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한종희의 승부수…삼성전자, AI 가전 新브랜딩으로 소비자 ‘락인’[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2025년 정기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가전사업 반등을 위해 AI 가전 브랜딩 전략을 새롭게 정립한다. 올해 AI 가전 라인업 확대에 집중했다면 내년 본격적으로 ‘AI 가전=삼성’ 공식을 각인시켜 소비자를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최근 정기 인사에서 DX부문에 마케팅, 브랜드 전문가를 등용하는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1일)부터 자사 첫 구독가전 서비스 ‘AI 구독클럽’을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에서 시작했다. AI 구독클럽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더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고, 이 중 90% 이상은 AI 제품으로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AI 제품 중심으로 운영해 AI가전=삼성 대세화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AI 구독클럽이 경기침체로 소비 둔화가 뚜렷한 가전 시장에서 한종희 부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정기 인사에서 유임된 한종희 부회장의 최대 과제도 정체된 가전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가전을 포함한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원에서 내년 100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구독 서비스의 특성상 이용자 이탈률이 낮아 일회성 구매에 그치지 않고 충성 소비자를 묶어두며 장기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락인(LOCK 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AI 구독클럽으로 가전 라이벌 LG전자를 추격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LG전자는 2009년 시작한 렌탈사업을 점차 발전시켜 2022년 본격적인 구독가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3분기 기준 LG전자의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와 HE 사업부 합산 누적 영업이익은 2조4405억원으로 삼성전자의 VD·생활가전사업부의 합산 누적 영업이익 1조5500억원과 비교해 약 2배 크다. 삼성전자는 구독 고객 특별 프로모션을 비롯해 다양한 제휴 및 마케팅으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 간다는 방침이다. 2025년 정기인사에서 DX부문이 DS(반도체)부문과 전자 계열사들이 기술 인재를 전면에 배치한 것과 달리 마케팅, 브랜딩 전문가를 주로 등용한 것도 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7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겸 글로벌브랜드센터장(사장)을 삼성전자 DX부문 브랜드전략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이원진 상담역(사장)을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 내정하면서 경영에 복귀시켰다. 특히 이원진 사장은 2014년 구글에서 영입된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로 삼성의 서비스 비즈니스를 만들고 성장시키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리더십을 입증했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경영일선으로 복귀해 글로벌 IT기업에서 축적한 경험과 소비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마케팅/브랜드/온라인Biz를 총괄할 예정이다. 11월 29일 진행된 부사장급 인사에서도 DX부문은 마케팅 전문가들을 대거 승진시키며 관련 리더십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부사장으로 승진한 노경래 DX부문 VD사업부 영업전략그룹장은 마케팅, 해외영업 등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VD 제품 영업 전문가로서 프리미엄 제품군의 시장 점유율 확대, 신제품 셀아웃 확판 등에 기여했다. 이 밖에 장소연 DX부문 한국총괄 마케팅팀 부팀장(부사장)은 브랜드 마케팅 및 제품 광고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AI 가전 마케팅 강화, Galaxy 브랜드 인식 제고에 기여한 인물이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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