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불펜에서 보완을 해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전 하위권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단발성 활약에 그쳐선 안 된다. 박진만 감독이 뽑은 2025년 보완점은 ‘불펜’이다.
삼성은 2024시즌 78승 2무 64패를 기록,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제치고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포스트시즌에서 LG를 3승 1패로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누구보다 당당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박진만 감독은 “하위권 평가를 받으며 1년 동안 악착같이 했다”라면서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하고 신구조화가 잘 이루어져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했다.
짠물 피칭의 힘이었다. 삼성의 공격력은 평범했다. 팀 홈런은 185개로 리그 1위를 달렸다. 하지만 팀 타율은 0.269로 9위, OPS는 0.774로 5위였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4.68로 3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소 실책(81개) 1위와 수비 효율(DER·0.683) 1위가 합쳐져 리그 최소 실점(719점)을 달성했다.
훌륭한 성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박진만 감독은 “작년에도 그랬지만 불펜에서 조금 보완을 해야 한다. 훈련을 치르면서 장기 레이스를 하면 투수, 불펜 쪽에서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우리가 선발진은 잘 꾸려서 좋은 투수들이 활약을 해줬는데, 불펜 투수 쪽을 재정비해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펜진도 성적이 마냥 떨어지진 않았다.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97로 리그 2위다. 야구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리드 수성률도 81.8%로 3위다. 인계 주자 실점률도 33.3%로 가장 낮다.
블론 세이브를 보면 박진만 감독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2024시즌 삼성은 무려 25번의 블론 세이브를 범했다. 롯데(27개)에 이어 리그 최다 2위다. 8회까지 리드를 잘 유지했지만, 9회 마무리 투수가 흔들린다는 것.
오승환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작년 58경기에서 3승 9패 27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데뷔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다. 블론 세이브도 8개를 저지르며 막판 김재윤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줬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승선도 불발됐다.
이유는 명확하다. 돌직구가 사라졌다. 2024년 오승환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9km/h, 피안타율은 0.402다. 가장 강력한 무기가 힘을 잃었다.
이제는 김재윤이 해줘야 한다. 2023시즌이 끝난 뒤 김재윤은 삼성과 4년 총액 58억원의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당시 삼성은 “김재윤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서도 승리를 굳건히 지켜줄 최적의 선수”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김재윤은 작년 65경기 4승 8패 25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09의 성적을 남겼다. 거액 연봉에 비하면 2% 부족한 성적이다. 또한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패전을 당했다. 블론 세이브도 5번으로 적지 않다.
피홈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김재윤은 총 13개의 피홈런을 허용했고, 이는 커리어에서 가장 나쁜 수치다. 또한 10세이브를 넘긴 투수 중 피홈런이 가장 많다.(2위 KT 위즈 박영현 12개)
오승환은 2025년 7월 15일 43세가 된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인 만큼 부담이 심한 마무리를 풀타임으로 소화하기는 무리다. 이제 김재윤이 삼성이 끝판왕이 되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김재윤은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고 성적이 큰 폭으로 좋아졌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4.43이었지만, 후반기는 3.55다. 특히 후반기 홈에서 평균자책점 1.38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재윤은 2025년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할 공산이 크다. 삼성의 불펜진은 양과 질 모두 훌륭하다. 임창민을 필두로 최지광, 김태훈, 우완 이승현, 이상민 등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오승환도 중간에 등판한다면 부담을 덜 수 있다. 김재윤이 ‘마무리’만 해낸다면 삼성의 신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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