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20~30대가 모인 이른바 ‘백골단’이 9일 공식 출범을 선언한다. ‘반공청년단’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단체의 ‘예하 부대’로 활동할 예정이다.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대통령 관저에 들어갈 경우 백골단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백골단’ 만든 김정현씨 “강한 이미지 있는 단체 이름 나쁘지 않다”
반공청년단 대표인 김정현(42) 백서스정책연구소 소장은 9일 단체 채팅방에 올린 공지에서 이날 오후 6시30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백골단 202 경비대’ 출범식 및 도열 시위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4~6일 한남대첩에 참석하신 청년 및 신규 가입 희망자들은 2~3시간 전에 와서 하얀 헬멧을 쓴 사람들을 찾아달라”고 했다. 김씨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다음 날인 4일 새벽부터 6일까지 청년들이 한남동으로 모여들어 ‘체포 반대’ 밤샘 집회를 벌인 것을 ‘한남대첩’이라고 표현했다.
‘백골단’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시위 현장에 등장했던 ‘사복 체포조’다. 청바지와 청재킷을 입고 하얀색 안전모(헬멧)를 써 백골단이라고 불렸다. 짧은 곤봉과 소형 방패를 들고 시위대 전열을 무너트리고, 강경하게 진압하는 역할을 했다.
김씨는 이날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 모임을 ‘백골단’이라고 이름 붙인 데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국가 비상 사태에는 백골단처럼 강한 이미지가 있는 단체 이름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조직한 단체 정식 명칭은 ‘반공청년단’이며, 백골단은 ‘그 예하 부대’라로 설명했다. 백골단 대원들은 대통령 관저 주변 정찰·감시 활동을 한다고 한다. 김씨는 백골단 핵심 간부가 30명 정도라면서, 전체 대원 숫자는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대원들은 20~30대가 대부분이고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나온 분들”이라고 말했다. 백골단은 ‘자체 무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씨는 “공격용 무기는 전혀 없이 민노총의 공격에 대비해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씨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백골단 활동에 대해 “저희는 최근 민주노총의 대통령에 대한 불법 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관저 인근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를 하는 것은 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소통관 기자회견장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다.
◇尹 지지 청년들 “2030이 대통령님 지켜드려야” vs “김씨가 나중에 공천받으려는 것”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백골단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남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모(31)씨는 백골단에 가입하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지금은 국가 전복 상태나 다름 없다. 2030이 모여서 대통령님을 지켜드리고 싶다”면서 “나는 민주당이 내란수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가 더 많이 백골단에 참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장모씨는 김씨 페이스북 계정에 달린 댓글에서 “우리는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지, 특정 단체가 아니다. 그딴 것(백골단) 할 생각 하지 마라”라고 했다. 김씨는 “2030 친구들이 당신 말 따르려고 나간 줄 아나, 나중에 공천받으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용산구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후 권영세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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