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잠실→입라팍' 구장 변경만큼 중요하다…삼성의 최원태 영입, 성패 가를 조건은 '수비력'[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2024시즌 종료 후 FA 시장 최대어 중 하나인 최원태를 영입했다. 최원태는 홈구장이 KBO리그에서 가장 큰 잠실야구장에서, 타자 친화 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바뀌게 됐다. 홈구장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삼성의 팀 수비력도 성적을 가늠할 조건이다. 삼성은 최원태와 4년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연봉 합계 34억원·인센티브 합계 1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아리엘 후라도까지 손에 넣으며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꾸렸다. 삼성은 "2025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 다음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최원태는 2017년 이후 8년 동안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KBO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073⅓이닝을 소화했다. 또한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의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질 수 있는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다. 지난 시즌에는 24경기(23선발)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가장 큰 변화는 홈구장이다. 최원태는 2024시즌까지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 잠실 야구장은 좌측 100m-중앙 125m-우측 100m를 자랑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야구장이다. 반면 라이온즈파크는 99m-122m-99m로 크기가 작다. 게다가 특유의 각진 외야 구조로 좌우중간이 짧아 투수 입장에선 불리한 편이다. 최원태의 장기는 땅볼 유도다. 키움 시절부터 투심 위주의 투구패턴을 가져가며 무수한 땅볼을 유도했다. LG로 팀을 옮긴 후 포심 패스트볼을 섞어가며 뜬공 비율이 늘었지만, 여전히 땅볼 유도가 많은 편이다. 2024년 최원태의 땅볼 비율은 47.6%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11위에 해당한다. 기존 삼성 투수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서 말했듯 최원태는 LG 시절 포심 패스트볼 비율을 늘렸다. 히어로즈에서 뛸 때는 50%를 넘나드는 투심 비율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투심 18.2%, 포심 21.0%의 비율을 보였다. 다시 투심을 늘린다면 땅볼은 더욱 늘어나고, 피홈런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땅볼 투수는 수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원태의 통산 9이닝당 탈삼진 비율(K/9)은 6.49로 높지 않다. 스스로 위기를 탈출하기 보다는 수비와 협력이 필요한 투수다. 수비력, 특히 내야 수비력에 따라 성적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작년 최원태의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은 4.62로 평균자책점인 4.26과 괴리를 보였다. 수비의 도움을 받았거나, 운이 좋았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삼성의 수비력은 어떨까. 2024시즌 삼성의 수비 효율(DER)은 0.690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내야 실책 개수도 52개로 리그 최소다. 야구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평균 대비 내야 수비 득점 기여도 역시 26.77로 리그 1위다. 수비 기여도는 신뢰도가 높지 않은 기록이지만, 삼성이 유독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2025시즌 삼성의 내야진은 1루수 박병호-2루수 류지혁-유격수 이재현-3루수 김영웅으로 꾸려질 공산이 크다. 안주형, 전병우 등의 자원이 내야 백업을 맞는다. 신구조화가 깔끔하고, 올해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은 2025시즌 KIA 타이거즈의 대항마로 꼽힌다. 최원태의 활약 여부에 따라 올해 농사 결과가 달라진다. 최원태는 삼성의 수비진의 도움을 받아 커리어 하이를 쓸 수 있을까.
'예비 FA인데 연봉 5000만원 삭감' 슬라이더→포크볼 변신은 계속되는데…한화 아픈 손가락, FA로이드 폭발할까[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의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가 2025년 30세 시즌을 맞이한다. 그간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알을 깨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범수는 한화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을 정도로 촉망받던 유망주였다. 150km/h를 넘나드는 좌완 강속구는 프로에서 무조건 먹힌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언제나 김범수의 발목을 잡았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5.47이며,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5.29다. 긁히는 날은 '언터쳐블'이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는 날은 볼넷을 내주다 자멸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난 시즌도 쉽지 않았다. 김범수는 39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4홀드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앞선 2시즌 27홀드와 18홀드를 올리며 필승조로 안착하는 듯싶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연봉도 1억 9300만원에서 1억 4300만원으로 5000만원이 삭감됐다. 매 시즌 김범수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범수는 2021년까지 직구 구사율이 60%에 육박하는 투수였다. 2022년부터 직구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의 비율을 끌어올렸다.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은 2022년 각각 42.0%-41.6%였고, 2023년은 42.8%-40.2%가 됐다. 2024시즌은 포크볼을 추가했다. 시즌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며 포크볼을 익혔다. 이전까지는 우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지난 시즌은 포크볼(14.3%)을 장착하며 체인지업(0.7%)을 사실상 버렸다. 포크볼 장착의 여파일까,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았다. 포크볼의 피안타율은 0.200으로 준수했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피안타율 0.298 피장타율 0.617로 흔들렸다. 2022시즌 슬라이더의 피장타율은 0.293, 2023시즌은 0.315에 불과했다. 2025시즌을 마치면 김범수는 FA 자격을 얻는다. 팀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위력적인 좌타자는 늘어나는데, 한화는 마땅한 불펜 필승 카드가 없다. 탈삼진 능력을 갖춘 김범수가 필승조로 활약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김범수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FA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FA를 앞둔 선수들은 소위 'FA로이드'를 맞는다고 한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생겨 커리어하이를 찍곤 한다. 김범수도 FA를 맞아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을까.
