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성과급 660%
SK온, 올해도 성과급 제로
하이닉스, 성과급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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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그룹 계열사들의 성과급 지급에 대한 차이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하이닉스에서 각각 다른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이들 기업의 성과급 정책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울산 콤플렉스(CLX)에서 근무하는 기술 감독직 직원들에게는 기본급의 66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다. 최근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SK엔무브는 800%,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은 400%로 책정됐다. 회사는 이번 성과급을 연초에 일부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경영 상황에 따라 추가 지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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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는 계열 자회사 간 차등 없이 성과급을 지급했으나, 2022년부터 개인뿐 아니라 각 계열 자회사의 성과에 따라 기본급 기준으로 0∼800%의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성과급은 단순히 실적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 환경, 시장 상황,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에 회사는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환경과 본원적 사업 경쟁력 강화, ‘원 이노베이션(One Innovation)’ 결속 강화를 위한 새로운 성과급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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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온은 지난해 3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1조 1,27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함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에 SK온은 올해도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견제 강화 등 기회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최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을 모두 마무리했다. 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SK지오센트릭은 업황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불용·저수익 자산을 매각하고 고부가 다운스트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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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은 다른 두 계열사와 달리 여러 논란이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23조 원을 기록한 가운데, 성과급 지급을 두고 노사 간 협의를 4차례나 진행했다. 회사 측은 초과 이익성과급(PS) 1,000%와 특별성과급 450%를 합친 1,450%를 제시했으나, 노동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 측은 이 기준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3조 원의 10%에 미달한다고 주장했다.
SK하이닉스 한 직원은 “PS 상한선 1,000% 초과분은 협의한다고 하지만 회사 측에서 먼저 제안한 영업이익 10% 지급 기준은 맞춰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이에 미달하는 지급액을 제안하니 실망스러웠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20조 원을 기록하며 성과급 1,500%를 지급한 바가 있어서 직원들의 지난해 성과급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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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SK하이닉스 측은 최종적으로 500% 특별성과급을 포함한 PS 1,500%를 확정했다. 이미 지급한 생산성격려금(PI)과 임단협 타결급까지 더하면 성과급은 모두 1,920% 수준으로 정해졌다.
결국 연봉의 96%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SK하이닉스 사측의 고민은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산업 특성상 업, 다운턴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이익이 높을 때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에는 7조 7,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성과급을 전혀 지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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