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칠수밖에 없는 스윙, (김)영웅아 조금만 힘 빼라” 이대호 극찬…삼진 줄이고 AVG 올리는 특급조언[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짜 잘 칠수밖에 없는 스윙이다.” 이대호(43)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를 통해 야구인들과 야구토크도 하지만, 직접 아마추어 야구부를 돌며 거포를 찾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 공개된 컨텐츠에선 경상남고 양산에 위치한 물금고를 방문해 선수들을 지켜보고 어드바이스도 했다. 그런데 물금고 출신 김영웅(22, 삼성 라이온즈)이 마침 개인훈련을 하기 위해 등장했다. 삼성은 현재 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상은 비활동기간에 녹화한 듯하다. 이대호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타자답게 김영웅에게 특급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웅은 2022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해 3년차이던 2024시즌에 포텐셜을 터트렸다. 126경기서 타율 0.252 28홈런 79타점 OPS 0.806을 기록했다. 삼성을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3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 수년간 삼성 핫코너는 김영웅으로 고정될 전망이다. 단, 김영웅은 홈런에 비해 삼진이 155개로 다소 많았다. 사사구는 48개. 흔히 말하는 볼삼비가 나빴다. 많은 홈런에도 타율이 2할5푼대였던 이유다. 이대호는 이 대목을 지적했다. 슬럼프 기간을 줄이고, 좋은 타격감일 때 홈런을 더 많이 칠 수 있는 비법을 전수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타율이 2할7~8푼대로 오르면 홈런은 단순히 30개가 아닐 수도 있다. 이대호는 “영웅아, 급하다. 조금만 더 여유 있게 받아. 시간이 길다 보면 빨리 나가도 참을 수 있거든. 근데 이게 짧으니까 그렇다. 받는 시간이 좀 더 길어야 한다. 준비를 더 빨리 해서 조금 더 공을 받는 시간이 길어지면 내는 시간도 엄청 편해져. 스윙을 네가 분명히 다 가지고 있거든. 조금만 길게 보라고”라고 했다. 스윙의 길은 매우 좋은데 상체의 중심이동 과정이 다소 급하다는 얘기다. 스윙을 출발하는 타이밍을 조금 빠르게 설정해서, 히팅포인트까지 공을 보는 시간을 좀 더 늘리면 그만큼 참을 여유도 생기고, 좋은 공에 스윙하면 좋은 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 삼진은 줄어들고 애버리지는 올라가고, 잘 맞는 타구가 더 많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홈런도 늘어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윙 자세 자체는 좋다는 전제를 깐 것이다. 이대호는 “진짜 몸이 하나도 안 빠진다. (쓸 때 없는 동작이 없다는 얘기) 진짜 잘 칠 수밖에 없는 스윙이다. 힘도 좋아져서, 홈런 스물 몇 개~30개 치는 이유가 있다니까. 조금만 더 가볍게 치면, 90%로 탕탕 치면 너는 (힘이 좋고 스윙 자세가 좋아서)홈런이 돼. 네가 그렇게 세게 안 쳐도 홈런이 된다는 걸 느끼잖아? 그럼 네가 타율이 쫙 올라간다. 너무 오버스윙을 하면 홈런이 몇 개가 줄어든다. 그런 연습을 좀 해 놓으면 타율도 올라가고 타점도 더 많아지고 좋지”라고 했다. 좀 더 공을 여유 있게 보면서, 가볍게 치면 타율도 올라가고, 찬스에서 타점 생산력도 좋아진다. 이대호의 현역 시절 모습이기도 했다. 힘이 장사인데 가볍게, 부드럽게 스윙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타율도 통산 0.309였고 OPS도 통산 0.900이었다. 이대호는 조언을 이어갔다. “타석에서 안 좋을 때 급해지거든. 공을 길게 받아야 슬럼프도 줄어들고 좋을 때 더 (홈런을)많이 칠 수 있고, 강하게만 치려면 다 도망간다. 정타 연습을 많이 해놓으면, 조금만 더 길게 받으면 네가 속는 걸 20개만 참아도 20타석을 벌 수 있다. 안 좋은 공을 버리면 진짜 홈런이 더 나올 것 같다. 스윙이 진짜 빠르고 좋으니까. 네가 이 빠른 스윙을 믿어야 돼. 먹히면 어떡하나. 아 이거 늦으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보다, 니 포인트를 정해놓고 거기서 스윙을 하면 타율이 확 올라간다”라고 했다. 이후 이대호는 “영웅아 좀 더 빨리 들고 있어. (스윙 시작 타이밍을) 투수가 올라갈 때 들고 있어봐. 그렇지. 드는 게 빨라졌다. 쫙 들어보고 기다려. 확실히 조금 더 빨라졌다”라고 했다. 실제로 김영웅은 이대호의 조언을 소화하자 타구의 질이 더 좋아졌다. 김영웅이 볼삼비를 개선하면 애버리지와 홈런, 타점이 얼마나 올라갈까. 그러면 김도영이 가장 앞서가는 최고 3루수 레이스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항상 챙겨주는 것만 익숙했는데…" ML 28승 에이스, 호주에서 두산 선수단에 감동받은 사연[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메이저리그 28승의 콜 어빈의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줬다. 두산 관계자는 31일 "외국인투수 콜 어빈의 생일을 맞아 선수단과 외국인 선수 담당 매니저들이 논의, 점심시간을 활용해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37순위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은 어빈은 2021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10승 평균자책점 4.24, 2022시즌에도 30경기에서 9승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6시즌 동안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의 성적을 남긴 '현역 빅리거'. 지난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9경기(16선발)에 나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으로 부진한 어빈은 미네소타에서 40인 로스터에 제외됐고, 메이저리그 복귀라는 꿈을 안고 100만 달러 보장 계약을 통해 이번 겨울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1월 31일 어빈의 생일을 맞아 두산 선수단이 깜짝 생일 파티를 열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시드니 블랙타운에는 한국과 달리 근사한 케이크를 파는 베이커리가 많지 않았지만, 어빈의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 위해 외국인 선수 담당 매니저가 식료품점 네 곳을 돌며 케이크를 준비했다. 그리고 점심 식사가 끝날 무렵 깜짝 생일파티가 진행됐다. '캡틴' 양의지가 어빈이 식사를 마칠 때쯤 케이크를 전달했고, 두산 선수 전원이 축하의 노래를 불러줬다. 그리고 양의지는 어빈의 얼굴에 케이크를 묻히며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생일파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익숙한 풍경이지만, 빅리그의 경우 스프링캠프 일정이 2월부터 시작되는 까닭에 동료들로부터 생일 축하 케이크를 받은 것은 이번에 처음이었다. 두산의 투수 조장 홍건희는 "어빈이 이제 막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낯설 것이다. 동료들과 함께 콜의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게 돼 투수조장으로서 기분 좋다. 콜이 오늘을 계기로 두산베어스의 끈끈한 문화를 느꼈길 바란다(웃음)"며 "잘 적응해서 부상없이 좋은 성적으로 두산베어스 마운드를 이끌어주길 동료로서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어빈은 "팀 동료들이 이런 파티를 준비해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평소 생일을 잘 안 챙기는 스타일인데 부끄럽고 또 감동"이라며 "(미국 시절) 내 생일은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되기 전이라 항상 챙겨주는 것만 익숙했는데 동료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덕분에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KIA 김도영은 어차피 최정 못 넘는다? 빅 드림 있다…우선 꽃범호와 어깨 나란히, 최고 3루수 레이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차피 최정은 못 넘는다? 2024시즌 KBO리그 최고 레이스 3루수는 싱거웠다.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이란 돌연변이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2022년 입단할 때부터 제2의 이종범이란 타이틀로 유명세를 탔고, 3년만에 제대로 포텐셜을 터트렸다. 기대대로 리그를 씹어먹었다. 시즌 성적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대기록과 진기록 행진에 KIA 팬들을 넘어 리그 전체로 봐도 눈이 즐거운 이슈였다. 