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의 단절된 관계로 한 가정 위기 맞아
한국 자녀 양육비, 세계 최고 수준 부담
부모 마음 아프게 하는 청소년 변화의 실태

“살가웠던 아들은 이제 부모와 말도 섞지 않으려 한다. 심지어 아내 지갑에서 30만 원을 훔쳐가더라” 42세 A씨의 고백은 많은 한국 부모들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그의 사연은 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랑에서 후회로, 한 아버지의 고백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즘 들어 딩크족으로 살 걸 하고 굉장히 후회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15세 아들을 둔 42세 가장으로, 어린 시절 예쁘고 귀여웠던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완전히 달라졌다고 토로했다.
“예전에는 말도 잘 듣고 착했던 아이가 지금은 하교 후 방에서 게임만 해요. 식사 시간에도 휴대전화만 붙들고 있다” A씨는 설명했다. 대화를 시도해도 아들은 “짜증 나!”라며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한다.

상황은 최근 더욱 악화됐다. 매주 10만 원의 용돈을 받는 아들이 어느 날 아내의 지갑에서 30만 원을 훔친 것.
이유를 묻자 아들이 욕설을 내뱉었고, 참다못한 A씨가 아들의 뺨을 때렸다. 이후 아들은 일주일간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세계 최고 수준의 자녀 양육비

A씨의 고민은 한국 사회의 더 큰 문제와 연결된다. 베이징 위와인구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녀 한 명을 만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약 3억 6,500만 원으로, 1인당 GDP의 7.79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스웨덴(2.91배), 일본(4.26배)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에 따르면, 자녀 1명당 월 평균 양육비용은 72만 1,0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교육비가 전체 양육비의 36%(월 26만 원)를 차지하며, 이는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다. 대도시는 기준 양육비의 115-120%, 중소도시는 95-105%, 농어촌은 85-95%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영아기(0-2세) 월 135만 원, 유아기(36세) 월 118만 원, 초등(7-12세) 월 107만 원, 중등(13-15세) 월 122만 원, 고등(16-18세) 월 138만 원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양육비 비교와 미래에 대한 불안

국가별 양육비를 비교해보면 한국의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한국은 GDP 대비 7.79배로 가장 높았으며, 중국(6.3~6.9배), 이탈리아(6.28배), 영국(5.25배), 일본(4.26배), 미국(4.11배), 독일(3.64배), 프랑스(2.24배), 호주(2.08배) 순이었다.
A씨는 이러한 경제적 부담과 함께 노후에 대한 불안감도 토로했다. “자식을 안 낳았다면 노후에 아내 앞으로 5억 원 정도는 더 모아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요양병원에 계신 조모를 찾아뵈었을 때 다른 노인들은 가족 방문이 없었던 경험을 공유하며, 자신도 노후에 요양원으로 쫓겨날까 두려워했다.

“나이 40 먹고 회사에서 두 시간 동안 욕이란 욕은 다 먹었다. 자식만 아니었으면 관두고 다른 일 알아봤을 텐데,” A씨는 현실적 고민을 털어놓았다.
“혹여나 제가 먼저 죽으면 혼자 남을 아내 때문에 눈물이 난다”는 고백은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사회가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금 및 세금 보조금, 주택 구매 보조금, 성평등에 기반한 육아휴직, 유연한 근무 일정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A씨와 같은 부모들에게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선 자녀와의 정서적 단절이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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