'16년 전 대선배 전철 밟나' 미완의 대기, 25세 시즌 잠재력 폭발…더욱 기대되는 2025년[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좌타 거포 유망주 윤정빈이 드디어 껍질을 깨기 시작했다. 25세 시즌에 마침내 팀 내 입지를 다졌다. 공교롭게도 16년 전 삼성에도 뒤늦게 잠재력을 만개, 대타자로 거듭난 선배가 있다. 윤정빈도 이 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부천고를 졸업한 윤정빈은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2순위로 삼성의 지목을 받았다. 지명 당시 삼성의 차세대 파워히터로 많은 이목을 끌었지만, 이른 1군 데뷔보다는 2군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상무에서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한 뒤, 2022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프로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22시즌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안타는커녕 볼넷도 얻어내지 못했다. 2023시즌은 28경기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타율 0.147 OPS 0.561로 여전히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25세가 된 2024년 드디어 팬들에게 '윤정빈' 이름 석 자를 알렸다. 69경기에 출전해 46안타 7홈런 20타점 타율 0.286 OPS 0.831로 훌륭한 기록을 남긴 것.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조정 득점 창조력(wRC+)도 커리어 처음으로 113.7을 기록, 처음으로 리그 평균보다 뛰어난 공격력을 보였다. 유독 강렬한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지난해 6월 20일 SSG 랜더스전 솔로 홈런으로 팀 통산 5만 안타를 장식했다. 6월 25일 LG 트윈스전 9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며 케이시 켈리의 퍼펙트게임을 무산시켰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2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3득점 맹타를 신고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었지만 2번 타순에서 뇌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번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연봉이 크게 늘었다. 윤정빈의 연봉은 3700만원에서 7400만원으로 100% 상승했다. 100% 인상률은 팀 내 3위다. 16년 전인 2008년, 25세 최형우도 그간 설움을 씻어내며 KBO 최고 타자로 발돋움을 시작했다. 그전까지 최형우는 1군 6경기에 출전해 2안타에 그쳤다. 이후 삼성에서 방출됐지만, 설움을 딛고 경찰청 야구단에서 다른 선수가 됐다. 삼성에 다시 입단한 최형우는 2008년 126경기 106안타 19홈런 71타점 타율 0.276 OPS 0.851로 펄펄 날았다. 이후 삼성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최형우 전성시대를 열었다. 물론 최형우에 비하면 윤정빈의 활약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2024년 보인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2023년 22.7%에 그친 뜬공 타구 비율이 2024년 44.0%로 상승했다. 드디어 공을 띄우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급상승한 것. 우완 상대 성적도 주목할 만하다. 윤정빈은 우완 투수 상대로 타율 0.299 OPS 0.887로 매우 강했다. 약점도 분명한 선수다. 좌완 상대 성적은 타율 0.208 OPS 0.509로 아쉽다. 그러나 후반기로 한정한다면 좌완 상대 타율 0.357 OPS 0.829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력도 담금질이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1차전 팀이 1-0으로 앞선 7회 실책성 플레이를 저지르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지만, 박진만 감독의 눈에 들려면 수비는 필수다. 윤정빈과 최형우는 공통점이 많다. 25세 시즌에 성적을 내기 시작했고, 수비보다는 타격에 강점이 있는 우투좌타 외야수다. 대선배 최형우는 26세 시즌인 2009년 23홈런을 터트리며 완벽하게 삼성 4번 타자로 자리 잡았다. 역시 26세가 되는 윤정빈의 2025년은 어떨까. 선배처럼 삼성의 대들보로 성장할 수 있을까.
160km 파이어볼러, 고영표 원포인트 레슨→S비율 60%→프리미어12 무실점…제구 실마리 찾았을까?[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 김서현은 160km/h를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랑한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제구에 발목을 잡혀 어려움을 겪었다. KBO리그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고영표를 만나고 국제대회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드디어 제구력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김서현은 지난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16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큰 관심을 받았다. 반면 제구가 안정되지 못해 기복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첫 시즌부터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2023년 김서현은 20경기에 출전해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의 성적을 남겼다. 22⅓이닝 동안 26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23개의 볼넷도 함께 내줬다. 지난 시즌 김경문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필승조로 활약했다. 2024년 김서현은 37경기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직전 시즌 9.27에 달했던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7.51로 감소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15이닝 5볼넷 BB/9 3.00을 마크했다. 압도적은 구위를 바탕으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됐다. 쿠바와의 평가전에 등판해 1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서현은 고영표(KT 위즈)가 투구폼에 대한 팁을 줬다고 했다. 당시 김서현은 "고영표 선배가 폼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많은 부분이 아니라 팔 앞부분을 조금만 잡아주고 가면 제구 잡는 데 훨씬 편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고영표는 현존 KBO리그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투수다. 통산 BB/9가 1.43에 불과하다. 2023시즌에는 0.98로 KBO리그 역사상 가장 낮은 볼넷 비율을 작성했다. 김서현과 같은 사이드암이기에 많은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류중일 감독도 김서현의 변화에 놀란 눈치였다. 류중일 감독은 "3볼에서 투수가 사실 변화구 잘 안 던진다. 그런데 (슬라이더를) 던지고, 두 번째 또 던지더라. 세 번째 또 던져서 그걸 딱 잡아내더라. 대성할 수 있는 선수다. 빠른 볼에 변화구만 장착이 되면 최고 투수다"라고 했다. 프리미어12 본선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김서현은 총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대만전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시작으로, 일본전 0.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도미니카 공화국전 1.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주전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프리미어12에서 총 70구를 던졌고, 이 중 42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았다. 비율로 환산하면 60%가 된다. 2023년 김서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46.1%였고, 지난 시즌은 55.1%였다. 짧은 기간이지만 역대 가장 높은 스트라이크 투구 비율을 보인 것. 사실 김서현 제구 문제는 투구폼의 영향이 컸다. 공을 던질 때마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마다 팔 각도가 달라졌다. 이 때문에 김서현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비시즌 내내 밸런스 위주의 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김서현은 올 시즌부터 등번호 44번을 단다. 44번은 친형 김지현이 SSG 랜더스에서 쓰던 번호다. 소래고-인하대를 졸업한 김지현은 2024년 육성 선수로 SSG에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를 소화했고,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김서현은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44번을 썼고, 이제 소속팀에서도 형의 번호를 달고 뛴다. 많은 강속구 투수가 '제구'를 잡지 못해 쓰러졌다. 지금까지는 김서현도 타자와 싸우기보단 자신과 싸우기 바빴다. 고영표의 조언을 받았던 프리미어12에서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였다. 