리그 최다 30실책을 범했지만, 3루수 골든글러브를 김도영이 아닌 선수가 받는 걸 상상하기 어려웠다. 만장일치가 안 된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김도영의 3루수 골든글러브 득표율은 무려 97.2%였다. 2위 송성문(29, 키움 히어로즈)이 1.4%였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압도적인 결과였다. 그런데 알고 보면 1.4%의 송성문이나, 1%의 최정(SSG 랜더스)도 나름대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 송성문은 142경기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OPS 0.927, 최정은 129경기서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 0.978이었다. 두 사람은 김도영이 없었다면 충분히 3루수 골든글러브를 가져갈 수 있는 성적을 냈다. 당장 김도영이 골든글러브 2연패 레이스에 송성문과 최정이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살짝 주춤한 노시환(25, 한화 이글스), 공수겸장이자 FA 계약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허경민(35, KT 위즈)도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 끝이 아니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3루수로 성장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영웅(22, 삼성 라이온즈), 4번타자 풀타임에 나설 문보경(25, LG 트윈스), 이적 후 잠재력을 터트린 손호영(31,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풀타임 3루수 가능성이 있는 김휘집(23, NC 다이노스), 3루에서 새 출발에 나서는 강승호(31, 두산 베어스) 등 올해 최고 3루수 레이스가 피를 튀길 조짐이다. 그래도 올해 최고 3루수 레이스에서 가장 주목받고,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큰 선수가 김도영이다. 위에 거론한 선수 전부 좋은 3루수지만, 야구 재능만큼은 김도영을 앞서갈 선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 김도영이 노력까지 하니, 골든글러브 수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흥미로운 건 김도영이 3루수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수상을 자랑하는 최정과 한대화(이상 8회)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김도영이 앞으로 4년간 KIA에서 더 뛰고, 그 사이 병역을 해결하면 2029시즌부터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3일 스프링캠프 출국장에서 공개적으로 빅 드림을 표명했다. 때문에 김도영의 골든글러브 수집은, 다시 KBO리그로 돌아오지 않는 한 최대 5개일 가능성이 크다. 6회 수상의 김한수도 넘기 어려울 수 있다. 김도영이 올해 3루수 글든글러브를 수성하면 이범호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범호 감독은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05년과 2006년에 2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통산 2회 수상자다. 김용희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과 박석민 두산 베어스 타격코치 역시 2회 수상자다. 김도영이 최고 3루수를 올해도 지키면, 내년엔 3회 수상의 홍현우와 김동주에게 도전하게 된다. 만약 이들마저 넘어서면 레전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연속 수상 부문을 보면, 4년 연속 수상자는 김재박, 이광은, 선동열, 김한수, 홍성흔, 손아섭 등 6명이다. 김도영이 2028시즌까지 3루수 골든글러브 타이틀을 계속 지키고 메이저리그로 떠날 경우, 극적으로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정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5년 연속 받았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작년보다 잘하려고 의식만 하지 않는다면 더 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본인도 40-40을 의식하진 않겠지만, 못할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부상만 조심하면 김도영은 어디까지 달려갈지 모르는 선수다. 올해도 한국야구의 가장 큰 흥행 아이콘이다.
전인미답 대기록, 불혹의 홀드왕이 도전한다…39세 30홀드→40세 38홀드→41세 시즌은?[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불혹의 홀드왕' 노경은(SSG 랜더스)이 KBO리그 최초의 기록에 도전장을 냈다. 실력과 내구성, 운이 모두 필요하다. 41세 시즌에도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까. 노경은은 마운드의 '풍운아'다. 2003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커리어 초창기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굴곡진 야구 인생을 겪었다.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2022년부터 SSG에서 뛰었다. 2021년 노경은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7.35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SSG에서 반등에 성공,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SSG에서 첫 시즌인 2022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로 호투했다.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했고, 시즌이 끝난 뒤 일구상 의지노력상을 받았다. 2023년은 불펜으로 정착해 9승 5패 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의 성적을 남겼다. 76경기에 등판하며 최다 등판 2위, 홀드 2위를 기록했다. 2024년 방점을 찍었다. 노경은은 77경기에 등판해 8승 5패 38홀드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40세 시즌에 최다 등판 공동 1위(두산 이병헌), 구원 최다 이닝(83⅔)을 소화했다. SSG 단일 시즌 최다 홀드를 찍었고, 커리어 최초 홀드왕에 등극했다. 2년 연속 30홀드는 KBO 역사상 최초다. 불펜 투수는 말 그대로 몸을 갈아 팀에 헌신하는 보직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다음 시즌 후유증으로 커리어가 꺾이는 경우가 많다. 노경은은 39세-40세 나이에 엄청난 등판 강도를 이겨내고 리그의 역사를 썼다. 최고령 홀드왕 기록도 갈아치웠다. 앞서 2007년 류택현(LG 트윈스)이 36세 시즌 23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했다. 노경은은 40세 나이로 홀드왕에 등극, '불혹'의 홀드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제 KBO 리그 최초의 3년 연속 30홀드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단일 시즌 30홀드는 총 12회 나왔다. 노경은을 제외하면 그 어떤 선수도 2년 연속 30홀드를 밟지 못했다. 노경은은 41세 시즌에도 다시 한번 30홀드 고지를 노린다. 거기에 40세 이상 투수 중 첫 2년 연속 20홀드도 바라볼 수 있다. '송골매' 송진우와 '필사마' 최영필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40세 시즌에 20홀드를 넘어선 투수는 노경은이 유일하다. 40세 이상 두 자릿수 이상 연속 홀드 기록은 최영필이 가지고 있다. 최영필은 40세 시즌인 2014년부터 42세 시즌인 2016년까지 3년 연속 10홀드(14-10-10)를 작성했다. 노경은이 이를 넘어서려면 앞으로 2시즌 동안 꾸준함을 보여야 한다. 2024시즌 종료 후 SSG는 노경은과 2+1년, 총액 25억원(계약금 3억 연봉 13억 옵션 9억)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최소 2년은 훌륭한 성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계약 후 노경은은 "팬분들께서 계약 소식을 많이 기다리셨던 걸로 알고 있다. 협상 기간 동안 많이 기다리셨을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전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조건으로 팀에 남을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선수로서 좋은 기억을 가진 구단에 남을 수 있어 기쁘다. 내년 시즌 준비 잘해서 항상 마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5년 SSG의 목표는 단연코 가을야구다. 노경은이 대기록을 작성한다면, SSG는 손쉽게 가을야구에 입성할 것이다.
