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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제전망]② 연말 기준금리 2.5%로 낮아질듯… “대내외 불확실성 커져”

조선비즈 조회수  

[편집자주] 2024년말 계엄·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새해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기존 국제 통상 원칙을 무시하고, ‘새로운 규범’을 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은 수출 강국 대한민국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2025년 ‘을사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내우외환’으로 요약된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국내 경제전문가 34인의 한국경제 전망과 제언을 담았다.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2.5%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상계엄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내수 부진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3.0%다. 전문가들은 다만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금융불안 위험이 커진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1월 이후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확대될 수 있어 인하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 전문가 절반만 “통화정책 전환 속도 적절”

1일 조선비즈가 국내 경제 전문가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 속도가 적절하다고 본 전문가는 응답자의 절반인 17명이었다. 12명(35.3%)은 통화정책 전환 속도가 느리다고 봤고, 1명(2.9%)은 매우 느리다고 답했다. 전환 속도가 빠르다고 본 전문가는 3명(8.8%)이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경기 둔화 조짐과 금융불안 가능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서다. 경기둔화 우려는 애초 2.5%로 예상됐던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 수준으로 고꾸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개를 들었다. 범용 반도체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 부진 영향이 컸다. 최근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그나마 회복되던 내수까지 불안정해진 상황이다.

금융불안은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의 여파가, 해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가 영향을 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까지 넘어서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KOSPI) 지수는 2400이 무너진 상황이다.

경기 둔화와 금융 안정 중 전자를 중시하면 금리를 낮춰 내수를 부양해야 한다. 금융 불안 우려에 초점을 맞춘다면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내수 부진과 금융 안정 중 한은이 통화정책에서 우선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묻는 말에는 응답자 중 20명(58.8%)만 내수 부진을 꼽았다. 절반에 가까운 나머지 응답자는 금융안정(14명·41.2%)을 꼽았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두 달 연속 소수의견이 나온 점도 금리 결정의 어려움을 방증한다. 작년 11월 28일 열린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금리 인하를 지지했지만, 유상대·장용성 위원은 동결을 주장했다. 장용성 위원은 작년 10월 11일 열린 금통위에서도 금리 동결을 요구하는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 금리인하 더딜 듯… 절반 이상이 2회 인하 예상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중 18명(52.9%)은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2.5%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금리를 0.25%포인트(p)씩 낮춘다고 할 때 2회 인하를 전망한 셈이다. 나머지 인원 중 6명(17.6%)은 2.75%를, 6명은 2.25%를, 4명(11.8%)은 2.0%를 예상했다.

높아진 중장기 금융 불안 가능성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은이 지난달 24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을 뜻하는 ‘민간신용 레버리지’는 작년 2분기 말 기준 202.7%다. 금리가 가파르게 인하되면 차입 여건이 개선되면서 대출이 급격히 늘고 금융 취약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발표한 점도표(dot plot·연준 이사와 연방은행 총재들이 예상하는 향후 정책 금리를 점으로 찍은 도표)에서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 3.4%에서 3.9%로 높였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4.25~4.50%인 점을 감안하면 0.25%p씩 4회 인하에서 2회 인하로 인하 폭이 작아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응답자 34명 중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말까지 현행 연 4.25~4.50%로 유지할 것이라고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3.75~4.00%로 예상한 사람이 13명(38.2%)으로 가장 많았고, 연 3.50~3.75% 9명(26.5%), 연 3.25~3.50% 7명(20.6%), 연 4.00~4.25%(11.8%), 연 3.00~3.25% 1명(2.9%) 등 순이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 한은·정부 ‘정책공조’ 잦아질듯… “다양한 정책 수단 활용”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한은은 통화정책을 비롯해 거시건전성 정책, 외환시장 개입 등 다양한 수단을 써서 경기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미래관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주최 동계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대외충격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등 정책 목표 간 상충 가능성도 더 큰 편”이라면서 “앞으로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타겟팅(물가 목표제)을 통해 물가안정을 주요 정책목표로 추구하는 동시에 금융안정과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통합적 정책체계하에서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지난 2022년 하반기 금융·외환시장 불안과 작년 8월 집값 상승도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대응한 바 있다. 2022년에는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동시에 외환시장 개입을 병행해 시장을 안정화시켰고, 작년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하면서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 거시건전성 정책과 공조해 금융불균형 누증 압력을 완화시켰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통해 정책당국과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금융안정 등 필요한 부문에 대한 정책공조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대외충격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금융안정망 강화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만기도래 통화스와프 연장도 추진한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강민주 ING은행 부문장 ▲강성진 고려대 교수 ▲고태봉 iM증권 상무 ▲곽노선 서강대 교수 ▲김상봉 한성대 교수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 전망총괄 ▲김진일 고려대 교수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 ▲박선영 동국대 교수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 ▲신관호 고려대 교수 ▲우석진 명지대 교수 ▲유종민 홍익대 교수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윤상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장 ▲이근 서울대 교수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 ▲이종화 고려대 교수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허준영 서강대 교수 ▲홍기석 이화여대 교수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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