스프링캠프 담금질을 통해 더욱 제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애리조나서 설 보낸 키움, 외인들 '함박미소'…'사비 500달러' 홍원기 감독배 제기차기 우승팀은?[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맞이한 설 명절을 뜻깊게 보냈다. 키움은 설 당일인 29일(현지시각) 오전, 구단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는 선수단을 위해 특식과 함께 민속놀이 대결 이벤트를 준비했다. 홍원기 감독의 사비로 마련된 500달러 상금을 걸고 투수조와 야수조,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4개 조가 제기차기와 단체 줄넘기 대결을 펼쳤다. 야수조 대표 푸이그와 프런트 대표 직원 간의 제기차기 결승전에서는 접전 끝에 프런트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점심 식사로는 떡국과 전 등 명절 음식을 특식으로 제공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선수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한국의 명절을 처음 경험한 외국인 투수 로젠버그는 “설은 한국에서 가장 의미 있는 명절이라고 들었다. 특히 떡국을 먹으면 1살을 더 먹는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제기차기와 줄넘기도 정말 재밌었다. 하는 방법을 몰라 어리둥절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웃고 즐기다 보니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카디네스는 “훈련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 모처럼 웃으며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명절 음식도 맛있었다. 좋은 시간 보낸 만큼 오늘 훈련도 더욱 열심히 집중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팬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식과 민속놀이로 명절 분위기를 즐긴 키움 선수단은 2025시즌을 대비해 강도 높은 훈련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정말 맛있고, 재밌는 식사였다" ML 45홈런 타자도 홀딱 반했다…'호주 시드니에서' 두산의 특별했던 설 명절[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정말 맛있어서 남기지 않고 먹었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2025시즌을 위해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명절 음식을 마련했다. 두산은 선수단을 위해 점심 메뉴로 떡국과 갈비찜, 전, 잡채, 나물 등 명절 특식을 마련했다. 현지 선수단 식사 업체를 통해 명절을 맞은 선수들이 훈련 중 잠시나마 분위기를 전환하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함이었다. 두산에서는 처음 '캡틴'의 중책을 맡게 된 양의지는 "한국에서 먹는 수준의 훌륭한 명절음식들이었다. 준비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가족들과 떨어져있어 아쉽지만 나도 후배들도 명절 기분을 내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그리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7시즌 동안 523경기에 출전해 337안타 45홈런 176타점 타율 0.236 OPS 0.692의 성적을 남긴 뒤 올해 두산에서 활약하게 된 제이크 케이브도 명절 음식이 꽤나 입에 잘 맞았던 모양새다. 케이브는 "한국의 설날에는 어른들께 큰절을 한 뒤 세뱃돈을 받고,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나이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떡국을 뱉고 싶었지만(웃음) 정말 맛있어서 남기지 않고 먹었다. 재밌는 식사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박준순 또한 "할머니집에서 먹던 맛이었다. 명절 생각도 없이 운동하던 중 이런 음식들을 먹게 돼 기분 좋다"며 "힘내서 더욱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두산 선수단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3명, '신인' 박준순, 홍민규를 포함한 선수단 44명 등 총 57명이 1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은 내달 16일까지 호주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18일부터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에서 본격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카디네스 놀라운 한글 딕션…홈런쇼 약속, 어? 개막전부터 ‘태업 이슈’ 삼성이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세요.”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타자 루벤 카디네스(28)가 놀라운 한글 딕션을 뽐냈다. 카디네스와 야시엘 푸이그, 케니 로젠버그로 이어지는 외국인선수 3인방은 29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키움 팬들에게 인사했다. 로젠버그가 가장 먼저 한글로 “안녕하세요”라고 했지만, 이 정도는 어지간한 외국인이 어렵지 않게 발음 가능하다. 놀라운 건 카디네스. 카디네스는 “안녕하세요를 어떻게 하더라”고 하더니 “안녕하세요”를 역시 정확하게 발음했다. 계속해서 카디네스는 “루벤 카디네스이고, 외야와 1루를 맡고 있고, 캘리포니아에서 왔다. 키움 히어로즈에 합류하게 돼 기쁘고, 올 시즌 건강하게 잘 마무리할 것이다. 빨리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 함께하게 돼 너무 기쁘고 기대가 됩니다. 이 팀에서 뛰게 돼 기쁘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이번에 만나게 된 히어로즈 선수들과 함께 뛰게 돼서 너무 뜻깊고 흥분된다”라고 했다. 또한, 카디네스는 “많은 홈런을 치고 싶고,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 그래도 무엇보다 최우선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처음 온 내게 선수들이 너무 친근하게 대해줘 고맙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시즌 동안 소통하며 잘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 내게 사인과 사진을 편하게 요청해주세요. 가족과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면 좋겠다. 날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이었다. 카디네스는 상당히 정확한 발음으로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세요”라고 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가 아닌 간단한 문장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앞으로 기대”를 먼저 발음한 뒤 오른쪽을 쳐다보며 힌트를 얻어 “해주세요”라고 했다. 카디네스는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에 잠시 몸을 담았다가 태업 논란 끝에 퇴단했다. 7월19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서 데뷔한 뒤 허리 통증으로 쉬다 돌아왔다. 그런데 8월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서 중견수 대수비로 나가자마자 일명 ‘산책수비’를 하며 박진만 감독의 분노를 일으켰다. 곧바로 교체됐고, 삼성과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올 시즌 키움이 카디네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카디네스의 부상이 허리가 아닌 옆구리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키움은 카디네스의 부상이 허리가 아닌 옆구리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삼성과 카디네스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키움 주장 송성문도 “당시 오해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카디네스의 실력과 인성은 올해 키움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단 키움으로선 좋은 시작이다. 카디네스가 저 정도의 정확한 한글 발음을 보여주려면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을 했다는 의미다. 구단 유튜브 제작진의 요청이 곧 팬들과의 소통임을 알고 진심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은 올 시즌 3년 전 검증된 메이저리그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와 카디네스로 외국인 쌍포를 구축했다. 두 사람을 중심타선에 배치해 타선 약점을 최대한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카디네스의 스윙을 보더니 단박에 홈런생산력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푸이그와 카디네스가 합계 50홈런만 쳐주면 대성공이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만남인가. KBO가 발표한 올해 정규시즌 일정에 따르면 키움은 3월22~23일 개막 2연전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그것도 장소가 대구다. 카디네스가 키움 데뷔전서 사연이 있는 삼성을 상대로 제대로 한 방을 겨누게 된다. 더 놀라운 건 삼성이 개막 2연전서 새 외국인투수 아라엘 후라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후라도는 지난 2년간 키움에서 뛰었다.
