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부터 철야 집회를 벌여온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며 벌어진 대규모 시위의 연장선에서 벌어진 일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낮 12시경 대통령 관저를 향해 행진을 시도했으나, 현장에서 배치된 경찰 병력과 차벽에 막혔다. 행진이 저지되자 일부 조합원과 경찰 간에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목격자 영상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경찰의 가슴에 부착된 무전기를 빼앗아 이를 이용해 경찰관의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로 인해 무전기는 충격으로 튕겨 나갔고, 경찰관이 의식을 잃는 사고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영상에서는 조합원들이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경찰을 힘으로 밀어붙이며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경찰은 압사 위험을 우려해 조합원들에게 물러날 것을 요청했으나, 충돌은 멈추지 않았다.
서울소방본부는 이날 저녁 6시 18분경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한 경찰관이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라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경찰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경찰관은 무전기로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사건 관련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우리 직원이 시위 참가자에게 무전기로 머리를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다”며 “현장에서 경찰이 인파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은 블라인드에도 올라왔다.
블라인드 글에는 경찰청 소속의 한 게시자가 “민주노총 집회 참가한 사람이 인파 막고 있는 우리 직원 무전기 뺏어 그대로 머리 찍어서 혼수상태”라고 적었다.
이어 “남태령에서 농민들 막았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경찰 욕 많이 했죠? 그 사람들이랑 똑같은 사람들이 민주노총 집회꾼들입니다. 그 사람들 이번엔 진짜 차도 막고 밀고 내려 오고 그거 막는 우리 직원 머리 쳐서 혼수상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짜 우리는 국민도 아니고 그냥 개 돼지인가요? 우리도 진짜 집회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우리끼리 파업해서 들고 일어나고 싶네요. 진짜 서러워서 대한민국 경찰 하겠습니까?”라고 하소연 했다.
계속되는 폭력 시위 논란
민주노총의 집회가 폭력적으로 전개된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서울 숭례문 일대 집회에서도 철제 펜스를 밀어 넘어뜨리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10여 명이 체포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번 집회를 앞두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위해 관저로 진입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이를 저지하는 대통령 경호처를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의 과격한 시위 방식은 시민사회 내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노총은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 민감한 정치적 요구를 제기해 왔으며, 종종 폭력적인 집회 방식으로 비판받아 왔다.
특히 지난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전직 간부들이 실형을 선고받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일부 간부들이 불법 활동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의 추가 집회 계획이 예정된 가운데, 정부와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 안전과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찰의 대응 방안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충돌로 인해 민주노총의 집회 방식과 경찰의 대응 방식 모두가 새로운 평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