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자본시장 선진화, 사회적 총의 모아야…이념·정파 간 소모적인 논쟁 안 돼”[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들은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하며 특정 이슈가 이념이나 정파 간 소모적인 논쟁 대상이 돼서는 안 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자본시장의 대개혁으로 기업의 혁신동력 확보를 지원하고 투자자가 과실을 최대한 향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고 인구감소, 고령화, 기후변화로 장기 성장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장의 용광로가 서서히 식어가는 상황에서 금융전문가 집단인 증권업계에 요구되는 역할은 자본시장에서 혁신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들은 우리 모두가 탑승하고 있는 ‘대한민국 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선진화를 위해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해야 한다”며 “개혁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실리콘밸리식 ‘Move Fast & Break Things(무언가 깨트릴 정도로 빠르고 과감히 행동해 낡은 것을 변화시켜야 함)’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한 “자본시장의 선진화 달성을 위해서는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증권회사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조가 중요하다”며 “단순 ‘브로커(broker)’에 머무르기보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모험자본 공급 ▲시장 매력도 제고 ▲건전한 조직문화 구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시장은 인공지능(AI)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에 환호하며 우리나라에서 혁신기업이 왜 나올 수 없냐고 반문한다”며 “한국판 엔비디아 발굴을 위해서는 그동안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 영업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면밀한 검토 없이 따라 하기식 투자 결정으로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 자산 위주의 쏠림에서 탈피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AI·빅데이터를 비롯한 유망 산업의 혁신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공급자(Core Provider)’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투자상품의 다양화, 디지털화를 위해 창조와 혁신의 노력으로 투자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혀달라”면서 “개인투자자의 신뢰 제고를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등 제도개선안이 원활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CEO 여러분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당부드린다”며 금감원도 증권사가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창의적인 투자상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증권사의 내부통제 미흡, PF 리스크와 관련한 쓴소리도 냈다. 이 원장은 “안타깝게도 불법행위로 제재받은 임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해 동일 업무에 종사하는 등 안일한 업계 관행으로 인한 사적이익 추구와 같은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훼손하는 사고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CEO 여러분이 내부통제의 최종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잘못된 조직문화와 업계 질서를 바로잡으며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와 관련,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해 증권사의 면밀한 사업성 평가와 리스크관리를 요청했다. 그는 “부실 우려 사업장으로 평가된 경우 충분한 충당금 설정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리스크를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는 주요 운영주체인 증권사가 정부·금융당국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줄탁동기(啐啄同機)의 정신으로 노력해야 이뤄질 수 있다”며 “이러한 소명 의식에 감독당국과 업계가 공감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시장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해주신다면 겸허한 자세로 경청해 자본시장 감독업무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이복현 금감원장 "중동사태, 각별한 경계감…금융시장 상황 따라 신속 대응"[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란-이스라엘 간 중동 사태 관련해서 "당분간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으로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별한 경계감과 신속 대응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18일 이란-이스라엘 갈등 고조 직후 가동되고 있는 금감원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시장의 최접점에 있는 외환·원자재 전문가, 금융지주 CRO(최고위험관리자)들과 함께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란-이스라엘 갈등 고조와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금융시장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나,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환율 상승, 주가하락 등은 분쟁 등에 따른 위험회피성향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기업들의 수출증가세 지속,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 등 우리 경제의 펀더먼털은 매우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외환전문가들은 분쟁이후 원/달러환율이 큰 폭 상승하였으나, 스왑베이시스, CDS프리미엄 등 외환시장 지표는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지주 CRO들은 국내 금융권의 대(對)이란-이스라엘 익스포져는 매우 미미하여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상황악화에 대비하여 국가별 익스포져 한도 등 위험관리를 강화중이며, 외화조달도 원활하고, 차입시 가산금리도 전년대비 하락하는 등 큰 영향이 없으며, 외화유동성 규제비율도 매우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은 다양한 시장불안 상황에서 축적된 위기관리능력으로 금번 중동사태 충격도 잘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나, 당분간은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으로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히 대응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먼저, 이란의 공습직후 즉시 가동한 비상대응체계에 따라 단계별 안정조치를 시행하도록 했다. 금융시장에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과도한 불안이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과 즉시 소통하는 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기재부·금융위·한은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이 원장은 국내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은 매우 양호하나 외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여 외화자산·부채에 대한 포지션 관리를 강화하고, 급격한 외화자금시장 악화에 대비하여 충분한 크레딧라인을 확보 토록 하고, 비상조달계획 실효성 점검 등도 당부했다. 고금리, 고유가 등 상황이 서민과 중소기업에 보다 큰 부담이 되므로, 중소기업 자금수요 애로사항 점검 및 가계, 개인사업자에 대한 사전적 채무조정 지원도 적극 실시하도록 유도했다. 