“어머니와 할머니를 위해” 급기야 한국을 위한 이것까지 예약…KIA 올러의 팔과 다리가 예사롭지 않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방암에 걸렸던 어머니와 할머니를 위해.”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투수 애덤 올러(31)는 2024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8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5.31에 머물렀다. 메이저리그 통산성적도 36경기서 5승13패 평균자책점 6.54다. 마이너리그 통산성적 역시 148경기서 41승28패 평균자책점 4.57. KIA가 그런 올러에게 100만달러 계약을 안긴 이유가 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러의 2024시즌 포심 평균구속은 93.7마일(150.8km)로 괜찮았다. 미국에서야 평범했지만, KBO리그에서 최고구속이 아닌 평균구속 150~151km는 경쟁력이 있다. 포심은 최고 153~154km가 기대된다. 지난해 포심 피안타율이 0.314였으나 수평무브먼트가 메이저리그 평균 대비 4.9인치 좋았다. 포심인데 일반적인 포심이 아니란 얘기다.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지 않으면 포심도 쉽게 난타 당하지 않을 듯하다. 결정적으로 지난 시즌 25.8% 구사율을 기록한 슬러브가 눈에 띈다. 슬러브 피안타율은 0.136이었다. 커브보다 빠른데 커브와 슬라이더의 특성을 모두 가진 구종이다. KBO리그에선 미지의 구종. 예전부터 통용된 구종이지만, 유행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대목에서 올러가 상당한 이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올러는 제임스 네일과 함께 KIA의 V13을 견인해야 할 핵심전력이다. 양현종과 함께 강렬한 1~3선발을 구축하면 KIA의 페넌트레이스가 한결 편안해질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KIA 외국인투수는 건강, 적응, 부진 등 이슈가 적지 않았다. 네일이 모처럼 건진 효자였고, 올러가 뒤를 따를 수도 있다. 그런 올러는 타투 마니아다. 28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가 공개한 올러의 팔과 다리에는 각종 타투가 새겨져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왼 팔에는 갑옷을 입은 곰, 어머니와 할머니의 유방암 투병 당시 쾌유를 바라는 전용 문양, 어두운 숲에 까마귀 세 마리가 있는 그림, 뒤편에는 비둘기를 각각 새겨 넣었다. 오른 팔은 일종의 여권이다. 올러가 방문한 국가를 상징하는 동물을 새겼다. 키위새(뉴질랜드), 캥거루(호주), 데킬라 병(멕시코), 미완성인 단풍 잎(캐나다)이 보인다. 올러는 “오른팔은 여권 같은 느낌이다. 올 시즌에는 한국을 새길 것이다”라고 했다. 불닭이 첨가된 라면을 상징하는 그림을 새길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양 다리에도 각종 타투가 보인다.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올러와 갸티비 제작진의 대화를 지켜보던 제임스 네일은 “네가 말하는 걸 하나도 모르겠다”라고 했다. 올러는 웃더니 “난 만화가 좋다”라고 했다. 야구만 잘하면 취미가 무슨 대수랴. 어머니와 할머니를 상징하는 타투까지 있으니 효자다.
“마음이 8~90%(은퇴로) 넘어갔는데…이제 해봐야 1~2년” 한화→삼성→한화→롯데→키움 36세 멀티맨 최후의 도전[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해봐야 1~2년.”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36)은 2024시즌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되자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미련을 접기 직전까지 갔다. 에이전시에 새로운 팀을 알아봐 달라고 했지만, 선뜻 오선진에게 손을 내미는 팀이 없었다. 키움은 정말 극적으로, 마지막으로 오선진에게 기회를 준 팀이다. 지난 23일 키움의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오선진은 “신인 때 마음가짐이다. 방출된 다음에 팀을 구해서 온 것이라서 특히 올 시즌은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라고 했다. 이런 얘기도 했다. 오선진은 “다른 팀들 연락을 기다렸는데 없었다. 내가 알아보기도 했고 에이전트에게 여쭤봤는데 서로 맞은 것 같다. 선수를 할 마음은 있었는데 연락이 안 와서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알아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선진은 “키움이라는 팀은 내가 선수로 뛸 수 있는 마지막 팀이다. 안 되면 이제 다른 쪽을 좀 알아보려고 했다. 거의 마음이 8~90% (은퇴로)넘어가는 상태였는데 계약하자고 연락이 와서 기분 좋게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최후의 도전이다. 키움은 내야 뎁스가 리그에서 가장 얇은 팀이다. 오선진이 2루수, 유격수, 3루수 모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이제 앞으로 야구 할 날이, 해봐야 1~2년이다. 젊은 친구가 많다. 젊은 친구와 잘 어울리고 스며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했다. 주전에 욕심을 내겠다는 게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어차피 리빌딩팀 키움에서 자신에게 전폭적 지지를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오선진은 “후배들과 같이 열심히 하면, 그 자리는 누군가 차지하는 것이고, 그런 것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곳에서 최대한 하겠다. 수비의 강점이 그래도 있기 때문에 주전을 받쳐주는 백업이라든지 또 하다 보면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질 때 주전으로 나갈 수도 있다. 그걸 먼저 생각한다”라고 했다. 현역 말년이다. 이제껏 그렇게 못했는데, 키움에선 내려놓고 즐겁게 할 생각이다. 오선진은 “그동안 쫓기는 마음이 있었다. 작년에도 롯데에서 첫 시즌이라 ‘뭔가 잘 해야 되겠다. 뭔가 보여줘야 되겠다’ 이런 마음이 강했다. 올해는 대충대충 하겠다는 건 아니고, 조금 편하게, 젊은 선수들과 즐기면서 열심히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키움은 역시 젊은 선수들의 팀이다. 오선진은 “분위기 리더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나서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힘든 선수가 보이면 대화도 하고, 훈련을 하면서 나도 팀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부상 없이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오선진과 같은 내야 멀티맨은, 장기레이스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키움 내야진은 너무 변수가 많다. 혹시 눈에 띄는 모습이 있으면 주전급으로 쓰임새가 커질 수도 있다. 키움은 홍원기 감독의 말대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팀이다.