“진짜 (KS)냄새만 맡았죠, 편안한 마음으로 했는데…” 삼성 40세 포수는 이제 KS 우승반지 욕심이 난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짜 냄새만 맡았죠 냄새만.”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40)는 언젠가부터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고 싶다”라고 했다. 그럴 만했다. 2023시즌까지 KBO리그에서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역대 22명의 선수 중 한국시리즈를 1경기라도 뛰어보지 못한 ‘유이’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런 강민호는 2024시즌 마침내 소원을 이뤘다. 한국시리즈 냄새를 맡고 가을야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제 2000경기 이상 나간 선수들 중 한국시리즈 냄새를 못 맡아본 선수는 손아섭(37, NC 다이노스)이 유일하다. 2004년에 데뷔해 20년만에 소원을 이뤘지만, 막상 한국시리즈 냄새를 맡아보니 냄새만 맡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강민호는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눈 앞에서 바라보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최고참으로서 막상 준우승이 확정되자 후배들을 달래느라 정신없었지만, 막상 한 숨 돌리고 보니 우승반지가 더욱 간절해졌다. 강민호는 지난달 31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를 통해 한국시리즈를 돌아봤다. 괌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에 녹화한 영상이 이날 공개된 듯했다. 3개월 가까이 지났으나 작년 10월28일, 준우승 순간의 아쉬움을 잊을 수 없다. 강민호는 “진짜 (한국시리즈)냄새만 맡았죠. 냄새 맞고 싶다고 하니까. 진짜 플레이오프 때 LG 이기면서 딱 올라갔을 때, 마음이 ‘이제 됐다. 이제 (한국시리즈)가서는 져도 괜찮아. 대신 즐기자’는 마음이었다. 어떻게 보면 저쪽(KIA 타이거즈)은 우승을 해야 하고, 우리는 도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좀 편안한 마음으로 했는데 2위를 하니까 우승 세리머니도 봐야 하고, 이게 막 악에 받치더라고요”라고 했다. 어떤 야구인들은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서 중도 탈락하는 것보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훨씬 잔인하다고 말한다. 상대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상실감이 상상 이상이라는 얘기다. 강민호의 얘기를 듣던 김태균 해설위원은 자신도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준우승을 해봐서 강민호의 마음을 안다고 했다. 김태균 위원은 당시만 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이후 한국시리즈 냄새도 못 맡고 은퇴했다. 강민호만큼은 꼭 우승하라고 격려했다. 그렇게 강민호는 더 이상 한국시리즈 냄새만 맡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획득에 도전한다. 올해 삼성은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이다. 겨우내 FA 시장에서 최원태를 영입해 아리엘 후라도~데니 레예스~원태인~최원태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1~4선발을 구축했다. 5선발도 좌완 이승현 등 타 구단들에 비해 약하지 않다. 젊은 선수들이 정체기를 겪지 않고 베테랑들과 조화가 이어지면, 올해 역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강민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계약만 네 번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개인적인 동기부여에 그만한 게 없다. 규모가 얼마든, 어떤 팀과 계약하든 FA 네 차례 계약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 여기에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미 7차례 수상한 골든글러브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꿈이 훨씬 클 듯하다.
'역시 류현진!' 희귀난치병 환아 사랑이 위해 후원금 전달…'아내' 배지현 아나운서 "따뜻한 응원 이어지길"[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류현진재단이 희귀난치병 사랑이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류현진재단은 31일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사랑이에게 특별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랑이는 지난해 갑작스러운 팔다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후 ‘듀센근이영양증’이라는 희귀 질환을 확진 받았다. 이 질환은 여아의 경우 국내 사례가 없을 정도로 희귀하며, 현재 치료제는 미국에서만 유일하게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제 ‘엘레디비스’의 가격은 46억원에 달한다. 사랑이의 아버지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지난 11월 5일부터 부산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46만명의 1만원 기적’을 목표로 한 이 도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며 13만명의 후원자가 17억원을 기부하는 뜻깊은 성과를 거뒀다. 이후 충북모금회와 협력해 모금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12월 31일까지 23억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그러나 여전히 치료비 마련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류현진재단 이사장 류현진은 사랑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후원금을 전달하며 힘을보태기로 결정했다. 팀 전지훈련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류현진 이사장을 대신해 배우자인 배지현 아나운서가 사랑이를 만나 직접 후원금을 전달했다. 배지현 아나운서는 “사랑이의 사연을 접했을 때, 류현진 이사장과 어떻게든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하며, “듀센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사랑이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따뜻한 응원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류현진재단은 2023년 9월 설립 이후 ▲희귀난치병 환아 장학금 지급 ▲야구용품 지원 사업 ▲자선 골프대회 개최 ▲유소년 야구캠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25년에는 나눔 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추억의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이 부활한다…KBO, 형지엘리트 윌비플레이와 ‘1982 DDM’ 프로젝트[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가 형지엘리트의 스포츠 브랜드 윌비플레이와 함께 추억 속 KBO 리그 구단의 레트로 유니폼을 선보이는 ‘1982 DDM’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982 DDM’은 1982년 KBO 리그 원년 개막식이 개최된 동대문야구장으로 대표되는 KBO 리그의 헤리티지를 재해석하여 야구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감각적인 레트로 의류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이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이하 크림)을 통해 출시되는 프로젝트의 첫 주인공은 ‘유니콘스’ 유니폼이다. 유니콘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총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통해 왕조를 구축하는 등 KBO 리그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구단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1982 DDM의 유니콘스 유니폼은 화이트 또는 블랙 바탕에 그린과 옐로 라인이 들어간 디자인으로 깔끔하면서도 강력한 배색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유니콘스의 시그니처였던 블랙과 실버 조합의 유광 점퍼도 함께 선보인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유니콘스 전성기를 이끈 투수이자 KBO 리그 레전드 40인으로 선정된 ‘20세기 마지막 20승 투수’ 정민태 코치가 화보 모델로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정민태 코치는 1996시즌부터 2000시즌까지는 무려 5시즌 연속 200이닝 이상을 투구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으며, 2000년 7월 30일 수원 두산 경기부터 2003년 8월 31일 수원 두산 DH2차전까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패배 없이 선발로만 KBO 리그 역대 선발 최다 연승인 21연승을 이어가며 ‘불패’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이번 유니콘스 관련 제품은 3일 크림과 윌비플레이 자사몰 동시 오픈을 시작으로 오는 9일까지 일주일간 판매된다. 크림에서는 기획전 기간 동안 10% 할인 행사와 정민태 코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광 점퍼를 100원에 증정하는 드로우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KBO와 형지엘리트는 이후에도 다양한 추억 속 구단의 레트로 유니폼을 선보일 계획으로, 중·장년 야구팬은 추억을 되새기고, 해당 시절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 팬은 이를 통해 레트로 감성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탈잠실→입라팍' 구장 변경만큼 중요하다…삼성의 최원태 영입, 성패 가를 조건은 '수비력'[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2024시즌 종료 후 FA 시장 최대어 중 하나인 최원태를 영입했다. 최원태는 홈구장이 KBO리그에서 가장 큰 잠실야구장에서, 타자 친화 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바뀌게 됐다. 홈구장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삼성의 팀 수비력도 성적을 가늠할 조건이다. 삼성은 최원태와 4년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연봉 합계 34억원·인센티브 합계 1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아리엘 후라도까지 손에 넣으며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꾸렸다. 삼성은 "2025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최원태는 2017년 이후 8년 동안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KBO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073⅓이닝을 소화했다. 