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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프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2번만 달았다. 2번을 달고 야구를 했을 때, 가장 야구가 잘 됐다.”
KT 위즈 내야수 박민석은 오프 시즌에 미국에 다녀왔다. 이유가 있었다.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 강정호를 만났다. 흔히 말하는 ‘킹캉스쿨’. 강정호는 한때 부진했던 손아섭(NC 다이노스)과 김재환(두산 베어스)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박민석은 친구 김대한(두산)으로부터 강정호의 연락처를 받아 직접 전화를 걸었고, 강정호도 후배의 성장을 돕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섰다. 박민석은 김재환, 김대한, 박세혁(NC), 공민규(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강정호와 훈련했다. 연봉 3100만원에 불과하지만, 사비를 탈탈 털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박민석은 기록으로 증명할 때가 왔다. 덕수중-장충고 졸업 후 2019 2차 5라운드 4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 통산 27경기 4안타 7득점 타율 0.214에 그쳤다. 2024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20경기에 출전했으나 3안타 6득점 타율 0.214로 임팩트 있는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2군 성적 역시 평범하다. 통산 136경기에 나온 박민석은 73안타 3홈런 22타점 32득점 타율 0.223에 머물렀다. 20대 중반에 군 문제까지 해결했다.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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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와 전화 통화를 가진 박민석은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하니 재밌다. 그동안 정립이 안 됐던 타격 메커니즘도 손을 봤고,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 되는지 알게 됐다. 아무래도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왜소하고 마른 편이다 보니 여기에 오기 전부터 정호 선배님께서 ‘몸무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하셨다. 그 결과, 원래 67~68kg이었는데 지금은 77kg 이상 나간다”라고 이야기했다.
박민석은 새로운 번호와 함께 2025시즌을 준비한다. 지난 시즌 25번을 달았던 박민석은 2번을 단다. 원래 KT의 2번은 심우준. 그러나 시즌 종료 후 4년 최대 총액 50억을 받는 조건으로 한화 이글스로 갔다. 박민석은 좋은 기억이 많은 2번을 골랐다.
박민석은 “프로에 오기 전부터 2번을 쭉 달고 뛰었다. 중학교 때도 그렇고, 고등학교 때도 나의 등번호는 2번이었다. 2번이었을 때가 야구가 가장 잘 됐다. 제일 애착하는 번호다. 우준이 형의 계약이 소식이 전해진 후, 빠르게 구단에 말씀을 드렸다. 다행히 아무도 없어, 2번을 달 수 있었다”라고 미소 지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또 애착하는 번호를 달고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박민석도 설렘이 크다. KT는 내야 변화가 많다. 심우준이 한화로 떠났고, 박경수도 은퇴했다. 허경민이 두산 베어스에서 넘어왔고, 천성호도 외야에서 내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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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석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다시피 KT 내야수들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시즌 들어가기 전에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 훈련도 많이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지난 시즌 수비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더 신경 쓰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다치지 않는 게 1번이다. 강정호 선배님에게 배웠던 것들을 시즌 때 잘 써먹고 싶다. 타격, 웨이트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지만 수비 훈련도 일주일에 두 번씩 했다”라며 “다른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내가 지금 당장 1군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더라도 어느 자리에서든 자기 몫을 잘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민석은 “이제 프로 7년차가 된다. 작년이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아프지 않고 풀로 시즌을 소화했던 첫해다. 그전에는 부상도 많았던 것 같다.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기록적으로는 분명 아쉬움이 많았다”라며 “안 좋은 모습에 팬들도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어느 자리든 경쟁은 필수다. 선배들과 열심히 경쟁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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