“복귀전 초구 155km” 이의리는 내년이 더 기대돼…양현종+윤영철+김도현+김태형까지? KIA 2026 선발왕국 꿈 아니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복귀전 초구 155km.”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올해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23)를 절대 무리하게 쓸 생각이 없다. 2023년 6월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애당초 올해 6월 정도로 1군 복귀시점을 잡았다. 지난 23일 미국 어바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에도 올 여름을 얘기했다. 재활속도는 확실히 빠르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피칭을 해야 하는 단계다. 피칭을 해야 3~4월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테이션을 돌면서 투구수를 차근차근 올릴 수 있다고 트레이닝파트에서 얘기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자 지금부터 투수코치가 옆에서 봐주면서 피칭을 들어가야 하는 시기이니 스프링캠프를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준비를 시킨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도 이의리도 올 시즌은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이 아무리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1년만에 예전의 100% 컨디션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복귀 자체와 별개로 투구 감각을 찾는데 2년 넘게 걸리는 투수들도 있다. 물론 이의리는 올 겨울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복귀전 초구 155km로 스트라이크”라고 했다. 파이어볼러가 재활 후 예전의 스피드를 내고 싶은 마음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역시 무리하면 탈 난다. 즉, 진정한 복귀 원년은 2026년이라는 게 이범호 감독 시각이다. 올해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음을 확인하면 OK다. 돌아와도 투구수, 이닝수, 등판간격 및 등판횟수를 철저히 조절한다. 기존 제임스 네일~양현종~애덤 올러~윤영철~김도현 혹은 황동하에 붙는 보너스 투수라고 보면 된다. 대신 올해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면 2026년엔 정말 강해질 수 있다. 구속과 구위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제구 기복까지 회복하면 양현종을 대신할 토종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은퇴한 차우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칫칙 Chit Chit을 통해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KIA 선발진을 향한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 양현종~이의리~윤영철에 우완 파이어볼러 김도현까지 자리잡을 수 있다. 이의리와 윤영철이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김도현이나 황동하가 완전히 선발로 자리잡는 것도 필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의 가능성도 분명히 높게 평가한다. 여기에 올해 데뷔할 우완 신인 김태형도 KIA의 간판 우완 파이어볼러 선발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아직 뚜껑도 열지 않은 신인이다. 시행착오가 필수적으로 따라붙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 뽑은 투수들 중 가장 기대치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의리, 윤영철에 이어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당장 자리가 빡빡해 보이지만 그건 교통정리 하기 나름이다. KIA가 오랫동안 강팀으로 군림하려면 젊은 선발투수 육성은 필수다. 실제 구단도 그걸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김태형은 이미 150km대 초반의 포심을 찍는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구사한다. 멘탈이 좋고 경기운영능력도 준수하다. 프로 수준에는 조금씩 미치지 못하지만 보통의 신인들과 확실히 다르다. 꾸준히 기회를 주면 포텐셜을 빨리 터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런 측면에서 KIA에 앞으로 1~2년이 참 중요하다. 대투수 양현종의 부담을 서서히 줄이면서 젊은 선발투수들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확대할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이미 양현종에게 더 이상 170이닝씩 맡기지 않기로 했다. 그래야 양현종도 롱런하고, 팀도 살 수 있다. KIA가 양현종과 윤석민이 막 나왔던 그 시절 이상의 선발왕국에 다시 도전한다. 이미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내 리뷰도 한 번 해주면 안되나 했는데..." 킹캉스쿨이 응답했다, NC 외야 경쟁 불 붙인다[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NC 다이노스 외야수 김성욱이 FA 계약을 체결하고 새 시즌을 맞이한다. 보다 간절한 마음이 생겼다. 김성욱은 NC와 2년 최대 3억원 FA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2012년 3라운드 전체 32번으로 NC 다이노스에 지명된 김성욱은 창단 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선수다. NC 소속으로 962경기 출장해 타율 0.238 78홈런 293타점을 기록했다. 김성욱의 출장 기록은 구단 최다 출장 기록 4위이며 홈런 기록은 구단 최다 홈런 기록 8위에 해당된다. 계약 후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구단의 창단 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선수인 김성욱 선수와 계속해서 함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김성욱 선수의 합류로 장타력과 기동성을 갖춘 라인업을 운영 가능하게 되었다. 김성욱 선수의 수비력, 장타력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넓은 수비 범위에 어깨가 강헤 타 구단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NC는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해를 넘겼고, NC와 계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FA 계약이 늦은 것도 있고, 아직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1차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는 가지 않는다. 2차 캠프가 열릴 대만 합류를 노릴 예정이다. 최근 창원에서 만난 김성욱은 "(FA 계약을 해서) 홀가분하다. 잘하면 되니 좋게 생각하려 한다"며 "창단 후 처음 들어온 팀에서 계속 뛸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한 팀에서 최대한 오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운동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되서 확실히 홀가분해졌다"고 웃어보였다. 지난해 김성욱은 129경기 타율 0.204(358타수 73안타) 17홈런 60타점 10도루 OPS 0.671을 기록하며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4년 만에 10홈런으르 달성하긴 했지만 2할 초반대 타율이 아쉽다. 올 시즌에는 장점인 장타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잡았다. 김성욱은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내 것을 잘 만들어야 한다.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억지로 장타를 줄이기는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새롭게 변화를 주며 한 시즌을 치렀다. (결과를) 어느 정도 아는 상황에서 시작하니 그것에 맞게끔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즌 종료 후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자신의 유튜브에 김성욱 타격 분석 영상을 올렸다. 강정호는 김성욱 타격 모습에 대해"왼 어깨가 빨리 오픈되면서 등이 보인다. 스트라이드를 할 때 엉덩이가 거의 안 나간다"라며 코멘트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아직 잠재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바라봤다. 김성욱도 영상을 봤다. 반가운 마음이 컸던 듯 했다. 그는 "나에 관한 리뷰를 봤다. 그런 걸 찾아보는 것도 좋아한다. 내 리뷰도 한 번 해주면 안 되나 생각하고 있었다"며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오른쪽 옆구리 쪽에)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걸 이론적으로 알고, 다 아는 상식인데 막상 시즌을 치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바뀐다. 체력도 어느 정도 영향 있고, 멘탈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복합적으로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시즌에는 또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호준 NC 신임 감독은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과 박건우를 외야 수비에 많이 내보내려고 한다. 이들이 지명타자로 나설 때 외야 한자리에 출전했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김성욱은 "아쉽긴 하지만 항상 주전 중견수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빈자리가 생기면, 그곳을 메워야 하는 선수라 생각했다. 아프거나 다친 선수가 있어 공백이 생길 때 내 역할을 하려는 생각이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김성욱은 "경쟁을 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매 시즌 경쟁이었다. 그래도 내가 잘해야 한다. 경기장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생각하며 준비하려고 한다. 