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서 러시아 선수와 악수 거부했던 우크라이나 펜싱 국가대표 선수가 조국의 첫 메달 따고 전한 메시지는 가슴을 찌른다“제 동메달은 모든 우크라이나인과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침공당한 조국에 올림픽 메달을 안긴 검객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을 토해냈다. 그는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한국의 최세빈(23)을 15-14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가 획득한 첫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올하 하를란(33)의 생애 다섯 번째 올림픽 메달은 그렇게 완성됐다.파리올림픽까지 오는
"몸과 머리가 따로 놀았다" 아쉬움 숨기지 못한 최세빈, 그럼에도 잘 싸웠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여자 펜싱의 최세빈이 올림픽 첫 출전에서 4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최세빈은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올가 하를란(우크라이나·세계랭킹 6위)에게 14-15로 패했다. 먼저 최세빈이 웃었다. 최세빈은 날렵한 찌르기를 앞세워 8-3으로 1피리어드를 끝냈다. '베테랑' 하를란이 뒷심을 발휘했다. 2피리어드에서 최세빈은 11-5까지 차이를 벌렸다. 여기서 하를란이 순식간에 11-11을 만들었다. 최세빈도 상대 공격을 끊어내며 14-14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하를란이 한발 앞선 찌르기를 펼치며 14-15 1점 차로 승부가 끝났다. 경기 종료 후 방송사와 인터뷰를 가진 최세빈은 "이길 수 있는 경기인데 마무리를 못 해서 아쉽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조급함'을 패인으로 꼽았다. 최세빈은 "초반에 천천히 하는 것으로 전략을 세웠다가 점점 급해지는 걸 느꼈다"면서 "머리로는 알았는데 점수가 다가오다 보니 몸과 머리가 따로 놀았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 올라오며 랭커와 겨뤄본 적이 많이 없었다"면서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란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번이 생애 첫 올림픽이다. 최세빈(세계랭킹 24위)은 16강서 세계 1위 미사키 에무라(일본)를 15-7로 꺾는 이변을 썼고, 8강에서 대표팀 동료 전하영(13위)을 15-14로 제압하기도 했다. 최세빈은 "올림픽을 나가는 게 확정된 뒤 저를 의심했던 시기가 있었다. 올림픽 전 3개월 동안 심적으로 힘들었다"라면서 "올림픽을 뛰어보니 '근심하고 있는 건 내 자신이었구나'라는 생각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제 최세빈은 오는 3일 여자 사브르 단체전을 남겨뒀다. 최세빈은 "단체전도 응원해 주시는 만큼 잘할 수 있다.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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