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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회 Archives - 뉴스벨

#한국-국회 (3 Posts)

  • [삶]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의사들과 몇가지 공통점 있다 "범시민운동 통해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치개혁 이뤄야" "당 대표가 국회의원 후보 공천 등 좌지우지하는 것은 문제" "팬덤 정치는 변형된 파시즘…극소수가 폭력으로 다수 움직여" [※ 편집자 주= 최연혁 스웨덴 린데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인터뷰는 분량이 많아 세 차례로 나눠 송고키로 했고,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지난 2월15일 [삶] 한국 대 스웨덴, 9 대 0…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종합)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두 번째는 2월22일 [삶] 국민 99%는 평생 못타볼걸요…난 항상 공짜로 이용하는데라는 제목으로 송고됐습니다.] 전국에서 서울로 올라온 의사들 2024년 3월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기자 =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직업인 그들이 응급 상황에 따라서는 살인과 다름없는 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사들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환자들에게 반말하거나 호통을 쳐도, 3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에게 왜 질문하느냐고 짜증을 내도, 명확한 의료사고인데도 법대로 하자면서 환자와 그 가족을 협박해도, 누가 봐도 뻔한 과잉 진료를 하고는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해도 국민은 참는 경우가 많았다. 의사들은 적어도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사명(使命)에는 충실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그들에게 우선순위는 환자들의 생명보다는 환자들의 돈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국민은 하게 됐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의사들을 비난할 수 있어도, 그렇게 하기에는 민망한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다. 그들은 180여개의 기괴한 특권들을 누리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고칠 생각도 거의 없는 듯하다. 대한민국이 약소국에서 벗어나 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려 하는 것을 방해하고, 법률과 헌법을 무시해서 법치주의마저 흔든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민들이 오랫동안 싸워서 이뤄낸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사람도 국회의원들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들이 국가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국민이 그들의 이상한 행태를 끝없이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회의원과 의사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그들의 그 신분은 국민이 부여한 것이라는 점이다. 국회의원은 당연히 국민이 뽑은 것이고, 의사라는 면허도 국민이 정부를 시켜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이냐?"면서 분개해도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는 사명감 보다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것도 국회의원들과 의사들이 서로 비슷한 대목이다. 국민에게 사실상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도 국민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닮은 점이다. 자신들이 대한민국의 최고 엘리트라고 생각하는 것도 유사한 점이다. 잘 살펴보면 그들보다 우수한 인재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는데도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연혁 교수 [촬영 김수지] 국회의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연혁(64) 스웨덴 린네 대학교 교수도 그런 사람이다. 그는 지난달 8일과 16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가진 두차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나이 좀 들어 국회의원을 하려는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삶에서 뭔가를 이뤘으니 이제는 마지막으로 정치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국회에 들어와서는 선명한 대립과 상대방 공격에 특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 교수는 "당은 자기들 노선에 일관되게 충성하는 이런 사람들을 공천하고 있으니 국회에서는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면서 "이런 국회가 자체 개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특권을 없애기 위해서는 범국민적 시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면서 "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국민협의체에서 국회의원 특권을 포함한 정치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1960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웨덴어 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마쳤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스웨덴 쇠더른턴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일했다. 2016년부터는 스웨덴의 린네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는 연구년을 얻어 한국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국회 정문 입구에서 찍은 국회의사당 모습 [국회 사진기자단] [※ 편집자 주= 아래 '국회의원 특권요약'은 최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을 정리하기에 앞서 독자들의 이해와 편의를 위해 이전 인터뷰에서 나간 내용을 보강해 다시 수록한 것입니다.] <한국 국회의원 특권 내용 요약> 한국 국회의원들은 횡령, 사기, 뇌물수수 등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는다. 불체포 특권 때문이다. 막말해서 상대방 명예에 치명적 타격을 가해도 면책 특권을 갖고 있기에 처벌받지 않는다. 국회의원이 이런 특권을 가진 나라는 한국 외에 없다. 