올 시즌에도 1군에서 계속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보시면 압니다” KIA 김도영 KS·프리미어12 0실책, 우연 아니었다…ML 레이스 탄력? 무결점 3루수 가자[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시면 압니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에게 지난 23일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올해 실책이 확 줄어들겠죠”라고 하자 나온 답변이었다. 김도영이 2년 연속 실책왕에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범호 감독 역시 2024시즌 30실책 악몽을 올해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심지어 평소에도 “도영이는 수비를 잘 한다”라고 한다. 고교 시절까지 거의 유격수만 하던 선수가, 프로에서 처음으로 전문적으로 3루수를 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지난 3년은 큰 틀에선 ‘수비 성장통’의 시간이었다. 유격수와 3루수는 엄연히 스텝이 다르다. 실전서 바로 익숙해질 순 없었다. 공격보다 수비의 발전 속도가 늦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타격과 주루는 이미 ‘넘사벽’이다. 그래서 발전속도가 더뎌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잊으면 안 된다. 김도영은 이제 겨우 프로에서 3년 뛴 선수다. 앞으로 야구를 잘 할 날이 훨씬 길게 남아있는 선수다. 작년 센세이션한 활약과 정규시즌 MVP도 시작일 뿐이다. 그런 김도영이 유일한 아킬레스건마저 해결한다면. 무결점 3루수로 거듭난다. 이범호 감독은 일찌감치 올해 김도영의 실책이 20개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달라질 조짐도 보였다. 그 숨막히는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수비전문가 류중일 전 대표팀 감독도 대표팀에서 김도영의 수비를 체크한 뒤 ‘달라졌다’고 인정했다. 김도영이 한국시리즈, 프리미어12서 보여준 안정감 있는 수비는 절대 우연이 아니다. 철저히 노력의 산물이다. 화려한 방망이에 가렸을 뿐, 김도영이 그동안 수비를 잘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걸 알만한 사람은 안다. 무엇보다 본인이 수비를 잘 하고 싶어 하는 욕심, 책임감이 강하다. 특히 한여름에 타격훈련을 건너 뛰어도 박기남 수비코치와의 핸들링 훈련은 빼먹지 않았다. 어느 날 박기남 코치에게 물어보니 점점 좋아진다는 답변을 들었다. 사실 작년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김도영의 수비훈련을 직접 본 적도 있었다. 당시 김도영은 2023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입은 부상으로 캔버라에서 타격훈련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일과 시간을 수비와 주루,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채웠다. 당시 묵묵히 수비훈련을 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김도영이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보시면 압니다”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작년보다 타격 볼륨이 약간 떨어져도,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높아지면 그 또한 의미 있을 듯하다. 기존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수비력까지 끌어올리면 내년 3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는 물론이고, 본인의 가치 역시 쑥쑥 오를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미 김도영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한다. 올 시즌 수비력이 좋아진다면, 그를 놓치지 않고 체크할 것이다. 앞으로 4년간 수비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면, 당연히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역시 공격형 혹은 수비형 선수보다 공수겸장을 선호한다. 김도영이 수비력만 가다듬으면 가치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15홈런에 100안타” NC→두산→SSG→32세 키움 저니맨의 초현실적 자기 객관화, 마지막 불꽃 ‘준비완료’[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홈런에 100안타, 이런 목표는 세우고 있었다.” NC 다이노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두산 베어스에서 SSG 랜더스로, SSG 랜더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저니맨 우타자 강진성(32)이 배수의 진을 쳤다. SSG에서 야구인생에 얼마 남지 않을 것임을 예감, 휴식일인 월요일마다 서울 목동구장을 다니며 코치 2급 자격증(아마추어 지도자 가능)까지 땄다. 이미 두 차례나 팀을 옮겨본 경험상, 강진성은 SSG의 강력한 리빌딩 드라이브 속에 오랫동안 강화에 있지 못할 운명이란 걸 예감했다. 실제로 강진성은 SSG에서 방출되자 진짜로 지도자를 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SSG에서 짐을 싸고 나온 그날 키움으로부터 곧바로 연락을 받고 현역을 연장했다. 강진성은 NC 시절 발등 골절이 있었음에도 치료 타이밍을 놓쳐 약 2년간 ‘쌩’으로 버텨낸, 의지의 사나이다. 2020시즌 원-히트 원 더라는 평가엔 이런 비밀이 있다. 이제 자연 치유로 더 이상 발이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나이가 적지 않긴 하지만, 키움은 누구에게나 1군에서 자리잡을 기회를 주는 팀이다. 강진성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딱 좋은 팀이다. 강진성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그는 “캠프는 항상 설렌다. 정말 안 다치고, 열심히 잘 하고 돌아올 생각밖에 없다. 고척에서 출퇴근하면서 팀에 녹으려고 했다. 구단이 준 스케줄대로 운동했다”라고 했다. 키움에 대해 강진성은 “선수들끼리 정이 많고, 끈끈한 것 같다. 젊으니까 항상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잘 적응하면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선수가 많고 유망주가 많은 기회의 팀이다. 동기부여가 되는 팀이다”라고 했다. 1루든 외야든 강진성에게 주전의 기회가 열렸다. 그러나 경쟁자도 적지 않다. 강진성은 “동기부여가 된다. 주어진 상황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경쟁은 NC, SSG, 두산에서도 똑같이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인지만 생각하고 캠프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다. 키움에서 내가 잘했을 때의 자신감을 찾고 싶다”라고 했다. 키움은 강진성의 장타를 원한다. 강진성은 팀의 의도도 알고 있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치 사이에서 접점을 찾았다. “내가 홈런, 장타를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그래도 중장거리 타자로서 팀이 필요할 때 대타로 나가서 적시타를 치는 걸 바랄 것 같다. 3~40홈런을 바라겠나. 내 위치에 맞는 스윙을 하겠다. 다른 팀에서 방출돼서 와서, 간절함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진성은 “어떻게든 1군 엔트리에 들어야 한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안 빠지고 100경기 정도로 목표를 세웠다. 잘 준비한대로 하면 100안타에 근접하지 않을까. 홈런은 15개”라고 했다. 투수친화적인 고척돔에서 15홈런은 쉬운 목표는 아니다. 그 역시 마냥 홈런만 노리는 스윙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단, 15홈런과 100안타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강진성은 키움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다. 키움은 경험이 일천한 20대 초반 유망주들과 30대 중~후반 베테랑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강진성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자신에겐 지지 말라” 원조 가을 사나이가 SSG 미래들에게 보낸 메시지…화려한 인천 컴백, 강렬한 취임 일성[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신에겐 지지 말라.” SSG 랜더스가 음주운전 3회 전력의 박정태 퓨처스 감독 취임 사태를 어렵게 일단락했다. 박정태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자마자 구단 레전드 좌타자 출신 박정권(44) 감독을 선임했다. “진작 박정권 감독을 선임했다면”이란 말이 나온다. 박정권 감독은 오랫동안 SK와 SSG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1~2군을 오가며 타격코치를 맡아와 모든 선수를 잘 아는 게 최대 장점이다. 곧바로 2군 스프링캠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서, 팀을 잘 아는 박정권 감독 선임은 최적의 대안이다. 이로써 박정권 감독은 2년만에 친정에 돌아왔다. 작년 1년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야구판을 넓게 본 게 지도자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김재현 단장이 직접 접촉해 재빨리 급한 불을 껐다. 박정권 감독은 구단을 통해 “1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1년 동안 야구해설을 통해 야구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해설을 준비하면서 감독과 코치 성향, 투수 분석과 교체 시점, 경기 운영 측면까지 보게 됐다. 타격코치 때는 타자에게 밀착하는 직업이니 시야가 넓지 못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과거와는 전혀 다른 야구가 보이더라. 해설이라는 과정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외부에서 본 SSG 2군은 어땠을까. 