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터질 것 같은데 제대로 터진 적 없다.”
SK 와이번스에서 키움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와의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향했던 우타 외야수 김동엽(35). 그러나 SK에 이어 삼성에서도 ‘반짝 활약’에 머물렀다. 지난 3~4년간 지지부진했고, 작년엔 1군에서 단 8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삼성은 2024시즌을 끝으로 김동엽을 포기했다.
그러나 키움은 김동엽의 ‘거포 본능’을 믿어보기로 했다. 연봉 8000만원서 3000만원을 깎아 5000만원에 쓴다. 키움으로선 밑져야 본전이다. 근래 베테랑 방출생을 재활용해 일부 재미를 본 만큼, 성공하면 부족한 장타력을 메울 수 있고, 실패해도 큰 데미지는 아니다.
반면 김동엽은 키움에서도 성공하지 못하면 야구인생이 어두워진다. 35세. 어느덧 적은 나이가 아니다. 전성기에서 내려갈 시기다. 어떻게든 키움에서 자리를 잡고 임팩트를 보여줘야 한다. 일단 붙박이 주전은 어렵다. 기본적으로 이주형과 야시엘 푸이그가 중심을 잡고, 루벤 카데나스마저 외야로 오면 김동엽은 1군에서 대타로 지분을 넓혀야 한다.
한 방을 갖춘 김동엽이 타자친화적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지난 4년간 11홈런에 그쳤다. 특히 작년엔 0홈런이었다. 반면 서울고척스카이돔은 대표적 투수 친화적 구장이다. 김동엽이 생존하려면 단순히 홈런으로 승부하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찬스에서의 한 방, 2루타 생산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김동엽은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출발하면서 “3주 정도 마무리캠프를 같이 했다. 제일 연장자였는데 애들이 착하더라. 불과 2년 전에 한국시리즈에 갔던 팀인데, 메이저리그에 가는 선수들도 계속 나오고. 이 팀에는 뭔가 다른 팀에 없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주위에서도 찬사 일색이었다. 김동엽은 “키움으로 간다고 조언을 구하길래 모든 사람이 반겼다. 나와 잘 맞는 팀일 것이라고 했다. 키움에 연락 왔을 때부터 빨리 같이 훈련하고 싶은 생각이다. 키움은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라고 했다.
키움은 이번 오프시즌에 강진성, 오선진까지 영입, 라인업에 파워와 수비 안정감을 더했다. 김동엽은 “다들 나와 같은 마음 아닐까. 여기서 반등하지 못하면 진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야구를 절실하게 해야 한다. 구단은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는 환경만 생각해준다. 잘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김동엽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건 파워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프지만 않으면 아직도 힘은 많이 있는 것 같아서 괜찮을 것 같다. 터질 것 같은데 크게 제대로 터진 적이 없다. 야구장에서 그냥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항상 멘탈 때문에 무너졌는데 드라마틱하게 못 바뀌어도 예전의 장타력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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