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파묘' 장재현 유니버스, 겁나 험한 신기록 [ST이슈][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재밌으면 통한다'는 영화 공식이 통했다. 오컬트 장르로써는 최초의 기록을 세운 천만 영화 '파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파묘'는 지난 24일 오전 8시 기준 누적 관객수 1000만1642명을 기록하며 2024년 첫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파묘'는 개봉 3일째 100만, 4일째 200만, 7일째 300만, 9일째 400만, 10일째 500만, 11일째 600만, 16일째 700만, 18일째 800만, 24일째 900만 돌파에 이어 32일째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2023년 최고 흥행작 '서울의 봄'보다 하루 빠른 속도이자 '범죄도시 3'와 타이 기록이다. '파묘'의 천만 기록이 한국 영화계에서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오컬트 장르로써는 최초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니악한 장르로 꼽혔던 오컬트는 대중보단 특정 관객층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아왔다. 호불호가 심한 장르 특성상, 흥행과는 인연이 멀다는 일각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은 그동안 꾸준히 '오컬트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마니악하다'는 오컬트의 편견을 딛고 2015년 선보인 '검은 사제들'은 누적 관객수 544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 강동원의 사제복부터 신예 박소담의 등장, 구마사제 소재 등이 이들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이후 장재현 감독은 2019년 영화 '사바하'를 선보였다. 누적 관객수 250만에 조금 못 미치는 239만명을 기록한 '사바하'는 전작 '검은 사제들'에 비해 호불호 평가가 있었으나, 작품이 가진 의미와 상징성이 호평을 받으며 현재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 5년 만에 돌아온 장재현 감독은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파묘'를 선보였다. 정식 개봉 전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파묘'는 외신들의 호평을 받으며 출발선을 끊었다. 더불어 MZ 무당, 김고은의 대살굿 연기 등으로 주목받은 '파묘'는 연일 입소문을 타며 그야말로 '겁나 험한' 속도로 흥행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또한 장재현 감독 특유의 해석을 부르는 'N차 관람' 역시 작품을 즐기는 또 다른 포인트가 됐다. 관객들이 작품을 관람 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파묘' 관람 후기, 해석 등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숨겨진 디테일을 찾기 위한 'N차 관람'이 줄을 이었다. 여기에 배우들의 팬서비스 역시 작품 흥행에 힘을 보탰다. 주연 배우이자 최연장자인 대선배 최민식이 무대인사 당시 팬들이 전해주는 모든 소품을 착용하며 이른바 '할꾸'(할아버지 꾸미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에 더해 "강동원이 무대인사에 왔다" "한소희가 찾아왔다" 등의 재치있는 농담을 더해 작품과 더불어 이들의 무대인사까지 예매를 불렀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극장가는 설날이 지난 후 한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이에 대작들보단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개봉하는 시기다. 틈새를 파고든 '파묘'는 그야말로 적수가 없었다. 경쟁작으로 꼽혔던 영화 '듄: 파트2' 역시 '파묘'의 기세에 주춤할 뿐이었다. 이같은 기록으로 주연 배우 최민식은 2014년에 개봉한 '명량'(1761만명)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천만 영화를 필모그래피에 올리게 됐다. 유해진은 '택시운전사'(1218만명), '베테랑'(1341만명), '왕의 남자'(1051만명)에 이어 네 번째 천만 영화 타이틀을 얻게 됐다. MZ 무속인으로 큰 사랑을 얻은 김고은과 이도현은 '파묘'를 통해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세 번째 장편 영화 '파묘'까지 '오컬트 장인'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천만 감독 반열에 합류했다. '파묘'는 2016년 나홍진 감독의 작품 '곡성'(687만명)을 뛰어넘으며 오컬트·호러 장르에서 사상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국내 개봉작 중에선 역대 32번째 천만 영화이며, 한국 영화 중에선 23번째다. 이에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파묘'가 또 어떤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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