스웨덴에서는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도 의원직을 내려놓는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세비라는 명목으로 월 1천300만원, 연간 1억5천700만원을 받는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개인적인 중대 범죄로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세비를 받는다. 스웨덴 국회의원 연봉은 1억원 정도로 한국의 3분의 2 수준이다. 한국 국회의원의 실질 연봉은 5억원이다. 세비 1억5천700만원 외에 의원 사무실 지원 경비로 1억원을 받는데, 그 절반은 승용차 유류비 등 개인용이어서 실질 연봉에 들어간다. 후원금으로는 매년 1억5천만원을 받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을 받는데도 선거비용은 전액 국고에서 보전받는다. 이러니 후원금은 의원의 개인 호주머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대통령 선거 등으로 3개년에 있으니 거의 매년 진행되는 셈이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국회의원 실질 연봉은 적어도 5억원은 된다. 지난 19대 이전 한국 국회의원을 하루라도 지낸 사람은 65세 이후에 월 120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이들은 국회의원으로 일할 당시에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았다. 국민이 월 120만 원의 연금을 받으려면 매달 30만 원씩 40년간 보험료를 내야 한다. 국민이 수령하는 국민연금 평균은 월 54만 원이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받는 사무실 경비는 비용 발생 여부와 상관없다. 택시를 타지 않아도 매월 택시비를 받고,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는데도 매달 문자 발송비를 받는다. 승용차가 고장 나지 않았는데도 한 달마다 차량 유지비를 받으며, 야근하지 않았는데도 달마다 야근 식대를 받는다. 스웨덴에서 이런 지원 경비는 없다. 인천국제공항 귀빈실 [인터넷 캡처 사진] 한국 국회 상임위원장은 월 1천만원씩 연간 1억2천만원의 판공비를 받는다. 이 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상임위원장의 월 차량 유지비는 100만원이다. 매달 차량이 고장 나는 것이 아닌데도 계속 받는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회의원들에게 이런 차량 관련 지원은 없다. 그들은 주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니 유류비, 차량 유지비가 나올 리 없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KTX 특실, 비행기 비즈니스석, 의원회관 내 이발소, 헬스장, 목욕탕, 약국 등을 공짜로 이용한다. 의원 회관에 있는 내과, 치과, 한의원은 가족까지 공짜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의 귀빈실, 귀빈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한다. 국회의원의 이런 이용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에서는 이런 특권을 찾아볼 수 없다. 스웨덴 공항에서는 의원들이나 장관들이 비서 없이 혼자 서류나 노트북을 보다가 줄을 서라고 하면 시민들과 같이 줄을 서서 비행기 안에 들어간다. 이 나라에서 국회의원이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타거나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다른 시민들처럼 돈을 내야 한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1년에 두차례씩 나랏돈으로 호화판 해외 시찰을 할 수 있다. 작년 4월 여야 국회의원 5명이 '재정 준칙' 제도를 배우겠다면서 스페인, 프랑스, 독일에 열흘간 다녀왔는데 9천만 원을 썼다. 항공기 비즈니스석 비용만 5천500만 원이었다. 스페인에 가서는 "한국 재정 건전성이 스페인보다 훨씬 좋은데, 오히려 우리가 배우고 싶다"는 말을 듣는 촌극(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해외에 나가면 '칙사' 대접을 받는다. 외국에 있는 한국 공관들은 자동차, 통역, 숙소 등을 구해주고 만찬과 오찬을 한 번씩 열어줘야 한다. 한 정치인의 출판기념회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음 [연합뉴스 사진] 한국 국회의원 보좌진은 9명인데, 일본 국회의원 비서는 3명이다. 스웨덴에는 국회의원 보좌진이 아예 없다. 한국 국회의원은 보좌진을 수행비서로, 운전기사로, 지역구 관리원으로 쓴다. 선거가 임박하면 보좌진 대부분을 지역구에 내려보내 자기 선거운동을 하도록 한다. 이들 보좌진은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어서 이런 행위는 불법이다. 한국 국회의원이 공짜로 사용하는 의원회관 내 사무실은 45평 규모의 호화판이다. 스웨덴 국회의원은 3∼4평의 좁은 공간에 혼자 있으면서 직접 전화를 받고, 손님이 오면 옷을 받아 걸어주며, 커피를 끓여준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검은돈을 받는 경우가 있다. 스웨덴에는 출판기념회라는 문화 자체가 아예 없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경조 행사를 통해서도 뇌물을 받는데, 이 또한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 후보자들에 대해 사실상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후보당 2억∼3억원을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권 행사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스웨덴 지방의원은 무급(無給·급여 없음)이어서 뇌물을 주고 지방의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 한국의 거대 정당은 매년 수백억 원의 선거보조금과 경상 보조금을 국가로부터 받는 데, 구체적 사용 내용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선관위나 국회 사무처 등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은 선거보조금으로 선거 때 수백억 원을 받고, 선거가 마친 다음에 또 지출 명세를 제출해 대부분의 선거비용을 보전받는다. 이는 이중 지급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선관위가 몇차례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했지만, 매번 무시당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연혁 교수 [촬영 김수지] 다음은 최 교수와의 일문일답. -- 한국에서 국회의원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다수 국회의원은 "나도 한번 권력이라는 걸 경험해보자"는 사람들이다. 평생 국가지도자를 연구한 알렉산더 조지 교수는 이들을 보상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즉 애정결핍, 성취욕, 누구의 관심을 끌어보고 싶은 욕망, 보상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정치인들이다. 특권도 그런 보상들 가운데 하나다.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기에 그 특권이 당연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보상에 더 큰 관심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입문 동기와 그 활동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 조지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야 하는 이유다. 