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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2’ 최악의 캐스팅] 보는 내내 스트레스가 타노스급,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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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에서 힙합 서바이벌 준우승 출신의 래퍼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에서 힙합 서바이벌 준우승 출신의 래퍼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룹 빅뱅의 멤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최승현은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는 SNS을 통해 팬들과 설전하면서 연예계 은퇴를 암시하며 싸늘한 시선을 키운 그가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작품을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오징어 게임2)가 공개되면 최승현에 대한 반응도, 제작진의 선택도 이해될 수 있다는 발언이었지만 싸늘한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른 배우를 작품에 캐스팅해 악행을 일삼는 역할을 맡기다고 해서 그 캐스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만 증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지난 26일 베일을 벗은 가운데 공개 이틀 만에 전 세계 93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시리즈(29일 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2021년 공개한 1편에서 이어지는 시즌2에서도 456명이 모인 게임장은 현실 세계의 축소판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집합한 가운데 다시 한번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프론트맨(이병헌), 황준호 형사(위하준)를 제외하고 전부 새로운 인물로 채웠다. 과연 누가 등장할지 이관심이 쏠린 가운데 임시완과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양동근 박희순 등 쟁쟁한 배우들 틈에 느닷없이 최승현이 포함돼 싸늘한 여론이 형성됐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8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승현 캐스팅에 대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지 몰랐다. 이미 선고가 내려졌고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다”며 “다시 뭔가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판단해 캐스팅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처벌을 받은 만큼 캐스팅하는 데 있어서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오징어 게임2’에서의 최승현 모습은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낸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래퍼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은 보라색으로 염색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시시때때로 내뱉는 랩으로 거친 감정을 표현한다. 이름인 타노스는 마블스튜디오의 히어로 시리즈 ‘어벤져스’에서 세상을 멸망하게 만든 거대 빌런 타노스에서 따왔다. ‘어벤져스’에서 타노스가 그랬듯이 최승현도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연상케 하는 형형색색의 네일 아트를 하고 광기를 드러낸다. 

타노스는 ‘오징어 게임’ 시즌1에서 배우 허성태가 연기한 빌런 장덕수를 잇는 위험한 인물이다. 특히 국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분은 타노스가 게임에 참여하는 내내 십자가 목걸이에 숨겨 놓은 신종 마약을 먹는 장면들이다. 가상화폐 투자에 실패해 거액의 빚을 지고 게임에 참여한 그는 불안한 순간마다 약을 먹고 광기를 발휘하는 ‘약쟁이’ 캐릭터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마초 흡입 혐의로 처벌 받은 장본인을 드라마에 캐스팅하면서 ‘약쟁이’ 캐릭터를 맡긴 제작진의 선택이 의아한 대목이다. 작품 공개 직후 최승현과 타노스 캐릭터 설정에 대해 ‘국내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날선 비판과 지적이 SNS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최승현이 출연한 '오징어 게임2'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최승현이 출연한 ‘오징어 게임2’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최승현의 연기력은 더 문제다. 약에 취해 과도한 감정을 쏟아내는 캐릭터라고 해도, 작위적인 표현과 연기력으로 극의 흐름을 자주 방해한다. 이야기 전반에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켜야 할 빌런의 역할을 하기보다 그저 약에 취해 기행을 일삼는 인물로만 겉돈다. 시즌1에서 장덕수가 성기훈 일행과 대립하며 아슬아슬한 불안감을 안겨줬던 것과 명확히 대비되는 행보다.

‘오징어 게임2’에서 타노스의 본명은 최수봉, 전직은 래퍼이고 마약을 하고 있다. 이런 설정은 마치 최승현의 인생사를 닮아 있다. 황동혁 감독은 “제가 왜 (최승현의 캐스팅을) 고집 했는지 의아할 수 있지만 작품을 보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최승현도 이 작품을 하는 것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섣부른 우려보다 일단 “작품을 보고 판단해 주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오히려 작품 공개 이후 반감은 고조되고 있다.

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제 비슷한 전과가 있는 인물에게 마약 중독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를 맡긴 선택에는 계속 의문이 남는다. 황동혁 감독은 결과물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지만, 과거 대마초를 흡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타노스 역할을 왜 최승현이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작품 공개 이후로도 충분하지 않다.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듯 최승현은 제작발표회와 인터뷰 등 ‘오징어 게임2’ 관련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최승현을 캐스팅했지만 정작 최승현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황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연예매체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최승현에 대해 “본인과 부정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부분에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최승현은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가 타노스를 표현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맥스무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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