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선견지명…‘슈퍼사이클’ 올라탄 효성重[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효성중공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을 타고 분기당 1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엔데믹 시대를 대비한 조현준 효성 회장의 현지화 전략과 적기 투자가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2분기 매출 1조2695억원, 영업이익 10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18.7% 증가한 수치다. 이어 올 4분기에는 매출 1조4281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37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효성중공업 실적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조3006억원, 영업이익 25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3조947억원, 영업이익 1201억원을 거둔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매출은 1.4배 영업이익은 2.1배 가량 커졌다. 효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화학이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효성중공업이 캐시카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효성중공업은 변압기 등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중공업부문과 건설부문 등 크게 두 가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현재 이 회사 실적을 이끌고 있는 사업은 중공업부문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함께 노후 전력망 교체기에 접어든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전력기기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혜택을 보고 있다. 여기에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전기 소모가 많은 첨단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전력기기 시장도 초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공업부문 회사 내 위상도 완전히 달라졌다. 중공업부문은 영업이익 비중이 2021년 27%, 2022년 42%, 2023년 68%로 급증하는 추세다. 올초 1주당 16만9400원으로 시작했던 효성중공업 주식도 5월말 한때 44만2000원까지 2.25배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효성중공업 주가가 경쟁 전력업체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본다. 건설경기 부진과 함께 아직까진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안타증권 손현정 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전력기기 산업 리포트에 따르면 효성중공업 올해 1분기말 해외 신규 수주 지역별 비중은 유럽 40%, 미국 22%, 중동 20% 등이다. 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미국향 수주가 10%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수주가 해외 수주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현준 회장도 미국 변압기 시장 성장에 일찍부터 주목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코로나가 대유행했던 2021년 9월, 조현준 회장은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찾아 시장 동향과 전략 등을 점검했다. 조현준 회장은 “미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객 중심의 선제 대응을 통해 미국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3월엔 효성중공업 새로운 대표이사에 우태희 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우태희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역임했다. 통상 전문가로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폭넓게 쌓았고,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다. 효성중공업 글로벌 전력기기 사업 확장에 힘을 주기 위한 인사로 평가된다. 우태희 사장이 이끄는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 결정도 내렸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1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멤피스와 국내 창원 초고압변압기 공장 생산능력을 40% 가량 확장하기로 했다. 우태희 사장은 “전력기기 슈퍼사이클 바람에 제대로 올라타서 글로벌 시장에서 탑클래스 공급업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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