권력을 한번 잡아보자는 마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 -- 스웨덴 정치인들은 특권에 관심이 없나. ▲ 스웨덴 정치인들은 자유, 평등, 복지 등 사회적 가치나 정치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기 때문에 특권을 누릴 생각이 없다. 국민도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스웨덴 정치인은 스스로가 특권을 철폐하기 위해 앞장선 전통을 갖고 있다. 도제 제도와 고위공직자 독점의 철폐, 장교와 외교관 임용 특권 포기, 막스 베버식 보편적 관료제도 도입 등으로 자기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았다. 1920년대 이후 정치 민주화를 이루는 시기에는 정치적 특권도 포기했다. -- 한국 국회의원들은 입법 로비를 받아 금품을 수수하는 일이 있는데, 스웨덴에도 이런 일이 있나. ▲ 로비스트가 없는 나라는 없다. 국회의원들이 로비스트를 만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스웨덴에서 국회의원이 로비스트를 만나는 것은 공식적인 일정이며 단독적인 회동이 아니다. 여야의원들, 상임위의 멤버들이 집단으로 만난다. 이런 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100% 완벽하지 않다. 무기업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몇사람을 데리고 외유했다는 등의 스캔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 로비스트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것인가. ▲ 나는 몇 년 전 스웨덴 정치인들이 로비스트를 만나는 것에 대해 이 나라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로비스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었다. 현장의 어려운 점을 듣기에 더 좋은 법률을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웨덴 국회의원들이 로비스트들과 골프를 하거나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지만 회기 중 그랬다면 신문 톱 기삿감이다. 기자들이 정치인들의 모든 영수증을 열람해 낱낱이 파헤치기 때문에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1930년대 당시 나치 전당대회의 모습 [인터넷 캡처 사진] --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인가. ▲ 팬덤 정치를 보면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파시즘과 나치즘은 소수의 폭력화이며 극소수의 독재다. 극소수가 국민들 다수를 통치하는 방식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극소수의 팬덤이 무서워서 말을 못 하고 있다. 집단적으로 일제히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다수가 이런 소수에게 끌려가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팬덤 정치는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 그 팬덤 정치가 뿌리내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준 것은 정치인들이다.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하고, 그들이 해결해야 한다. -- 한국 민주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 서양의 의회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18년부터다. 그전에는 왕이 말 한마디로 총리를 끌어내리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니 민주주의 역사는 이제 100년을 조금 넘은 정도다. 한국은 1987년 민주화가 이뤄졌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본다. 민주화가 공고해지고, 시민화가 진행돼야 한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선거 혁명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가 성숙해져야 한다. 그러면 타협에 의한 민주적 정치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권운동, 환경운동, 동물운동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스웨덴 스톡홀롬 국회의사당 모습 [인터넷 캡처 사진] -- 본인은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정당 민주화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 당내 민주화는 당 대표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스(Boss) 정당에서 탈피해야 한다. 한국의 당 대표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회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러니 아무도 당 대표의 심기를 거스르지 못한다. 당 대표는 사무총장, 정책위 의장, 최고 위원 등 당직자 임명에도 강한 입김을 갖는다. -- 스웨덴에서는 당 대표가 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나, ▲ 스웨덴 당 대표는 국회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당직자들도 당원 투표 등에 의해 선발한다. 그러니 당 대표가 한국처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 스웨덴에서는 당 대표는 어떻게 선출하나, ▲ 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나는 사민당의 당 대표 선출 방식에 대한 연구를 위해 역대 당 대표 추천위원장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 이 당의 경우 290개의 지역구가 5명씩 골라 26개의 권역에 올리고, 이 권역들은 중앙 중앙당에 이들을 추천한다. 중앙당 추천위가 이들 100여명 가운데 5명을 선정해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설득력과 소통 능력, 위기관리 능력, 도덕성, 정책 비전, 경제운용 능력, 국제적 감각 등을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당 원로나 실세 누구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이렇게 해서 최종 1명을 선정해 전국 대의원들이 참가하는 전당대회에 올린다. 여기에서 과반수를 얻어야 당 대표가 된다. 이 전당 대회에는 다른 사람도 원한다면 당 대표 선임 경쟁에 나설 수 있지만 추천위가 올린 사람이 부결된 적은 없다. 이런 식으로 당 대표를 뽑으니 계파가 생길 수 없다. -- 스웨덴 정당은 선거에 내놓을 정책도 지역구에서 받아 결정한다고 하던데. ▲ 국회의원 선거는 4년마다 1번 열리는데, 사민당뿐 아니라 모든 정당은 선거 1년 전에 당 총회를 개최한다. 이 총회에서 선거에 내놓을 정당 정책을 결정하는데, 그 안건들은 지역구에서 올라온 것이다. 당 총회는 놀랍게도 수백건이나 되는 정책 방안들을 놓고 찬반 투표를 실시해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런 장면은 국민에게 공개된다. 