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스포츠·사회공헌 재단서 활약[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최근 몇년간 주요 금융지주 회장·부회장이나 은행장을 지내고 퇴직한 인물들은 주로 공익법인이나 스포츠연맹에서 수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자체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최고 임원의 임기가 끝난 뒤 예우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해주는 모습이다. 금융지주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스포츠 분야 역시 평소 해당 스포츠의 애호가로 꼽히는 전직 임원들이 새출발하는 자리로 부상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성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해 말 퇴임 후 현재 하나금융공익재단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나금융공익재단은 지난 2006년 하나금융 그룹 계열사가 공동 출연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초대 이사장을 맡은 이후 역대 이사장은 대부분 전직 하나금융 부회장이었다. 윤교중·김한조·이진국 전임 회장 모두 하나금융에서 부회장을 지낸 인물들이다. 현 박성호 회장은 1964년생으로 대신고하나금융의 자선 공익재단법인인 하나금융나눔재단은 현재 김한조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하나금융나눔재단은 2005년 설립된 외환은행나눔재단이 전신으로, 2019년 함영주 현 하나금융 회장(당시 하나금융 부회장)이 제6대 이사장으로 취임 전까진 외환·하나은행장들이 이사장을 맡았다. 2015~2018년 제5대 이사장을 지낸 김한조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2002년 제7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함영주 회장에게 바통을 넘기고 퇴임한 김정태 하나금융 전 회장은 2021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지내고 있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전 회장은 2012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왔다. 골프 애호가인 김 전 회장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과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등을 개최하고 국내 남녀 선수 다수를 후원하는 등 골프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최근에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로 선출됐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인 신 전 대표는 오는 7월 1일부터 2027년 6월 31일까지 3년간 WKBL 수장을 맡는다. 산업은행 재직시절부터 농구에 관심이 많았던 신 전 대표는 2003년 3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2004년 9월 신한은행 여자농구단 창단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구단주를 맡아 중요 경기마다 경기장을 직접 찾고 적극적인 후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WKBL 총재 후보 등록 과정에서 진옥동 현 신한금융 회장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은행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 출신 중에서는 역대 최초, 민간 출신으로는 역대 다섯번째 은행연합회장이다. 조 전 회장은 2017년 신한금융 회장에 오른 뒤 진옥동 현 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해 3월까지 신한금융을 이끌었다. 지난해 3월 퇴임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현재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다문화재단은 2012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 계열사가 공동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손 전 회장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설립 때부터 태스크포스팀(TFT) 총괄을 맡는 등 재단의 장학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을 맡아 온 손 전 회장은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은 통상 우리금융 회장이 겸임해왔다. 전직 회장이 이사으로 일하는 경우는 손 전 회장이 처음이다. 우리금융의 다른 공익재단인 우리금융미래재단의 경우 손 전 회장이 설립을 주도했지만 임종룡 현 우리금융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직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경쟁사 수장이나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우리금융을 이끌고 있는 임종룡 회장의 경우 2013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은 2022년 말부터 토스뱅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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