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 전신)를 찾아 허창수 회장을 접견한 후 10년 만이다.
이번 회동은 한경협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민주당과 한경협 간 악연이 해소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실제 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당은 대한상공회의소를 경제계 주요 대화 창구로 설정했고 양측의 인적 교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다만 상법 개정안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두고 간극이 큰 만큼 한 번의 만남으로는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위기의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도부 차원에서도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