또한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의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질 수 있는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다. 지난 시즌에는 24경기(23선발)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가장 큰 변화는 홈구장이다. 최원태는 2024시즌까지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 잠실 야구장은 좌측 100m-중앙 125m-우측 100m를 자랑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야구장이다. 반면 라이온즈파크는 99m-122m-99m로 크기가 작다. 게다가 특유의 각진 외야 구조로 좌우중간이 짧아 투수 입장에선 불리한 편이다. 최원태의 장기는 땅볼 유도다. 키움 시절부터 투심 위주의 투구패턴을 가져가며 무수한 땅볼을 유도했다. LG로 팀을 옮긴 후 포심 패스트볼을 섞어가며 뜬공 비율이 늘었지만, 여전히 땅볼 유도가 많은 편이다. 2024년 최원태의 땅볼 비율은 47.6%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11위에 해당한다. 기존 삼성 투수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서 말했듯 최원태는 LG 시절 포심 패스트볼 비율을 늘렸다. 히어로즈에서 뛸 때는 50%를 넘나드는 투심 비율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투심 18.2%, 포심 21.0%의 비율을 보였다. 다시 투심을 늘린다면 땅볼은 더욱 늘어나고, 피홈런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땅볼 투수는 수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원태의 통산 9이닝당 탈삼진 비율(K/9)은 6.49로 높지 않다. 스스로 위기를 탈출하기 보다는 수비와 협력이 필요한 투수다. 수비력, 특히 내야 수비력에 따라 성적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작년 최원태의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은 4.62로 평균자책점인 4.26과 괴리를 보였다. 수비의 도움을 받았거나, 운이 좋았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삼성의 수비력은 어떨까. 2024시즌 삼성의 수비 효율(DER)은 0.690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내야 실책 개수도 52개로 리그 최소다. 야구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평균 대비 내야 수비 득점 기여도 역시 26.77로 리그 1위다. 수비 기여도는 신뢰도가 높지 않은 기록이지만, 삼성이 유독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2025시즌 삼성의 내야진은 1루수 박병호-2루수 류지혁-유격수 이재현-3루수 김영웅으로 꾸려질 공산이 크다. 안주형, 전병우 등의 자원이 내야 백업을 맞는다. 신구조화가 깔끔하고, 올해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은 2025시즌 KIA 타이거즈의 대항마로 꼽힌다. 최원태의 활약 여부에 따라 올해 농사 결과가 달라진다. 최원태는 삼성의 수비진의 도움을 받아 커리어 하이를 쓸 수 있을까.
'예비 FA인데 연봉 5000만원 삭감' 슬라이더→포크볼 변신은 계속되는데…한화 아픈 손가락, FA로이드 폭발할까[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의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가 2025년 30세 시즌을 맞이한다. 그간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알을 깨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범수는 한화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을 정도로 촉망받던 유망주였다. 150km/h를 넘나드는 좌완 강속구는 프로에서 무조건 먹힌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언제나 김범수의 발목을 잡았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5.47이며,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5.29다. 긁히는 날은 '언터쳐블'이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는 날은 볼넷을 내주다 자멸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난 시즌도 쉽지 않았다. 김범수는 39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4홀드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앞선 2시즌 27홀드와 18홀드를 올리며 필승조로 안착하는 듯싶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연봉도 1억 9300만원에서 1억 4300만원으로 5000만원이 삭감됐다. 매 시즌 김범수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범수는 2021년까지 직구 구사율이 60%에 육박하는 투수였다. 2022년부터 직구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의 비율을 끌어올렸다.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은 2022년 각각 42.0%-41.6%였고, 2023년은 42.8%-40.2%가 됐다. 2024시즌은 포크볼을 추가했다. 시즌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며 포크볼을 익혔다. 이전까지는 우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지난 시즌은 포크볼(14.3%)을 장착하며 체인지업(0.7%)을 사실상 버렸다. 포크볼 장착의 여파일까,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았다. 포크볼의 피안타율은 0.200으로 준수했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피안타율 0.298 피장타율 0.617로 흔들렸다. 2022시즌 슬라이더의 피장타율은 0.293, 2023시즌은 0.315에 불과했다. 2025시즌을 마치면 김범수는 FA 자격을 얻는다. 팀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위력적인 좌타자는 늘어나는데, 한화는 마땅한 불펜 필승 카드가 없다. 탈삼진 능력을 갖춘 김범수가 필승조로 활약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김범수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FA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FA를 앞둔 선수들은 소위 'FA로이드'를 맞는다고 한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생겨 커리어하이를 찍곤 한다. 김범수도 FA를 맞아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을까.
'16년 전 대선배 전철 밟나' 미완의 대기, 25세 시즌 잠재력 폭발…더욱 기대되는 2025년[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좌타 거포 유망주 윤정빈이 드디어 껍질을 깨기 시작했다. 25세 시즌에 마침내 팀 내 입지를 다졌다. 공교롭게도 16년 전 삼성에도 뒤늦게 잠재력을 만개, 대타자로 거듭난 선배가 있다. 윤정빈도 이 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부천고를 졸업한 윤정빈은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2순위로 삼성의 지목을 받았다. 지명 당시 삼성의 차세대 파워히터로 많은 이목을 끌었지만, 이른 1군 데뷔보다는 2군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상무에서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한 뒤, 2022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프로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22시즌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안타는커녕 볼넷도 얻어내지 못했다. 2023시즌은 28경기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타율 0.147 OPS 0.561로 여전히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25세가 된 2024년 드디어 팬들에게 '윤정빈' 이름 석 자를 알렸다. 69경기에 출전해 46안타 7홈런 20타점 타율 0.286 OPS 0.831로 훌륭한 기록을 남긴 것.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조정 득점 창조력(wRC+)도 커리어 처음으로 113.7을 기록, 처음으로 리그 평균보다 뛰어난 공격력을 보였다. 유독 강렬한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지난해 6월 20일 SSG 랜더스전 솔로 홈런으로 팀 통산 5만 안타를 장식했다. 6월 25일 LG 트윈스전 9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며 케이시 켈리의 퍼펙트게임을 무산시켰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2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3득점 맹타를 신고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었지만 2번 타순에서 뇌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번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연봉이 크게 늘었다. 윤정빈의 연봉은 3700만원에서 7400만원으로 100% 상승했다. 100% 인상률은 팀 내 3위다. 16년 전인 2008년, 25세 최형우도 그간 설움을 씻어내며 KBO 최고 타자로 발돋움을 시작했다. 그전까지 최형우는 1군 6경기에 출전해 2안타에 그쳤다. 이후 삼성에서 방출됐지만, 설움을 딛고 경찰청 야구단에서 다른 선수가 됐다. 삼성에 다시 입단한 최형우는 2008년 126경기 106안타 19홈런 71타점 타율 0.276 OPS 0.851로 펄펄 날았다. 이후 삼성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최형우 전성시대를 열었다. 물론 최형우에 비하면 윤정빈의 활약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2024년 보인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2023년 22.7%에 그친 뜬공 타구 비율이 2024년 44.0%로 상승했다. 드디어 공을 띄우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급상승한 것. 우완 상대 성적도 주목할 만하다. 윤정빈은 우완 투수 상대로 타율 0.299 OPS 0.887로 매우 강했다. 약점도 분명한 선수다. 좌완 상대 성적은 타율 0.208 OPS 0.509로 아쉽다. 그러나 후반기로 한정한다면 좌완 상대 타율 0.357 OPS 0.829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력도 담금질이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1차전 팀이 1-0으로 앞선 7회 실책성 플레이를 저지르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지만, 박진만 감독의 눈에 들려면 수비는 필수다. 윤정빈과 최형우는 공통점이 많다. 25세 시즌에 성적을 내기 시작했고, 수비보다는 타격에 강점이 있는 우투좌타 외야수다. 대선배 최형우는 26세 시즌인 2009년 23홈런을 터트리며 완벽하게 삼성 4번 타자로 자리 잡았다. 역시 26세가 되는 윤정빈의 2025년은 어떨까. 선배처럼 삼성의 대들보로 성장할 수 있을까.
