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자 등록 조건에는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 내용이 들어갔다. 정부 측은 우리은행의 등록 조건에도 상생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은행, 알뜰폰 상생 계획 주목
우리은행이 상반기 중 우리WON모바일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27일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리은행도 KB국민은행처럼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 내용의 알뜰폰 사업 등록조건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정부에 중소 알뜰폰사와의 상생협력 계획을 제출해야 했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스퀘어 운영, KB국민인증서 등을 상생협력 사례로 소개했다.
실제 KB리브엠은 상생 협력으로 오프라인 매장 알뜰폰 스퀘어를 운영해 소비자들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상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인증서는 타사 알뜰폰 이용자에도 개방됐다. 이에 타사 알뜰폰 가입자도 본인 확인 절차가 간소화됐다.
등록 조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금융권은 중소 사업자 대비 재정적으로 영향력이 커 상생 협력 내용이 등록 조건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4월 KB리브엠을 정식 부수 업무로 승인하면서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금융위 규제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로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
알뜰폰 시장은 금융권의 진출에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통신 가입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마련됐다. KB리브엠 가입자는 지난해 9월 기준 40만명으로 성장했다.
◇ 대기업 점유율 규제 논의에 업계 ‘알뜰폰 시장 축소’ 우려

통신사 자회사 이외의 대기업이 알뜰폰 시장에 들어온다는 측면도 긍정적이다. 저가 요금제 상품 경쟁이 활발해지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우리은행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전파관리소에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절차가 마무리돼도 상품 설계 및 테스트 등의 과정이 있어 정확한 알뜰폰 진출 일정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제한하려는 국회 움직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에는 알뜰폰 시장에서 전체 대기업의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계류 중이다. 정부는 알뜰폰 대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반대하고,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야 정책위가 법안을 논의하고 법사위에 다시 상정되는데, 26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도 나오지 못했다. 국회 관계자는 “알뜰폰 점유율 규제법은 시간을 두고 더 논의하자는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점유율 규제법이 통과되면 전체 알뜰폰 시장이 줄어들고, 중소 알뜰폰 가입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통신사 자회사만 점유율을 규제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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