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강세 속에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과 규제 완화 정책으로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호황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이 상장 절차에 돌입하는 등 올 상반기부터 IPO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비상장 기업들의 지분을 대거 공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에 미 주식시장에 데뷔한 10개 기업 중 9개 기업 주가는 공모가 이상 올랐는데 소셜미디어 업체 레딧을 비롯해 주가가 두배 이상 오른 기업도 5곳이나 된다.
시장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특수목적인수회사(SPAC)를 제외한 미 증시의 상장 규모는 지난해 32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2023년보다 60%가량 급증한 규모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2020년 이전까지의 평균인 380억 달러는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대규모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들이 포트폴리오 기업 엑시트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FT는 진단했다.
기업공개 후보 기업으로는 핀테크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의 결제 플랫폼 기업 클라나가 상장을 준비 중이고 미국 모바일뱅킹 기업 차임도 중단했던 IPO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차임의 경우 기업공개 시 시장 가치가 150억~20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미 증시에서 IPO가 활황을 보임에 따라 미국 공모주에 직접 투자하거나 공모주 투자 펀드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공모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의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지난해 3월 레딧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당시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이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국내와 달리 일반투자자에 대한 공모주 배정의무가 없기 때문에 기관투자자에게 대부분 물량이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 환차손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가 제공하는 해외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는 청약의 접수와 자금 이체만 대행하는 단순 중개 서비스”라며 “공모주 배정 방식이 국내(균등배정 등)와 달리 현지 중개회사의 내부 기준에 따르고, 증권의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이외에도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직접 투자가 아닌 공모주 투자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해 8월 우리자산운용은 미국 자산운용사인 누버거버먼과 협업, 국내 최초로 미국 IPO 시장에 투자하는 ‘우리 정말 쉬운 미국공모주 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IPO 기업을 선별해 투자할 뿐 아니라 주로 상장 당일 매도하는 전략을 취해 시장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한다. 일부 성장성이 높은 종목은 일정 기간 보유 후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 정말 쉬운 미국공모주 펀드는 출시 3개월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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