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세계 랭킹 10위, 대한항공)과 전지희(세계 랭킹 17위)가 복식조 해체 후 국제대회 단식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러 국제대회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 신유빈과 전지희는 이제 각자의 길을 가게 되면서 단식 경기에서 서로 마주칠 수도 있는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월드테이블테니스(WTT)는 3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싱가포르 스매시 2025’ 여자 단식 출전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신유빈과 전지희도 그 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해당 대회는 둘의 복식 해체 이후 처음으로 맞붙을 수 있는 단식 경기가 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이 국제대회 단식에서 맞붙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 대회에선 전지희가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출전하는 점이 주목된다. 전지희는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한 뒤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며 국가대표로서 많은 업적을 쌓았다. 특히 신유빈과 함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합작하는 등 많은 성과를 이루며 국위 선양에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전지희는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소속팀과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중국으로 떠났다. 사실상 은퇴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여자 단식 대진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첨에 따라 신유빈과 전지희가 격돌할 수도 있다. 두 선수는 올해 1월 WTT 컨텐더 도하 2024에서 단식 결승에서 만나 전지희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싱가포르 스매시 2025’ 대회는 내년 1월 30일부터 2월 9일까지 진행된다. 이 대회에는 신유빈과 전지희 외에도 서효원(세계 랭킹 21위, 한국마사회), 주천희(세계 랭킹 24위, 삼성생명), 이은혜(세계 랭킹 44위, 대한항공), 김나영(세계 랭킹 33위,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한국 선수들이 출전할 예정이다.
한국 여자탁구의 대들보로 활약하던 전지희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강원 삼척시에서 열린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중국으로 떠났다. 미래에셋증권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사실상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김택수 미래에셋증권 총감독은 전지희가 이제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지희가 밝혀 이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전지희는 한국 국가대표 자리도 반납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7위로 국내 여자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었던 그의 자리는 다른 선수가 이어받게 됐다. 그로 인해 신유빈과의 ‘황금 콤비’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지난해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는 1987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의 성과였다. 또한 신유빈과 전지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획득했고,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여자 단체전에서 함께 복식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전지희는 3단식에서도 뛰어 한국 여자탁구 사상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달 초 중국 청두에서 열린 혼성단체 월드컵에서는 신유빈과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춰 고별 무대를 치렀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중국에 이어 준우승을 기록했다.
전지희는 2007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단식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중국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지만,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08년 한국으로 이주했다. 2011년 귀화 후 한국 국가대표로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뛰며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 동메달 5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을 따내며 한국 탁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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