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앞면 대형분지 고대 화산지형에 안착
14일간 달 표면서 10개 기기로 과학실험

미국 민간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가 2일(한국 시간) 오후 5시 34분,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이번 착륙은 약 45일간의 비행을 마친 후 이루어진 것으로, 블루 고스트는 달의 앞면 북동쪽에 위치한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 근처의 고대 화산 지형 ‘몬 라트레이유’에 착륙했다.
착륙 순간은 전 세계적으로 생중계되었으며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파이어플라이의 관제센터와 NASA의 스트리밍 채널을 통해 전해졌다.
파이어플라이의 CEO 제이슨 김은 “모든 과정이 시계처럼 정확히 계획대로 진행되었다”고 전하며, 이번 임무의 성공을 자축했다.

블루 고스트는 착륙 30분 후, 달 표면의 사진을 전송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다양한 관측 및 실험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고 있다.
이번 달 착륙은 민간 기업 중 두 번째로 이루어진 것으로 앞서 2024년 2월 22일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으나, 착륙 후 문제가 발생하여 임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블루 고스트는 NASA의 과학 실험을 위한 10개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약 14일간 달 표면에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 후 달의 밤을 맞아 작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블루 고스트에는 달 표면 흙을 채취하고 분석할 수 있는 진공청소기와 3m 깊이까지 팔 수 있는 드릴, 달 먼지를 닦아내는 장비가 실려 있으며, 달 표면의 사진을 촬영하고 일몰이 암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블루 고스트는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창작자들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를 달에 실어 보내었으며, 이 안에는 한국의 전통 시조 8편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임무에 대해 NASA는 1억 100만 달러(약 1,480억 원)을 지불했으며, 블루 고스트에 탑재된 실험 장비에는 별도로 4,400만 달러(약 640억 원)를 투자했다.
한편, 인튜이티브 머신스(IM)는 2월 26일 ‘노바-C’ 기종의 두 번째 달 탐사 임무를 위한 ‘아테나’호를 발사했으며, 3월 6일 달 착륙을 재도전할 예정이다.
아테나의 착륙 목표 지점은 달 남극에서 약 160㎞ 떨어진 지역이다. NASA는 민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달 탐사를 진행하는 방식이 저렴하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2018년부터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민간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블루 고스트는 1월 15일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실려 발사된 후, 1개월 반 동안 지구와 달 궤도를 비행하여 성공적인 착륙을 이뤄냈다. 같은 날 발사된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리질리언스’는 더 긴 궤적을 따라 약 3개월 후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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