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연착륙,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 시장충격에 대비한 부실자산 신속 정리 및 선제적 자본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금감원은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비상대응체계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이복현 금감원장 "기업과 주주 함께 성장하고 상생해야"…주주행동주의 기관·기업 한 자리에[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마무리한 시기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주행동주의 기관, 기업, 시장 관계자 등을 만나 "기업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고 상생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관은 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하고, 기업은 주주와 적극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 원장이 18일 오전 10시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주행동주의 기관, 기업 및 유관단체, 시장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감독당국이 주주행동주의에 대해 균형감 있는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주행동주의 기관에서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강성부 KCGI 대표, 박형순 안다자산운용 대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차종현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참석했다. 또 기업 및 유관단체에서 박경신 KT&G 상무, 양승주 DB하이텍 부사장,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재무부문장, 송종근 JB금융지주 부사장, 정우용 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본부장,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본부장이 참석했다. 아울러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 송민경 한국ESG기준원 선임연구위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증권선물본부장 등 시장 전문가 등도 자리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첫째,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과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단기수익만을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93건 중 주주환원 2건, 이사선임 안건 등 26건만 가결돼, 가결율이 30%에 그쳤다는 점을 짚었다. 이 원장은 "올 주총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기관들에게 "책임감과 투명성, 그리고 전문성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주 활동으로 기업과 자본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기업에 이 원장은 "기업은 주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고 주주의 정당한 요구에는 적극 소통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지금은 주주들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직접 주총안건을 제안할 수 있는 시대라고 짚었다. 앞으로의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그러므로 기업은 주주가치 제고와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이를 주주들과도 적극 공유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장전문가에게 이 원장은 "이제 싹을 틔운 주주 행동주의가 자본시장에 건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조언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또 상장협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기업 지원에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배당절차를 개선하고,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였으며, 정기보고서 제출 직전까지의 주주제안 내역 기재 및 처리경과 공시 의무화 등 주주제안 및 주주총회 관련 공시서식 개정 등을 실행해 왔다. 이 원장은 "앞으로도 주주행동주의 활동과 기업의 대응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계속 살펴보겠다"며 "나아가, 금융당국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주는 그 이익을 다시 기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참석자들은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권익 보호라는 공통의 목표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에 대해 금투협은 기업가치 제고를 지원하는 파트너로서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한국ESG기준원은 기업과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지향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국민연금은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심도있게 분석하겠다고 시사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투자자들에게 활동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공시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이복현 금감원장, 양문석 불법 대출 결과 발표 '관권 선거' 비판에 "이해하기 어려워"[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경기 안산 갑) 후보의 새마을금고 위법·부당 대출에 대한 검사를 착수해 잠정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선거 개입으로 보는 비판에 대해 "관찰자를 비판하는 방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협력 강화를 위한 통신·금융부문 간 업무 협약' 체결 후 기자들과 만나 "실존하는 문제를 어떻게든 신속하게 적발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으로 비난을 하니 기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금감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4일 양 후보의 불법대출 건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야당에선 양 기관이 공동검사를 벌인지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잠정 결론을 발표한 것을 두고,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정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원장은 "사전투표 일정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저희가 봐야 할 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다 봤으니 시간을 끄는 것보다 그거에 맞춰서 정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할 수만 있었으면 더 빨리 착수해서 더 빨리 결론을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회계와 재무 관련 문제점을 찾는 기관"이라며 "새마을금고 관련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를 묵살했다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국민참여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금감원의 중간검사 결과 발표에 대해 "뻔뻔한 관권 선거"라며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자기 관할도 아닌 개별 새마을금고의 검사를 이렇게 빨리, 신속하게 한 사례가 언제 있었나"라며 "검사 하루 만에 내용도 없는 결과를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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