스웨덴의 공익 채널 SVT는 의회의 한 석이라도 보유한 당의 전당대회를 전국으로 중계를 해주기 때문이다. 2020년 총선에서 동서로 확연히 갈라진 경상도와 전라 지역구도 [연합뉴스 그래픽] -- 한국의 경우, 호남 유권자는 민주당에서 공천된 사람을 무조건 뽑고, 영남 유권자는 국민의힘에서 공천된 사람을 무조건 뽑는다면, 이들 당은 지역 단체이지 정당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 이들 양당이 정치적 결사체이기는 하다.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정당이라고 볼 수 있지만, 반쪽짜리 정당이다. 원래 정당은 정권을 잡아서 자유, 평등, 정의 등 정치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한국의 정당들은 그런 가치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권력 획득의 목적은 갖고 있으니 권력 카르텔이라고 볼 수 있다. --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에도 문제가 있는 것인가. ▲ 그런 식의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도 피해자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런 지역감정을 부추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역당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는 소선구제인데,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2명 이상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면 다른 당 출신도 뽑아야 하기에 지역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 현행 소선구제가 문제가 있다면 왜 그동안 고치지 않고 그대로 뒀나. ▲ 정치인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유불리(有不利)만 고려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말은 레토릭(과장된 미사여구)이다. 이는 최근에 총선 41일을 남기고 선거구를 획정한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각 당의 핵심 선거구를 지키기 위해 비례대표를 한석 줄이는 대담성도 보였다. 양당 모두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지키지 않았다. 자신들 이익을 위해서라면 공직선거법도 고려하지 않는다. 시위에 대비한 경찰 차벽 모습 도시집회가 열리자 경찰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 차 벽을 설치한 모습 [연합뉴스 사진] -- 한국의 시위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 한국에서는 시위가 벌어지면 경찰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나는 스웨덴에서 37년간 살면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시위자들이 법을 지키고, 폭력을 행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디를 행진하겠다고 신고했으면 허가받은 그대로 한다. 우리나라 시위자들은 도로를 무단 점령하는 일이 잦다, 시위하더라도 남한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 한국의 시위 문화는 왜 그럴까. ▲ 시민의식의 결여 때문이다. 시민의식을 위해서는 잘못한 것에는 책임을 져야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배려심을 가져야 하며, 신고한 대로 행동하는 준법정신이 필요하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품는 포용력도 있어야 한다. 상대방을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위에 나선 의사들 2024년 3월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 의사들이 모여있다. [연합뉴스 사진] -- 한국에서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문제로 의사들이 시위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스웨덴에서 의사는 어떤 직종인가. ▲ 스웨덴 고등학생들은 대체로 과외 수업을 받지 않는다. 대학에 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대학 진학률이 28%에 그친다.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격차가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의대나 법대에 진학하려는 일부 학생들은 과외수업을 받는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도 의사나 변호사는 인기 있는 직종이다. -- 스웨덴에서 의사의 연봉은. ▲ 한국 돈으로 1억원 정도다. 이 나라 국회의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의사는 대부분 공무원 신분이어서 한국 의사처럼 급여가 많지 않다. 스웨덴에서 급여가 높은 사람은 기업 최고경영자(CEO),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이다. -- 그래도 의사 급여로는 너무 적은 것 아닌가. ▲ 스웨덴 의사들은 환자를 많이 받지 않는다. 환자 1사람당 30분씩 할애해서 하루에 6∼8명 정도만 받는다. 사민당이 의사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진료 대상 환자 수를 제한했기에 이렇게 됐다. -- 급여가 적으면 유능한 사람이 의사를 하려 하지 않을 듯한데. ▲ 스웨덴에서는 그렇지 않다. 생명을 살린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기에 연봉에 연연해하지 않는 의사들이 많다. 이 나라에서 의료기관은 신뢰도 1위다. 의사와 간호사가 박봉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자기 가족처럼 돌보기 때문이다. 한번은 나의 부모님이 스웨덴에 오셨을 때 며칠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병원 측은 나에게 병간호를 위해 병원에 오지 말라고 했다. 자기들이 모두 알아서 한다고 했다. -- 지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스웨덴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던데. ▲ 스웨덴의 의료는 예방의학 체계다. 병원에 투자하기보다는 병원에 갈 일이 없도록 하는 데 돈을 쓴다. 국민이 스스로 운동할 수 있도록 수영장, 공원, 크로스컨트리 트랙, 겨울 호수 스케이트 장 등 환경 조성에 예산을 많이 투입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의료진이 부족했고, 의료물자가 충분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다 쓰러지는 일도 생겼다. 이러니 의사와 간호사들이 급여가 높은 노르웨이 등으로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유럽에서 의사들을 데려와 6개월간 교육한 뒤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스웨덴이야말로 의대생을 늘려야 하는 나라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연혁 교수 [촬영 김수지] -- 본인은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나. ▲ 내가 재직 중인 학교가 바닷가에 있다. 점심을 먹고 바닷가에서 산책하곤 한다. 틈나는 대로 조깅도 한다. -- 스웨덴에서 식사는 어떤가. ▲ 나는 아침에는 시리얼과 빵을 먹고, 점심은 스웨덴식으로, 저녁은 한국식으로 먹곤 한다. 