160km 파이어볼러, 고영표 원포인트 레슨→S비율 60%→프리미어12 무실점…제구 실마리 찾았을까?[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 김서현은 160km/h를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랑한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제구에 발목을 잡혀 어려움을 겪었다. KBO리그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고영표를 만나고 국제대회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드디어 제구력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김서현은 지난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16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큰 관심을 받았다. 반면 제구가 안정되지 못해 기복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첫 시즌부터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2023년 김서현은 20경기에 출전해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의 성적을 남겼다. 22⅓이닝 동안 26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23개의 볼넷도 함께 내줬다. 지난 시즌 김경문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필승조로 활약했다. 2024년 김서현은 37경기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직전 시즌 9.27에 달했던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7.51로 감소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15이닝 5볼넷 BB/9 3.00을 마크했다. 압도적은 구위를 바탕으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됐다. 쿠바와의 평가전에 등판해 1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서현은 고영표(KT 위즈)가 투구폼에 대한 팁을 줬다고 했다. 당시 김서현은 "고영표 선배가 폼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많은 부분이 아니라 팔 앞부분을 조금만 잡아주고 가면 제구 잡는 데 훨씬 편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고영표는 현존 KBO리그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투수다. 통산 BB/9가 1.43에 불과하다. 2023시즌에는 0.98로 KBO리그 역사상 가장 낮은 볼넷 비율을 작성했다. 김서현과 같은 사이드암이기에 많은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류중일 감독도 김서현의 변화에 놀란 눈치였다. 류중일 감독은 "3볼에서 투수가 사실 변화구 잘 안 던진다. 그런데 (슬라이더를) 던지고, 두 번째 또 던지더라. 세 번째 또 던져서 그걸 딱 잡아내더라. 대성할 수 있는 선수다. 빠른 볼에 변화구만 장착이 되면 최고 투수다"라고 했다. 프리미어12 본선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김서현은 총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대만전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시작으로, 일본전 0.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도미니카 공화국전 1.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주전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프리미어12에서 총 70구를 던졌고, 이 중 42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았다. 비율로 환산하면 60%가 된다. 2023년 김서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46.1%였고, 지난 시즌은 55.1%였다. 짧은 기간이지만 역대 가장 높은 스트라이크 투구 비율을 보인 것. 사실 김서현 제구 문제는 투구폼의 영향이 컸다. 공을 던질 때마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마다 팔 각도가 달라졌다. 이 때문에 김서현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비시즌 내내 밸런스 위주의 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김서현은 올 시즌부터 등번호 44번을 단다. 44번은 친형 김지현이 SSG 랜더스에서 쓰던 번호다. 소래고-인하대를 졸업한 김지현은 2024년 육성 선수로 SSG에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를 소화했고,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김서현은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44번을 썼고, 이제 소속팀에서도 형의 번호를 달고 뛴다. 많은 강속구 투수가 '제구'를 잡지 못해 쓰러졌다. 지금까지는 김서현도 타자와 싸우기보단 자신과 싸우기 바빴다. 고영표의 조언을 받았던 프리미어12에서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였다. 스프링캠프 담금질을 통해 더욱 제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애리조나서 설 보낸 키움, 외인들 '함박미소'…'사비 500달러' 홍원기 감독배 제기차기 우승팀은?[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맞이한 설 명절을 뜻깊게 보냈다. 키움은 설 당일인 29일(현지시각) 오전, 구단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는 선수단을 위해 특식과 함께 민속놀이 대결 이벤트를 준비했다. 홍원기 감독의 사비로 마련된 500달러 상금을 걸고 투수조와 야수조,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4개 조가 제기차기와 단체 줄넘기 대결을 펼쳤다. 야수조 대표 푸이그와 프런트 대표 직원 간의 제기차기 결승전에서는 접전 끝에 프런트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점심 식사로는 떡국과 전 등 명절 음식을 특식으로 제공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선수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한국의 명절을 처음 경험한 외국인 투수 로젠버그는 “설은 한국에서 가장 의미 있는 명절이라고 들었다. 특히 떡국을 먹으면 1살을 더 먹는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제기차기와 줄넘기도 정말 재밌었다. 하는 방법을 몰라 어리둥절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웃고 즐기다 보니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카디네스는 “훈련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 모처럼 웃으며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명절 음식도 맛있었다. 좋은 시간 보낸 만큼 오늘 훈련도 더욱 열심히 집중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팬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식과 민속놀이로 명절 분위기를 즐긴 키움 선수단은 2025시즌을 대비해 강도 높은 훈련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정말 맛있고, 재밌는 식사였다" ML 45홈런 타자도 홀딱 반했다…'호주 시드니에서' 두산의 특별했던 설 명절[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정말 맛있어서 남기지 않고 먹었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2025시즌을 위해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명절 음식을 마련했다. 두산은 선수단을 위해 점심 메뉴로 떡국과 갈비찜, 전, 잡채, 나물 등 명절 특식을 마련했다. 현지 선수단 식사 업체를 통해 명절을 맞은 선수들이 훈련 중 잠시나마 분위기를 전환하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함이었다. 두산에서는 처음 '캡틴'의 중책을 맡게 된 양의지는 "한국에서 먹는 수준의 훌륭한 명절음식들이었다. 준비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가족들과 떨어져있어 아쉽지만 나도 후배들도 명절 기분을 내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그리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7시즌 동안 523경기에 출전해 337안타 45홈런 176타점 타율 0.236 OPS 0.692의 성적을 남긴 뒤 올해 두산에서 활약하게 된 제이크 케이브도 명절 음식이 꽤나 입에 잘 맞았던 모양새다. 케이브는 "한국의 설날에는 어른들께 큰절을 한 뒤 세뱃돈을 받고,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나이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떡국을 뱉고 싶었지만(웃음) 정말 맛있어서 남기지 않고 먹었다. 