박정권 감독은 “손시헌 감독님이 지난해 잘 지도하셨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추가할 부분은 추가하고, 유지할 부분은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무래도 1군 주전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해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퓨처스에도 좋은 선수가 많고,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오는데, 퓨처스 선수들은 경험을 계속해서 쌓을 수 없으니 훈련량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최근 SSG가 계속해서 훈련량을 늘리고 있는데 밖에서 볼 때는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했다. 팀들 모두 사정이 다르지만, 지금 SSG 상황에서는 이 방향성이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2군 선수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내놨다. 박정권 감독은 “‘자신에게는 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이나 경기서 질 수 있지만, 본인을 포기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싶고, 작은 부분부터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야구를 대하는 태도다. 첫인상은 10초 안에 결정되지만, 그 첫인상을 뒤집으려면 40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야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제대로 동기부여를 할 생각이다. 박정권 감독은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윽박지르기보단, 선수들과 일종의 ‘밀당’을 하면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끔 할 계획이다. 퓨처스에는 극과 극의 상황이 많다 보니 열심히 하다 가도 순간 자포자기할 수 있다. 퓨처스가 튼튼해야 1군도 받쳐 줄 수 있기에 선수들이 훈련량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사람의 마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겠다”라고 했다. SSG는 10개 구단 중 가장 주축멤버가 고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신수가 은퇴 후 구단주 보좌역으로 변신했고, 지난해 1군에 자리잡은 박지환, 정준재, 고명준 등 젊은 야수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지분을 넓힐 계획이다. 여기서 멈출 수 없다. 퓨처스를 중심으로 좀 더 장기적으로 선순환 흐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박정권 감독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삐끼삐끼” ML 88홈런 출신 KIA 새 외인도 이 세계적인 세리머니를 안다…KBO 응원문화에 감탄[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삐끼삐끼.”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은 KIA와의 계약 과정에서 제임스 네일(32)로부터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위즈덤이 직접 KIA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려고 하니 가장 눈에 띄는 건 ‘삐끼삐끼’ 세리머니였다. 위즈덤은 28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제작진 및 동료 최지민과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나눴다. 우선 토스배팅을 통해 가볍게 스윙했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왜 88홈런을 쳤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파워를 뽐냈다. 위즈덤이 스윙을 하자 누군가가 “맛있게 친다, 맛있게 쳐”라고 했다. 미소를 띈 위즈덤은 타구를 어바인 스프링캠프 구장 밖으로 잇따라 넘겼다. 경기장 가로등 및 담당 넘어 나무기둥까지 때렸다는 갸티비 제작진의 전언이 나왔다. 위즈덤이 “바람의 덕을 봤다”라고 했다. 그러자 홍세완 타격코치는 “바람을 이용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뛴 위즈덤에게 현 시점에서의 단체훈련은 아무래도 낯설다. 이범호 감독의 당부대로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는 듯하다. 이후 위즈덤은 갸티비 제작진과의 인터뷰서 “구단에서 내게 관심이 있다고 들었을 때 제임스 네일에게 연락했다. 팀과 한국 문화, KBO리그에 대해 물어봤다. 낯선 곳으로 이적했을 때 예상되는 어려움이 나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 그에 대해 네일이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내일은 작년에 KBO리그를 경험했기 때문에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위즈덤과 네일은 딱히 친분은 없다. 대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 접점은 있다. 위즈덤은 2018년, 네일은 2022년과 2023년에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뛰었다. 위즈덤이 네일에게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갸티비 제작진이 위즈덤에게 올 시즌 홈 경기 등장음악을 정했느냐고 묻자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답이 나왔다. 통역 담당직원에게 전 세계 어느 곡이든 상관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자 위즈덤은 대뜸 삐끼삐끼 댄스를 가볍게 췄다. 몸을 약간 옆으로 틀더니 팔을 굽혀 위아래로 야무지게 흔들었다. 무릎만 굽혔다 폈다면 완벽했다. 위즈덤이 검색한 KIA 타이거즈는 곧 삐끼삐끼였다. 사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KIA하면 삐끼삐끼라는 걸 알 정도다. 화장을 고치다 무심한 세리머니로 큰 화제를 모은 이주은 치어리더는 최근 대만에 진출할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한다. (삐끼삐끼 댄스는 열심히 안 추고 약간 설렁설렁 춰야 제 맛이다) 응원 얘기가 나오자 최지민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2024시즌 홈 경기 응원영상을 위즈덤에게 보여줬다. 영상을 본 위즈덤은 “와우”라고 했다. 위즈덤이 올 시즌 야구만 잘 하면 KIA 팬들의 전율 돋는 응원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양현종 선배님과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의리도 윤영철도 그랬다, KIA가 어바인에 데려간 진짜 이유[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현종 선배님과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이 될성부른 떡잎이라면, 구단들은 두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가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부대끼게 하면서 자신의 야구를 살찌울 기회를 주고, 당장의 활용도도 모색한다. 반면 오히려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지 않고 2군 스프링캠프에 보내(심지어 재활군 또는 국내 잔류)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시킨다. 신인이 1군 캠프에서 의욕이 넘친 나머지 프로 밥을 수년간 먹은 선배들의 훈련을 다 따라하다 다치면 본인도 팀도 손해라는 시선이 있다. 그런 점에서 2024년 고교 최강 원투펀치 정현우-김태형(이상 19)는 희비가 엇갈렸다.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와 5순위인 이들은 미래의 키움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 마운드를 이끌어갈 재목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KIA가 김태형을 신인들 중 유일하게 어바인-오키나와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가는 반면, 키움은 정현우를 포함한 모든 신인을 메사 1군 스프링캠프가 아닌 가요슝 2군 스프링캠프에 보낸다. 옳고 그름이 아닌, 전적으로 선택의 차원이다. 오로지 미래의 성적이 이번 선택의 결과를 말해줄 것이다. 일단 키움도 정현우를, KIA도 김태형을 올해 선발투수로 1군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사실 팀 사정을 감안하면 정현우가 1군에 더 오랫동안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KIA는 어차피 1군용 투수로 커야 할 신인을 어바인에 데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김태형의 사기를 높이고, 적절히 동기부여를 주는 차원에서 선배들과 함께하는 1군 스프링캠프 참가 만한 게 없다. KIA에는 김태형이 보고 배울 만한 선배 투수가 많다. 특히 대투수 양현종은 그가 롤모델로 꼽은 선수다. 이제 김태형은 어바인에서 함께하며 양현종의 야구를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사실 고교 레벨에선 이미 다 보여줬다. 부드러운 투구 폼인데 최고 150km대 포심을 찍는다. 슬라이더, 커브까지. 경기흐름에 따른 완급조절능력도 좋다. 단, 장기레이스에 적응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하고, 떨어지는 공에 대한 확실한 완성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정재훈-이동걸 투수코치 이상으로 선배 투수들을 바라보며 느끼고 배우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3월까지 어바인과 오키나와까지 붙어 다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 후배들의 야구에 대한 고찰로 이어질 것이다. 김태형은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끝까지 안 다치고 오는 게 목표다. 멘탈이 좋아서 많은 팬 앞에서 잘 던질 수 있다. 스태미너가 좋아서 오랫동안 긴 이닝을 잘 던질 수 있다. 투구 폼이 부드럽다는 소리는 어릴 때부터 들었다. 최근 1라운드 형들이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도 1군에서 활약하겠다”라고 했다. 자신의 단점에 대해 김태형은 “변화구가 형들에 비해 밋밋할 것이다. 마무리캠프부터 보완해 나가고 있다. 좀 더 연습하면 업그레이드될 것이다”라고 했다. 양현종에겐 “너무 큰 선배님이어서 어려울 것 같은데 말할 기회가 생기면 몸 관리를 너무 잘 하시니까, 꾸준하게 하시고 안 다치는 방법을 물어볼 것 같다”라고 했다. 김태형이 1군 선배들과 어바인과 오키나와에 다녀온다고 해서 갑자기 실력이 확 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1군에서 함께한 시간 동안 얻은 것들이 언젠가 자산이 된다면, 그 시발점은 이번 어바인 캠프참가일 것이다.