어떻게든 하루에 한 번은 한국식을 먹으려 한다. 과거와 달리 아시안 상점에 가면 2∼3칸 정도가 코리아 코너인데, 거의 모든 한국 음식 식재료가 있다. 단무지, 컵라면, 어묵도 있을 정도다. -- 하루 루틴이 어떻게 되나. ▲ 오전 5∼6시에 일어난다. 이때 전 세계 전현직 리더들의 연설문이나 다른 자료를 통해 이들의 리더십과 레토릭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다, 말의 수준이 정치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학교로 출근해 강의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오후 11시쯤에 잠든다.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새로 출범하게 될 22대 국회는 특권 포기를 국민들께 선언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한다. 정당법, 공직선거법, 국회법의 모든 특권 관련 조항도 손보겠다고 약속했으면 좋겠다. 22대 국회의 시대적 과제는 과거와의 결별이다. 또 한 번 극한 대립으로 가거나 국회의원 스스로가 특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대통령도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제 개혁과 같은 국가의 기틀을 다시 잡는 데 온 힘을 다해서 20년 후 긍정적 평가를 받는 지도자로 남기를 바란다. (취재지원 김수지·김민수 인턴기자) keunyoung@yna.co.kr 오늘부터 전공의 면허정지·처벌 절차 개시…"구제 없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에 회장실이 두 개인 까닭은? 이준석, 한동훈에 "요즘 행복하시죠…왕관 무게 느끼게 될 것" 대장내시경 받다가 천공 생긴 후 사망…법원, 의료과실 인정 與 공천탈락자, 이틀 연속 분신소동 벌이다 현행범 체포 단서는 '꽁지머리'…5개월 만에 붙잡힌 상습 외제차털이범 '슬의생'으로 복귀 간청한 정부…'의새' 밈으로 조롱한 의사들 범고래, 백상아리 2분만에 단독 사냥…"생태계 변화 신호" "트럼프는 여성에 위험해"…'남편 구원투수'로 나선 질 바이든 오동운, 과거 미성년자 강간범 변호…"위법 증거수집 중점 변론"
  • [삶] "스웨덴 국회의원 보좌진 1명도 없고…지방의원은 월급도 없다" "스웨덴 국회의원들 걷거나 자전거 타고 출근" "사무실은 한국의 10분의 1도 안되는 3∼4평" "법안은 4년 재임중 1인당 70건…1년에 18건" "한국 국회의원은 탈법화…자체 개혁 불가능" [※ 편집자 주=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교 교수 인터뷰는
  • [삶] 한국 대 스웨덴, 9 대 0…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종합) "스웨덴 국회의원 보좌진 1명도 없는데 한국은 9명이나 보유" "걷거나 자전거로 출근하는 스웨덴 국회의원" "사무실은 한국의 10분의 1도 안되는 3∼4평" "법안은 4년 재임중 1인당 70건…1년에 18건" "지방의원은 월급 없어…밤이나 주말에 회의" [※ 편집자 주=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교 교수 인터뷰는 분량이 많아 세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 기사가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인터뷰 기사도 조만간 송고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연혁 교수 [촬영 김수지·김민수]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한국 국회의원 특권은 180여가지라고 하는데, 스웨덴 국회의원들에게는 그런 것이 아예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봉사와 희생의 직업이기에 의원들 스스로 그런 걸 누리려 하지 않고, 국민도 그런 특권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교 교수는 8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 교수는 스웨덴 국회의원 연봉은 한국 돈으로 1억원 정도인데, 사회적으로 중상위권 수준이지만, 24시간 근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저임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검은색 대형 승용차를 즐기는 한국 의원들과 달리 자전거나 버스를 타고 출근하며, 의원실은 한국의 10분의 1도 안 되는 3∼4평 수준이고, 의원 보좌진은 아예 없다고 했다. 스웨덴 의원들은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을 탈 수 없으며, 공항 귀빈실을 굳이 이용하고자 한다면 일반 시민처럼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지방 의원들은 무급 봉사직이어서 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밤이나 주말에 회의를 열어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한국 국회의원의 월급을 600만∼700만원으로 줄이고, 9명이나 되는 보좌진도 없애고, 비행기 비즈니스석과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는 등의 모든 특권도 철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미 탈법화환 국회의원들에게 스스로 개혁하라고 하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하는 상설기구를 만들어 국회의원 특권 문제를 포함한 정치 개혁을 논의하고 결정토록 해야 한다"고 했다. 1959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최 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웨덴어 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마치고는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스웨덴 쇠더른턴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일했고, 잠시 국내에 들어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이후 스웨덴에 다시 돌아가 모교인 예테보리대학에서 '정부의 질' 연구소 객원교수로 있다가 2016년부터는 스웨덴의 린네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는 연구교수로 연구년을 얻어 한국에서 활동 중이다. 2023년 6월 스웨덴 린네 대학에서 김현숙 당시 여가부 장관의 방문을 맞은 최연혁 교수 [연합뉴스 사진] -- 고향은 어디인가. ▲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5남 1녀의 막내다. -- 부모님은 어떤 분이었나. ▲ 아버지는 공무원, 어머니는 전업주부였다. 부모님 모두 소박하신 분이었다. 부모님의 삶을 통해 나는 항상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배웠다. --- 학창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 ▲ 나는 충주에 있는 남한강초등학교, 충일중학교, 충주고를 나왔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 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어머니가 전해준 이야기가 있다. 나는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고는 마을의 반장 아주머니에게 자주 찾아갔다고 한다. 