재밌는 식사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박준순 또한 "할머니집에서 먹던 맛이었다. 명절 생각도 없이 운동하던 중 이런 음식들을 먹게 돼 기분 좋다"며 "힘내서 더욱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두산 선수단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3명, '신인' 박준순, 홍민규를 포함한 선수단 44명 등 총 57명이 1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은 내달 16일까지 호주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18일부터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에서 본격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카디네스 놀라운 한글 딕션…홈런쇼 약속, 어? 개막전부터 ‘태업 이슈’ 삼성이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세요.”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타자 루벤 카디네스(28)가 놀라운 한글 딕션을 뽐냈다. 카디네스와 야시엘 푸이그, 케니 로젠버그로 이어지는 외국인선수 3인방은 29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키움 팬들에게 인사했다. 로젠버그가 가장 먼저 한글로 “안녕하세요”라고 했지만, 이 정도는 어지간한 외국인이 어렵지 않게 발음 가능하다. 놀라운 건 카디네스. 카디네스는 “안녕하세요를 어떻게 하더라”고 하더니 “안녕하세요”를 역시 정확하게 발음했다. 계속해서 카디네스는 “루벤 카디네스이고, 외야와 1루를 맡고 있고, 캘리포니아에서 왔다. 키움 히어로즈에 합류하게 돼 기쁘고, 올 시즌 건강하게 잘 마무리할 것이다. 빨리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 함께하게 돼 너무 기쁘고 기대가 됩니다. 이 팀에서 뛰게 돼 기쁘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이번에 만나게 된 히어로즈 선수들과 함께 뛰게 돼서 너무 뜻깊고 흥분된다”라고 했다. 또한, 카디네스는 “많은 홈런을 치고 싶고,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 그래도 무엇보다 최우선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처음 온 내게 선수들이 너무 친근하게 대해줘 고맙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시즌 동안 소통하며 잘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 내게 사인과 사진을 편하게 요청해주세요. 가족과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면 좋겠다. 날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이었다. 카디네스는 상당히 정확한 발음으로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세요”라고 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가 아닌 간단한 문장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앞으로 기대”를 먼저 발음한 뒤 오른쪽을 쳐다보며 힌트를 얻어 “해주세요”라고 했다. 카디네스는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에 잠시 몸을 담았다가 태업 논란 끝에 퇴단했다. 7월19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서 데뷔한 뒤 허리 통증으로 쉬다 돌아왔다. 그런데 8월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서 중견수 대수비로 나가자마자 일명 ‘산책수비’를 하며 박진만 감독의 분노를 일으켰다. 곧바로 교체됐고, 삼성과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올 시즌 키움이 카디네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카디네스의 부상이 허리가 아닌 옆구리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키움은 카디네스의 부상이 허리가 아닌 옆구리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삼성과 카디네스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키움 주장 송성문도 “당시 오해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카디네스의 실력과 인성은 올해 키움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단 키움으로선 좋은 시작이다. 카디네스가 저 정도의 정확한 한글 발음을 보여주려면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을 했다는 의미다. 구단 유튜브 제작진의 요청이 곧 팬들과의 소통임을 알고 진심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은 올 시즌 3년 전 검증된 메이저리그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와 카디네스로 외국인 쌍포를 구축했다. 두 사람을 중심타선에 배치해 타선 약점을 최대한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카디네스의 스윙을 보더니 단박에 홈런생산력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푸이그와 카디네스가 합계 50홈런만 쳐주면 대성공이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만남인가. KBO가 발표한 올해 정규시즌 일정에 따르면 키움은 3월22~23일 개막 2연전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그것도 장소가 대구다. 카디네스가 키움 데뷔전서 사연이 있는 삼성을 상대로 제대로 한 방을 겨누게 된다. 더 놀라운 건 삼성이 개막 2연전서 새 외국인투수 아라엘 후라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후라도는 지난 2년간 키움에서 뛰었다.
“어머니와 할머니를 위해” 급기야 한국을 위한 이것까지 예약…KIA 올러의 팔과 다리가 예사롭지 않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방암에 걸렸던 어머니와 할머니를 위해.”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투수 애덤 올러(31)는 2024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8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5.31에 머물렀다. 메이저리그 통산성적도 36경기서 5승13패 평균자책점 6.54다. 마이너리그 통산성적 역시 148경기서 41승28패 평균자책점 4.57. KIA가 그런 올러에게 100만달러 계약을 안긴 이유가 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러의 2024시즌 포심 평균구속은 93.7마일(150.8km)로 괜찮았다. 미국에서야 평범했지만, KBO리그에서 최고구속이 아닌 평균구속 150~151km는 경쟁력이 있다. 포심은 최고 153~154km가 기대된다. 지난해 포심 피안타율이 0.314였으나 수평무브먼트가 메이저리그 평균 대비 4.9인치 좋았다. 포심인데 일반적인 포심이 아니란 얘기다.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지 않으면 포심도 쉽게 난타 당하지 않을 듯하다. 결정적으로 지난 시즌 25.8% 구사율을 기록한 슬러브가 눈에 띈다. 슬러브 피안타율은 0.136이었다. 커브보다 빠른데 커브와 슬라이더의 특성을 모두 가진 구종이다. KBO리그에선 미지의 구종. 예전부터 통용된 구종이지만, 유행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대목에서 올러가 상당한 이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올러는 제임스 네일과 함께 KIA의 V13을 견인해야 할 핵심전력이다. 양현종과 함께 강렬한 1~3선발을 구축하면 KIA의 페넌트레이스가 한결 편안해질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KIA 외국인투수는 건강, 적응, 부진 등 이슈가 적지 않았다. 네일이 모처럼 건진 효자였고, 올러가 뒤를 따를 수도 있다. 그런 올러는 타투 마니아다. 28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가 공개한 올러의 팔과 다리에는 각종 타투가 새겨져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왼 팔에는 갑옷을 입은 곰, 어머니와 할머니의 유방암 투병 당시 쾌유를 바라는 전용 문양, 어두운 숲에 까마귀 세 마리가 있는 그림, 뒤편에는 비둘기를 각각 새겨 넣었다. 오른 팔은 일종의 여권이다. 올러가 방문한 국가를 상징하는 동물을 새겼다. 키위새(뉴질랜드), 캥거루(호주), 데킬라 병(멕시코), 미완성인 단풍 잎(캐나다)이 보인다. 올러는 “오른팔은 여권 같은 느낌이다. 올 시즌에는 한국을 새길 것이다”라고 했다. 불닭이 첨가된 라면을 상징하는 그림을 새길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양 다리에도 각종 타투가 보인다.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올러와 갸티비 제작진의 대화를 지켜보던 제임스 네일은 “네가 말하는 걸 하나도 모르겠다”라고 했다. 올러는 웃더니 “난 만화가 좋다”라고 했다. 야구만 잘하면 취미가 무슨 대수랴. 어머니와 할머니를 상징하는 타투까지 있으니 효자다.
