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기준금리 인하, 이제는 대출금리에 반영해야”
우리은행, 주담대·신용대출·중기 대출 가산금리 인하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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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가산금리 조정을 압박하면서 실제 대출금리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준금리 내렸는데…대출금리 인하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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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도 내려갈 전망이지만, 실제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대출금리는 일반적으로 코픽스(COFIX)·금융채 5년물 같은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지표금리도 하락하지만, 문제는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왔다는 점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이미 예견된 흐름이었고, 지표금리에는 선반영된 상태”라며 “결국 대출금리가 내려가려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내려도 가산금리는 여전…체감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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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표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11월 3.37%에서 올해 2월 3.08%로 낮아졌고, 금융채 5년물(AAA) 금리도 지난해 12월 3.089%에서 2월 현재 2.97%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은 이유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여 금리 하락 폭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분할 상환 방식)에서는 가산금리가 지표금리보다 높은 ‘역전 현상’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NH농협은행이 먼저 이런 구조를 보였고, 올해 1월 기준으로 KB국민·하나·우리은행도 같은 상황이 됐다. 한은이 넉 달간 기준금리를 0.75%P 낮췄지만, 대출자들이 체감하지 못한 이유다.
우리은행, 가산금리 선제 인하…다른 은행도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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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압박에 은행권에서도 가산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우리은행은 28일부터 주담대(금융채 5년물 기준) 가산금리를 0.25%P 인하하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변동형 아파트 담보대출(코픽스 기준) 가산금리를 0.2%P 낮췄고, 주담대 우대금리 한도도 최대 0.3%P까지 확대했다.
또한 다음 달 초부터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WON 갈아타기 직장인대출’ 금리를 0.2%P 내리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0.3%P 낮춰 대출 실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금리 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리 인하 직후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를 점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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