언제 입학식이 열리는지를 자꾸 물었고,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반장 아주머니한테 졸랐다고 한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어서 학교의 축구 대표, 스케이트 대표로 뛰기도 했다. 공작반, 서예반에 들어가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학구적인 편이었던 것 같다. 형들은 나에게 교수가 되라고 말하곤 했다. -- 학창 시절 서클 활동은 했나. ▲ 고교 2학년 시절 교련 선생님이 지금으로 치면 학생회장 격인 연대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나는 공부를 위해 부연대장직을 맡겠다고 했다. 학생회장 활동을 하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대학교 시절에는 방송반 활동을 했다. 교내 신문사 학생 등과 함께 서울 시내에 나가 시위를 했던 기억도 있다. -- 외대 스웨덴어과에 들어갔는데, 그 과를 선택한 이유는. ▲ 나는 테니스도 좋아했는데, 당시에 윔블던 테니스대회 우승자가 뵌비리라는 스웨덴 선수였다. 그는 긴 머리를 밴드 하나로 묶고 당시 테니스의 악동이라고 불렸던 미국의 존 매켄로와 풀세트 경기를 펼쳤다. 그의 경기 스타일과 우승이 나를 열광케 했다. 스웨덴이 대표적 복지국가라는 점도 내가 그 학과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영국의 복지라면, '엄마 뱃속에서 무덤까지'가 스웨덴의 복지 개념이다. 임산부 때부터 지원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스웨덴어과에 진학한 것은 남북통일에 대한 관심도 반영된 것이었다. 우리나라가 통일하려면 스웨덴 방식의 중립국 외교가 괜찮겠다는 생각을 그때는 갖고 있었다. 스웨덴에서 대학 게시판 앞에 서 있는 최연혁 교수 [최연혁 교수 제공] -- 1988년 스웨덴으로 가서 공부했는데, 처음에는 어떤 느낌을 받았나. ▲ '정말 천국이라는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공무원이었기에 우리 형제들은 충주 관사에서 살면서 물을 데워 목욕하곤 했는데, 스웨덴에서는 학생 아파트인데도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주거시설과 주변 시설이 깨끗했고, 주민들은 공원에서 한가롭게 산책했다. 나는 한국과 비교되는 이런 모습을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때부터 나는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하면 기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다. -- 스웨덴에서 학비는 어떻게 마련했나. ▲ 초등학교부터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완전히 무료다. 생활비 지원금도 받는다. 그렇지만 나는 생활비에 보태 쓰기 위해 노인 요양시설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박사과정에 들어가서는 논문심사를 거쳐 박사 연구비를 받았다. 박사학위를 마치고는 스웨덴의 지원을 받아 영국의 런던정경대 정치학과에서 박사후과정을 보낼 수 있었다. 스웨덴은 이렇게 외국인에게도 박사후과정을 지원해준다. 외국인도 차별하지 않는 스웨덴 사람들의 평등 의식과 인재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스웨덴에서 공부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 처음에는 언어 때문에 고생했다. 박사과정 수업에서는 영어를 사용했는데,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이때가 나의 유학 생활에서 최대 고비이기도 했다. 아무리 공부해도 낙제점을 간신히 면하는 정도였으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 공부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나. ▲ 나는 박사과정 준비를 위해 스톡홀름대학 정치학과에서 수업을 들었다. 그때 수업 시간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꼼꼼하게 적어 건네주던 친구가 있었다. 크리스티안 수히코라는 핀란드계 스웨덴 사람이다. 그 친구가 있었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다.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일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올봄에 아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멋진 서울과 전국 전역을 보여줄 생각이다. "내 말춤, 신나지 않나요?" 가수 싸이(PSY)가 한 페스티벌 콘서트에서 '강남스타일' 무대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스웨덴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나. ▲ 내가 처음 그곳에 갔을 때 스웨덴 사람들은 한국을 잘 몰랐다. 그들은 "일본에서 왔느냐?, 아니면 중국이냐?"고 묻고는 아니라고 하면 "그럼 어디냐?"고 했다. 한국이라고 하면 "북한이냐?"고 한다. 88올림픽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이를 결정적으로 바꾼 사람이 노래 '강남스타일'을 부른 가수 싸이다. 스웨덴 사람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정도다. 지금은 스웨덴 사람들이 이름만 보고도 한국 사람인지 알아본다. 이후에 방탄소년단(BTS)이 나왔고 삼성, 현대 등 한국 기업의 이름도 알려지면서 스웨덴 국민들은 한국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 한국이 인권탄압, 노동 탄압 국가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하던데. ▲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개최할 당시에 스웨덴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는 왜 노동 탄압과 인권 유린을 일삼는 국가가 올림픽을 개최하느냐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그런 이미지가 지금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아직도 스웨덴 TV에는 한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삭발 시위를 하는 장면 등 자극적인 뉴스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 스웨덴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서는 어떤 인식을 갖고 있나. ▲ 상당히 호의적이다. 한번 강대국이 돼봤던 나라들은 서로를 좋아하고, 무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사무라이 정신과 '마담 버터플라이'에 나온 게이샤를 좋아한다. 스웨덴 인기 초콜릿에 게이샤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다. 우리가 아무리 잘하려 해도 일본만큼 인정받기가 쉽지 않은 것은 현실이다. 우리가 제대로 된 최고의 인권국이 되고, 부패를 모두 청산하고, 강한 문화와 경제력을 갖게 된다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연혁 교수 [촬영 김수지·김민수] -- 스웨덴 정치인들은 어떤가. ▲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그 직업을 과시하지 않는다, 봉사와 희생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법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특권을 만들어 내고, 그걸 누리기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에게 특권이 있다면 그것은 법을 만드는 것이다. -- 스웨덴에도 한국처럼 국회의원들에게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이 있는가. ▲ 그런 특권 조항은 없다. 