“마음이 8~90%(은퇴로) 넘어갔는데…이제 해봐야 1~2년” 한화→삼성→한화→롯데→키움 36세 멀티맨 최후의 도전[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해봐야 1~2년.”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36)은 2024시즌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되자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미련을 접기 직전까지 갔다. 에이전시에 새로운 팀을 알아봐 달라고 했지만, 선뜻 오선진에게 손을 내미는 팀이 없었다. 키움은 정말 극적으로, 마지막으로 오선진에게 기회를 준 팀이다. 지난 23일 키움의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오선진은 “신인 때 마음가짐이다. 방출된 다음에 팀을 구해서 온 것이라서 특히 올 시즌은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라고 했다. 이런 얘기도 했다. 오선진은 “다른 팀들 연락을 기다렸는데 없었다. 내가 알아보기도 했고 에이전트에게 여쭤봤는데 서로 맞은 것 같다. 선수를 할 마음은 있었는데 연락이 안 와서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알아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선진은 “키움이라는 팀은 내가 선수로 뛸 수 있는 마지막 팀이다. 안 되면 이제 다른 쪽을 좀 알아보려고 했다. 거의 마음이 8~90% (은퇴로)넘어가는 상태였는데 계약하자고 연락이 와서 기분 좋게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최후의 도전이다. 키움은 내야 뎁스가 리그에서 가장 얇은 팀이다. 오선진이 2루수, 유격수, 3루수 모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이제 앞으로 야구 할 날이, 해봐야 1~2년이다. 젊은 친구가 많다. 젊은 친구와 잘 어울리고 스며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했다. 주전에 욕심을 내겠다는 게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어차피 리빌딩팀 키움에서 자신에게 전폭적 지지를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오선진은 “후배들과 같이 열심히 하면, 그 자리는 누군가 차지하는 것이고, 그런 것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곳에서 최대한 하겠다. 수비의 강점이 그래도 있기 때문에 주전을 받쳐주는 백업이라든지 또 하다 보면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질 때 주전으로 나갈 수도 있다. 그걸 먼저 생각한다”라고 했다. 현역 말년이다. 이제껏 그렇게 못했는데, 키움에선 내려놓고 즐겁게 할 생각이다. 오선진은 “그동안 쫓기는 마음이 있었다. 작년에도 롯데에서 첫 시즌이라 ‘뭔가 잘 해야 되겠다. 뭔가 보여줘야 되겠다’ 이런 마음이 강했다. 올해는 대충대충 하겠다는 건 아니고, 조금 편하게, 젊은 선수들과 즐기면서 열심히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키움은 역시 젊은 선수들의 팀이다. 오선진은 “분위기 리더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나서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힘든 선수가 보이면 대화도 하고, 훈련을 하면서 나도 팀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부상 없이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오선진과 같은 내야 멀티맨은, 장기레이스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키움 내야진은 너무 변수가 많다. 혹시 눈에 띄는 모습이 있으면 주전급으로 쓰임새가 커질 수도 있다. 키움은 홍원기 감독의 말대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팀이다.
“복귀전 초구 155km” 이의리는 내년이 더 기대돼…양현종+윤영철+김도현+김태형까지? KIA 2026 선발왕국 꿈 아니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복귀전 초구 155km.”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올해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23)를 절대 무리하게 쓸 생각이 없다. 2023년 6월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애당초 올해 6월 정도로 1군 복귀시점을 잡았다. 지난 23일 미국 어바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에도 올 여름을 얘기했다. 재활속도는 확실히 빠르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피칭을 해야 하는 단계다. 피칭을 해야 3~4월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테이션을 돌면서 투구수를 차근차근 올릴 수 있다고 트레이닝파트에서 얘기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자 지금부터 투수코치가 옆에서 봐주면서 피칭을 들어가야 하는 시기이니 스프링캠프를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준비를 시킨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도 이의리도 올 시즌은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이 아무리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1년만에 예전의 100% 컨디션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복귀 자체와 별개로 투구 감각을 찾는데 2년 넘게 걸리는 투수들도 있다. 물론 이의리는 올 겨울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복귀전 초구 155km로 스트라이크”라고 했다. 파이어볼러가 재활 후 예전의 스피드를 내고 싶은 마음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역시 무리하면 탈 난다. 즉, 진정한 복귀 원년은 2026년이라는 게 이범호 감독 시각이다. 올해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음을 확인하면 OK다. 돌아와도 투구수, 이닝수, 등판간격 및 등판횟수를 철저히 조절한다. 기존 제임스 네일~양현종~애덤 올러~윤영철~김도현 혹은 황동하에 붙는 보너스 투수라고 보면 된다. 대신 올해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면 2026년엔 정말 강해질 수 있다. 구속과 구위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제구 기복까지 회복하면 양현종을 대신할 토종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은퇴한 차우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칫칙 Chit Chit을 통해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KIA 선발진을 향한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 양현종~이의리~윤영철에 우완 파이어볼러 김도현까지 자리잡을 수 있다. 이의리와 윤영철이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김도현이나 황동하가 완전히 선발로 자리잡는 것도 필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의 가능성도 분명히 높게 평가한다. 여기에 올해 데뷔할 우완 신인 김태형도 KIA의 간판 우완 파이어볼러 선발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아직 뚜껑도 열지 않은 신인이다. 시행착오가 필수적으로 따라붙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 뽑은 투수들 중 가장 기대치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의리, 윤영철에 이어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당장 자리가 빡빡해 보이지만 그건 교통정리 하기 나름이다. KIA가 오랫동안 강팀으로 군림하려면 젊은 선발투수 육성은 필수다. 실제 구단도 그걸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김태형은 이미 150km대 초반의 포심을 찍는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구사한다. 멘탈이 좋고 경기운영능력도 준수하다. 프로 수준에는 조금씩 미치지 못하지만 보통의 신인들과 확실히 다르다. 꾸준히 기회를 주면 포텐셜을 빨리 터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런 측면에서 KIA에 앞으로 1~2년이 참 중요하다. 대투수 양현종의 부담을 서서히 줄이면서 젊은 선발투수들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확대할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이미 양현종에게 더 이상 170이닝씩 맡기지 않기로 했다. 그래야 양현종도 롱런하고, 팀도 살 수 있다. KIA가 양현종과 윤석민이 막 나왔던 그 시절 이상의 선발왕국에 다시 도전한다. 이미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내 리뷰도 한 번 해주면 안되나 했는데..." 킹캉스쿨이 응답했다, NC 외야 경쟁 불 붙인다[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NC 다이노스 외야수 김성욱이 FA 계약을 체결하고 새 시즌을 맞이한다. 보다 간절한 마음이 생겼다. 김성욱은 NC와 2년 최대 3억원 FA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2012년 3라운드 전체 32번으로 NC 다이노스에 지명된 김성욱은 창단 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선수다. NC 소속으로 962경기 출장해 타율 0.238 78홈런 293타점을 기록했다. 김성욱의 출장 기록은 구단 최다 출장 기록 4위이며 홈런 기록은 구단 최다 홈런 기록 8위에 해당된다. 계약 후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구단의 창단 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선수인 김성욱 선수와 계속해서 함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김성욱 선수의 합류로 장타력과 기동성을 갖춘 라인업을 운영 가능하게 되었다. 김성욱 선수의 수비력, 장타력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넓은 수비 범위에 어깨가 강헤 타 구단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NC는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해를 넘겼고, NC와 계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FA 계약이 늦은 것도 있고, 아직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1차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는 가지 않는다. 2차 캠프가 열릴 대만 합류를 노릴 예정이다. 최근 창원에서 만난 김성욱은 "(FA 계약을 해서) 홀가분하다. 잘하면 되니 좋게 생각하려 한다"며 "창단 후 처음 들어온 팀에서 계속 뛸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한 팀에서 최대한 오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운동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되서 확실히 홀가분해졌다"고 웃어보였다. 