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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와 관련해 서울 전역 곳곳에서 탄핵 찬성 및 반대, 일명 ‘찬탄’과 ‘반탄’ 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인 2030세대도 반으로 갈라져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보 측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불법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보수 측은 야당의 입법 폭거를 비판하고 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개최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에서부터 안국역 1번 출구까지는 집회 참석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손에 ‘윤석열 탄핵’, ‘내란수괴 물러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푸른색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대부분 2030 청년층으로 이뤄진 집회 참석자들은 ‘미래 세대가 탄핵을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집회에 참석한 20대 여성 이 모 씨는 “계엄이 선포된 날 말할 수 없을 만큼 무서웠고, 방 안에만 있으면 바뀌는 것이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정말 정치에 참여하면 바뀌는 게 있구나라고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 20대 유 모 씨는 “’탄핵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인식 때문에 진보 측 집회 참여자들이 그간 나오지 않았었는데, 그렇게 된다면 참여 인원이 많은 보수가 주된 여론이 될 것 같아 우려돼 집회에 참석했다”며 “보수 측에 화력이 밀리면 안 된다”고 웃어 보였다.
‘보수의 상징’으로 굳어진 태극기를 들고 나선 진보 측 참석자도 있었다. 태극기가 보수단체의 전유물이 돼버린 것에 불만이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20대 A 씨는 ”우파가 아닌 ‘매국노’들이 자신들의 상징으로 태극기를 사용하게 두면 안된다”며 “때마침 삼일절인 만큼 매국노를 물리치자는 의미에서 이순신 장군이 사용했던 한자 ‘帥'(장수 수) 가 써진 깃발도 들고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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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수 측 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서도 2030 세대들이 눈에 띠었다. 이들은 “노년층만 보수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내려고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도 양주에서 광화문을 찾았다는 30대 직장인 배 모 씨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가기 바쁜 상황에서 야당의 입법 폭거로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국정이 친중 성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보수단체 집회에는 2030이 나오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어 이를 깨기 위해 나왔다. 각자 정치적 성향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광화문을 찾은 손 모(24) 씨는 “계엄을 단 세시간 했는데 탄핵을 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승만 대통령이 세운 나라를 좌파에서 무너뜨리고 공산주의로 가려고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피터 리(39) 씨는 “이승만 대통령의 기독교적 자유주의로 건국된 나라의 정체성이 북한, 중국 지령 등 반국가세력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며 “성별 가리지 않고 젊은 층이 보수화된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쪽으로 바뀐 것”이라고 주장했다.
10대들의 참석도 눈에 띠었다. 이날 광화문 집회에 방문한 황 모(16) 군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거국적 선택을 하셨는데 이렇게 된 이유는 선관위 부실 선거와 민주당의 입법 독재 때문”이라며 “친중적 행보가 오히려 사상을 중시하는 전체주의로 흘러갈 수 있어서 여기있는 시민을 극우로 몰아가는 것을 보고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는 십수만 명이 집결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광화문에는 6만 명이, 여의도에는 4만 5000명이 모였다. 경찰은 서울 전역에 기동대 97개 부대 6400명을 동원해 안전관리에 나섰다. 서울교통공사는 집회 인원이 몰려 안전상의 우려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대해 무정차 통과 조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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