의원들이 스캔들에 연루됐거나 기소가 되면 당연히 수사가 진행된다. 이때 국회 윤리위원회가 제적을 결정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불명예이고, 국민에 대한 기만이며, 약속을 어긴 것이니 의원직을 그만둔다. 한국 국회의원들처럼 잘못을 저지르고도 계속 국회에서 버티는 일은 없다. -- 한국 국회의원 세비는 1억5천700만원이고, 개인적 지원금 등을 포함하면 실질 연봉은 5억원이라고 하는데, 스웨덴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 한국 돈으로 월 900만원 정도, 연간으로 1억원가량이다. 스웨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달러로 한국의 두배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사회에서는 중상위권 수준이다. 게다가 하루 8시간이 아닌 24시간 근무한다는 것을 전제로 책정한 것이어서 저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정치는 24시간 일하는 4년 임시직이라는 인식을 스웨덴 사람들은 가지고 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에게 연봉 외에 유류비 등 다른 지원금은 없다. 최연혁 교수의 대학 연구실 [최연혁 교수 제공] -- 스웨덴 국회의원들의 노동강도는 어느 정도인가. ▲ 몇 년 전 나는 스웨덴 국회의원들의 평균 법안 제출률을 연구한 적이 있다. 그들은 4년 재임 기간에 1인당 79개 정도의 법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에 평균 18건 정도다. 가장 많이 제출하는 국회의원은 400여개에 이른다. 1주일에 2개씩의 법안을 제출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 나라 국회는 상시 국회다. 항상 국회가 운영된다는 의미다. 이러니 매일 출근해야 하고, 하루 일정이 빡빡하다. 오전 7∼8시에 출근해서 오후 9∼10시에 퇴근한다. 상임위, 본회의, 입법 세미나 참석 등의 일정이 많기 때문이다. -- 스웨덴 국회의원들도 한국 국회의원처럼 골프나 만찬 회동을 즐기나. ▲ 주중에 골프를 치면서 업무 관련 상의를 하거나 저녁 시간에 술을 마시면서 정치를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매우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니 국회의원 중 4분의 1은 "힘들어서 더는 못하겠다"면서 재선을 포기한다. 스웨덴 국회사무처가 왜 의원들이 정치를 떠나려고 하는지 조사할 정도다. 그만큼 정치는 힘들고, 어렵고, 봉사하는 자리다. --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업무를 마치면 무엇을 하나. ▲ 업무를 마무리하고 시간이 나면 개인 취미활동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권력을 가진 사람끼리 친교를 위해 만나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 사전투표 하는 스웨덴 유권자들 [최연혁 교수 제공] -- 스웨덴 국회의원은 몇 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나. ▲ 정책보좌관도, 비서도 아예 없다. -- 한국 국회의원은 보좌진 9명을 두고 있는데, 이는 많다고 봐야 하나. ▲ 한국은 많은 정도가 아니다. 너무 과도하다. 스웨덴 의원지원법에는 의원 1명당 국고에서 지원하는 액수가 정해져 있다. 그 돈은 반드시 의원 보좌관을 고용하는 데 쓰지 않는다. 정당이 보좌관 고용보다는 입법 세미나에 돈을 쓰겠다고 할 수도 있다. 한국처럼 상시로 보좌관이나 비서를 두지 않는다. 물론, 어떤 국회의원이 1∼2주 안에 3∼4개의 법안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면 1∼2명의 보좌진을 일시적으로 요청할 수는 있다. -- 일반적으로 스웨덴 의원실에는 국회의원 혼자 있나. ▲ 사무실에 전화하면 국회의원이 직접 받는다. 방문하면 본인이 옷을 받아 옷걸이에 걸어주고, 커피도 직접 끓여 준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을 한번 만나려면 보좌관에게 연락해서 "의원님이 시간이 있는지 좀 알아봐 주세요"라고 부탁한다. 그럼 3∼4일 후에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고, 아예 안 오는 경우도 많다. 스웨덴에서는 의원과 직접 통화해서 일정을 바로 잡으니 훨씬 효율적 정치가 이뤄진다. -- 한국 의원실은 45평인데, 스웨덴 의원실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 ▲ 스웨덴에도 의원실이 있는데, 3∼4평 정도로 아주 작다. 한국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규모다. 나는 연구를 위해 종종 스웨덴 국회의원실을 방문했는데, 가보면 책상과 의자, 탁자, 소파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일하다 피곤하면 쉬기 위해 침대를 갖다 놓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한 국제공항 귀빈실 [인터넷 캡처 사진] -- 스웨덴에서는 국회의원을 수행하는 사람이 없나. ▲ 스웨덴에서는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어디에 갈 때 수행하는 비서가 없다. 내가 3년 정도 한국에서 교환교수로 일한 적이 있다. 한양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등 3개 학교에 여름 강좌를 열어 리더십 강의를 했다. 그때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 20∼30명을 데리고 한국 국회에 가서 의원의 강의를 듣기도 했는데, 이때 의원 보좌진 4∼5명이 무더기로 들어와 앉아 있곤 했다. 학생들이 다녀온 후 수업 시간에 "뒤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던 사람들은 누구이며, 왜 의원 세미나에 참석했는지 궁금하다"라고 한다. 나는 국회의원이 과시하려 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 한국에서는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보좌진, 수행비서 역할을 하는 보좌진이 의원의 저녁 식사 장소까지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 나는 스웨덴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캠퍼스에서 강의하느라 비행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보면 장관이 공항 내 의자에 혼자 앉아 노트북이나 서류를 보고 있다가 줄 서라고 하면 시민들과 함께 줄 서는 모습을 많이 봤다. 장관이라고 해서 맨 앞줄에 서거나 제일 먼저 비행기 안에 들어가는 일은 없다. 스웨덴에서는 장관뿐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이런 혜택을 누리지 않는다. -- 한국 국회의원들은 공항에서 귀빈실, 귀빈주차장을 이용하는데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그렇지 않은가. ▲ 스웨덴에서 그런 일은 없다. 만약에 귀빈실이라고 하는 VIP룸을 이용하고 싶으면 자기 돈을 내면 가능하다. 스웨덴에서는 보통 시민도 돈을 내고 VIP룸을 이용할 수 있다. 한 항공사 비즈니스석의 모습 [연합뉴스 보유 사진] -- 한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비행기 비즈니스석, KTX 특실을 공짜로 이용하는데, 스웨덴에서는 어떤가. ▲ 스웨덴 의원지원법에 교통수단에 대한 조항이 있다.