지난해 김성욱은 129경기 타율 0.204(358타수 73안타) 17홈런 60타점 10도루 OPS 0.671을 기록하며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4년 만에 10홈런으르 달성하긴 했지만 2할 초반대 타율이 아쉽다. 올 시즌에는 장점인 장타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잡았다. 김성욱은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내 것을 잘 만들어야 한다.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억지로 장타를 줄이기는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새롭게 변화를 주며 한 시즌을 치렀다. (결과를) 어느 정도 아는 상황에서 시작하니 그것에 맞게끔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즌 종료 후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자신의 유튜브에 김성욱 타격 분석 영상을 올렸다. 강정호는 김성욱 타격 모습에 대해"왼 어깨가 빨리 오픈되면서 등이 보인다. 스트라이드를 할 때 엉덩이가 거의 안 나간다"라며 코멘트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아직 잠재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바라봤다. 김성욱도 영상을 봤다. 반가운 마음이 컸던 듯 했다. 그는 "나에 관한 리뷰를 봤다. 그런 걸 찾아보는 것도 좋아한다. 내 리뷰도 한 번 해주면 안 되나 생각하고 있었다"며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오른쪽 옆구리 쪽에)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걸 이론적으로 알고, 다 아는 상식인데 막상 시즌을 치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바뀐다. 체력도 어느 정도 영향 있고, 멘탈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복합적으로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시즌에는 또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호준 NC 신임 감독은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과 박건우를 외야 수비에 많이 내보내려고 한다. 이들이 지명타자로 나설 때 외야 한자리에 출전했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김성욱은 "아쉽긴 하지만 항상 주전 중견수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빈자리가 생기면, 그곳을 메워야 하는 선수라 생각했다. 아프거나 다친 선수가 있어 공백이 생길 때 내 역할을 하려는 생각이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김성욱은 "경쟁을 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매 시즌 경쟁이었다. 그래도 내가 잘해야 한다. 경기장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생각하며 준비하려고 한다. 올 시즌에도 1군에서 계속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보시면 압니다” KIA 김도영 KS·프리미어12 0실책, 우연 아니었다…ML 레이스 탄력? 무결점 3루수 가자[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시면 압니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에게 지난 23일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올해 실책이 확 줄어들겠죠”라고 하자 나온 답변이었다. 김도영이 2년 연속 실책왕에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범호 감독 역시 2024시즌 30실책 악몽을 올해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심지어 평소에도 “도영이는 수비를 잘 한다”라고 한다. 고교 시절까지 거의 유격수만 하던 선수가, 프로에서 처음으로 전문적으로 3루수를 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지난 3년은 큰 틀에선 ‘수비 성장통’의 시간이었다. 유격수와 3루수는 엄연히 스텝이 다르다. 실전서 바로 익숙해질 순 없었다. 공격보다 수비의 발전 속도가 늦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타격과 주루는 이미 ‘넘사벽’이다. 그래서 발전속도가 더뎌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잊으면 안 된다. 김도영은 이제 겨우 프로에서 3년 뛴 선수다. 앞으로 야구를 잘 할 날이 훨씬 길게 남아있는 선수다. 작년 센세이션한 활약과 정규시즌 MVP도 시작일 뿐이다. 그런 김도영이 유일한 아킬레스건마저 해결한다면. 무결점 3루수로 거듭난다. 이범호 감독은 일찌감치 올해 김도영의 실책이 20개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달라질 조짐도 보였다. 그 숨막히는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수비전문가 류중일 전 대표팀 감독도 대표팀에서 김도영의 수비를 체크한 뒤 ‘달라졌다’고 인정했다. 김도영이 한국시리즈, 프리미어12서 보여준 안정감 있는 수비는 절대 우연이 아니다. 철저히 노력의 산물이다. 화려한 방망이에 가렸을 뿐, 김도영이 그동안 수비를 잘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걸 알만한 사람은 안다. 무엇보다 본인이 수비를 잘 하고 싶어 하는 욕심, 책임감이 강하다. 특히 한여름에 타격훈련을 건너 뛰어도 박기남 수비코치와의 핸들링 훈련은 빼먹지 않았다. 어느 날 박기남 코치에게 물어보니 점점 좋아진다는 답변을 들었다. 사실 작년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김도영의 수비훈련을 직접 본 적도 있었다. 당시 김도영은 2023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입은 부상으로 캔버라에서 타격훈련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일과 시간을 수비와 주루,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채웠다. 당시 묵묵히 수비훈련을 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김도영이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보시면 압니다”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작년보다 타격 볼륨이 약간 떨어져도,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높아지면 그 또한 의미 있을 듯하다. 기존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수비력까지 끌어올리면 내년 3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는 물론이고, 본인의 가치 역시 쑥쑥 오를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미 김도영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한다. 올 시즌 수비력이 좋아진다면, 그를 놓치지 않고 체크할 것이다. 앞으로 4년간 수비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면, 당연히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역시 공격형 혹은 수비형 선수보다 공수겸장을 선호한다. 김도영이 수비력만 가다듬으면 가치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15홈런에 100안타” NC→두산→SSG→32세 키움 저니맨의 초현실적 자기 객관화, 마지막 불꽃 ‘준비완료’[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홈런에 100안타, 이런 목표는 세우고 있었다.” NC 다이노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두산 베어스에서 SSG 랜더스로, SSG 랜더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저니맨 우타자 강진성(32)이 배수의 진을 쳤다. SSG에서 야구인생에 얼마 남지 않을 것임을 예감, 휴식일인 월요일마다 서울 목동구장을 다니며 코치 2급 자격증(아마추어 지도자 가능)까지 땄다. 이미 두 차례나 팀을 옮겨본 경험상, 강진성은 SSG의 강력한 리빌딩 드라이브 속에 오랫동안 강화에 있지 못할 운명이란 걸 예감했다. 실제로 강진성은 SSG에서 방출되자 진짜로 지도자를 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SSG에서 짐을 싸고 나온 그날 키움으로부터 곧바로 연락을 받고 현역을 연장했다. 강진성은 NC 시절 발등 골절이 있었음에도 치료 타이밍을 놓쳐 약 2년간 ‘쌩’으로 버텨낸, 의지의 사나이다. 2020시즌 원-히트 원 더라는 평가엔 이런 비밀이 있다. 이제 자연 치유로 더 이상 발이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나이가 적지 않긴 하지만, 키움은 누구에게나 1군에서 자리잡을 기회를 주는 팀이다. 강진성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딱 좋은 팀이다. 강진성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그는 “캠프는 항상 설렌다. 정말 안 다치고, 열심히 잘 하고 돌아올 생각밖에 없다. 고척에서 출퇴근하면서 팀에 녹으려고 했다. 구단이 준 스케줄대로 운동했다”라고 했다. 키움에 대해 강진성은 “선수들끼리 정이 많고, 끈끈한 것 같다. 젊으니까 항상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잘 적응하면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선수가 많고 유망주가 많은 기회의 팀이다. 동기부여가 되는 팀이다”라고 했다. 1루든 외야든 강진성에게 주전의 기회가 열렸다. 그러나 경쟁자도 적지 않다. 강진성은 “동기부여가 된다. 주어진 상황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경쟁은 NC, SSG, 두산에서도 똑같이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인지만 생각하고 캠프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다. 키움에서 내가 잘했을 때의 자신감을 찾고 싶다”라고 했다. 키움은 강진성의 장타를 원한다. 강진성은 팀의 의도도 알고 있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치 사이에서 접점을 찾았다. “내가 홈런, 장타를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그래도 중장거리 타자로서 팀이 필요할 때 대타로 나가서 적시타를 치는 걸 바랄 것 같다. 3~40홈런을 바라겠나. 내 위치에 맞는 스윙을 하겠다. 다른 팀에서 방출돼서 와서, 간절함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진성은 “어떻게든 1군 엔트리에 들어야 한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안 빠지고 100경기 정도로 목표를 세웠다. 잘 준비한대로 하면 100안타에 근접하지 않을까. 홈런은 15개”라고 했다. 투수친화적인 고척돔에서 15홈런은 쉬운 목표는 아니다. 그 역시 마냥 홈런만 노리는 스윙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단, 15홈런과 100안타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강진성은 키움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다. 키움은 경험이 일천한 20대 초반 유망주들과 30대 중~후반 베테랑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강진성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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