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신속성을 충족하라고 한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에서는 걸어오거나 자전거를 타는 의원들이 많다. 그다음에 10㎞ 이내인 경우에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다.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 같은 먼 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갑자기 수도인 스톡홀롬으로 빨리 돌아오라는 주문이 있다면 비행기를 타야 한다. 이때 비즈니스석은 안되고, 이코노미석만 가능하다. 저렴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조항 때문이다. 본인이 굳이 비즈니스석을 타고자 한다면 돈을 내야 한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공짜는 없다. -- 한국 국회의원들은 의원회관 내 목욕탕, 헬스장, 이발소 등이 공짜이고 내과, 치과, 한의원 등은 가족까지 무료인데, 스웨덴은 어떤가. ▲ 스웨덴에서는 그런 시설이 아예 없다. 다만 샤워실은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오니 땀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샤워실은 국회뿐 아니라 스웨덴의 거의 모든 조직이 갖추고 있다. 내가 재직 중인 대학교에도 샤워실은 있다. -- 한국에서는 의원실마다 연간 1억원의 사무실 지원경비를 별도로 무조건 주는데 여기에는 차량 유지비, 유류비, 문자 발송비, 우편요금, 야간 식대 등이 포함돼 있다. 문자를 발송하지 않아도, 야근하지 않아도, 차량이 고장 나지 않아도 이런 돈을 정기적으로 준다. 국회 상임위원장에게는 연간 1억2천만원의 판공비를 주고, 1천200만원의 차량 유지비를 제공한다. 스웨덴에서도 이런 지원을 해주는가. ▲ 스웨덴에서는 그런 특권은 없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이런 특권을 의원한테 주지 않는다. 정당 전당대회 같은 한국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습니다) [연합뉴스 사진] -- 한국 국회의원들은 출판기념회를 열어 뇌물성 돈을 받는데, 스웨덴 국회의원도 이런 행사를 개최하나. ▲ 출판기념회라는 문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책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치인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내가 보기에는 국회의원 활동 중에 가장 먼저 금지해야 할 것이 출판기념회다. -- 한국 국회의원들은 경조사를 통해서도 검은돈을 받는데, 스웨덴에서는 어떤가. ▲ 스웨덴에서는 경조사에서 부조하는 문화가 없다. 그러니 국회의원들이 그런 돈을 받지 않는다. -- 한국 국회의원들은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후보당 2억∼3억원을 받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하는데, 스웨덴에서는 어떤가. ▲ 스웨덴에서는 중앙의 국회의원이 그런 공천권을 갖지 않는다. 지방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시민들에 의해 후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앙의 의원이 관여할 수 없고, 돈이 오고 갈 이유가 없다. 게다가 지방의원들은 무급 봉사직이다. 그러니 뇌물을 주고 지방의원을 하려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 지방 의원들은 월급을 아예 안 받고 일한다는 것인가. ▲ 고정적인 월급이 없다. 그래서 지방의원은 직업을 별도로 갖고 있다. 낮에는 자기 직장에서 생업을 위해 일을 하고, 밤이나 주말에 회의를 열어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물론 지방의회 관련 회의를 하면 교통비 등을 받지만 정기적인 급여는 없다. 지방의원 중에서도 상근직은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다. 이들은 전체 지방의원의 3% 정도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연혁 교수 [촬영 김수지·김민수] -- 한국 국회의원 특권을 어떻게 해야 하나 ▲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특권이 너무 많다. 그걸 누리게끔 법제화도 돼 있다. 국회의원 특권은 모두 없애야 한다. 국회의원 세비가 한 달에 1천300만원, 연간 1억5천700만원이라고 하는데, 월급 600만∼700만원, 연봉 7천만∼8천만원으로 줄여야 한다, 이 정도의 연봉은 한국에서 중상 정도의 수준이다, 차량 유지비를 비롯한 각종 보조금은 아예 주지 말아야 한다. 보좌관도 모두 없애야 한다. 법안을 만들 때 의원이 국회도서관에 직접 찾아가고, 필요하면 입법 조사처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 세비는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인 400만원, 한국의 중위소득인 500∼600만원 정도로 낮추자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기피 업종이 돼서 너무 힘들면 능력이 있고 봉사하고 싶은 사람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중상 정도의 급여는 줘야 한다고 본다. 월 600만∼70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 국회의원들이 세비를 대폭 줄이고, 특권을 모두 없애는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을까. ▲ 그들은 스스로 그런 결정을 하지 않는다. 이미 탈법화돼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스스로를 개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국회 정개특위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 이들은 개혁안을 계속 붙잡고 있다가 최악 또는 차악을 선택할 것이다. 선거구를 정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들에게 맡기면 안 된다. -- 누가 정치 개혁을 해야 하나, ▲ 국민협의회 같은 조직이 상설화돼야 한다, 정치인, 시민, 판검사,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조직이다. 그들이 오랜 연구와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을 국회의원들이 흥정거리로 삼지 않고 바로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 (취재지원 김수지ㆍ김민수 인턴기자) keunyoung@yna.co.kr [삶] 한국 대 스웨덴, 9 대 0…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 이강인 측 "'주먹 날렸다' 기사, 사실과 달라" 현주엽 학교폭력 의혹 제기자,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 '무죄' 코미디언 이혜지-정호철, 5년 열애 끝에 내달 결혼 판소리 고법 이수자 박정아 명창 별세…'미스트롯2' 김태연 스승 서울대공원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하늘로 떠난 주인공 이런 황당한 실수가…시립화장장서 2명 유골가루 뒤섞여 거동 불편 노인들 덮친 화마…참사 막은 요양원 직원들 술취해 1t 트럭 몰고 상가 돌진…"엑셀이 브레이크인 줄" 트럼프, 밸런타인데이 아내에 "기소됐어도 떠나지 않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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