“MLB가 선호하는 원태인 체인지업, 너무 좋은데…” 삼성 토종 에이스에 만족하지 않으려면 이것이 필요해[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희가(메이저리그가) 선호하는 체인지업.” 원태인(25, 삼성 라이온즈)은 올 시즌을 마치면 풀타임 7년을 채운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기회를 잡는다. 아울러 2026시즌까지 정상적으로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삼성은 2024시즌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에게 올 시즌 연봉으로 6억30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원태인은 2024시즌 28경기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15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피안타율 0.245, WHIP 1.20을 기록했다. 최근 4년 연속 규정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지난 4년간 쌓은 승수도 46승이고, 꾸준히 150이닝을 넘겼다. 양현종(37, KIA 타이거즈) 다음으로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였다. 원태인에겐 앞으로 야구인생에서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우선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를 노크하는 것이다. 원태인은 그동안 일본진출을 희망한 적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얘기를 꺼낸 적은 없었다. 만약 FA 자격을 얻는다면 역시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 나이와 기량을 볼 때 100억원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삼성은 앞으로 2년간 원태인에게 비FA 다년계약을 안길 것인지, FA 시장에 보내 재계약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단 원태인이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하지 않을 경우 내년엔 올해 강백호(26, KT 위즈)가 세운 KBO 8년차 최고연봉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강백호는 지난해 2억9000만원에서 FA 프리미엄이 크게 적용돼 7억원을 받기로 했다. 김혜성(27, LA 다저스)의 6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원태인이 올 시즌 엄청나게 부진하지 않는 한 내년에 김혜성과 강백호를 가뿐하게 넘어 KBO 8년차 최고연봉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어느 팀과도 100억원대 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중간 경유지다. 그렇다면 원태인이 올 시즌 후, 혹은 2026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스카우트 이승원 스카우트는 27일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에 출연, 슬라이더와 커브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원 스카우트는 앞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원태인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체인지업이 너무 좋다. 저희가(메이저리그) 요즘 선호하는 체인지업이다. (포심패스트볼과)구속 차이가 많이 안 나는 체인지업. 한 4마일(약 6.4km) 정도. 이게 아니면 직구와 구속이 확 차이 나는 게 좋다. 애매하게 차이가 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원태인의 2024시즌 포심 평균 스피드는 143.6km였다. 체인지업은 124.8km. 타자가 이른바 ‘중 타이밍’에 공략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구속 차가 확실하게 난다. 더구나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도 있고 타자들을 유인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13에 불과했다. 포심도 0.268, 슬라이더도 0.221로 좋았다. 단, 원태인이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면 장기적으로 슬라이더와 커브의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게 이승원 스카우트의 견해다. 그는 “슬라이더와 커브가 아쉽다. 완성도가 부족하다. 체인지업이 좋기 때문에 슬라이더와 커브 중 하나를 더 완성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원태인이 향후 어디에서 야구를 하든 참고할만한 대목이다.
500홈런 시대까지 -5 '살아있는 전설' 최정이 만들 새로운 역사, 폄하해선 안된다[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BO리그가 2025년 마침내 500홈런 시대를 연다. 그 주인공은 바로 최정(SSG 랜더스)이다. 2024년에도 최정은 꾸준했다. 129경기에 출전해 136안타 37홈런 107타점 타율 0.291 OPS 0.978을 기록했다. 39홈런-40도루 김도영이 없었다면 통산 9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수도 있었다. 통산 홈런은 495개가 됐다. 5개를 더하면 KBO리그 최초로 500홈런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 박병호(삼성 라이온즈)도 해내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최정은 지난해 4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승엽을 넘어 KBO 통산 홈런 1위가 됐다. 5회 솔로 홈런을 신고, 통산 468홈런을 완성하며 이승엽(467홈런)을 넘어섰다. 꾸준함이 만든 역사다. 사실 최정이 홈런왕에 오른 적은 그렇게 많지 않다. 2016년(40홈런), 2017년(46홈런), 2021년(35홈런) 세 차례가 전부다. 하지만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19년 연속 홈런은 최정이 유일하다. 2위는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작성한 17년 연속(2008~2024년) 기록. 또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20홈런도 작성 중이다. 9년 연속 20홈런은 역대 두 번째다. 앞서 박병호가 2012~2022년(메이저리그 진출 2016~2017년 제외) 9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은 8시즌 연속 기록을 갖고 있다. 가을야구에서도 최정은 빛났다.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13홈런을 쏘아 올렸고, '흑곰' 타이론 우즈(전 두산 베어스)와 공동 3위를 기록 중이다. 공동 1위는 14개를 친 이승엽과 박병호다. 한국시리즈로 한정한다면 7홈런으로 우즈와 함께 공동 1위다. 최정의 뒤를 이을 500홈런 도전자는 누구일까. 박병호가 403홈런으로 통산 홈런 3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삼성으로 이적한 박병호는 23홈런으로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4위는 395홈런의 최형우다. 400홈런은 올해 달성 가능성이 높다. 다만 42세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500홈런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한국인 통산 최다 홈런의 주인공은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KBO 467홈런, 일본프로야구 159홈런을 더해 통산 626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역시 이승엽이 보유하고 있다. 이승엽은 2003년 56홈런을 때려내며 오 사다하루(왕정치·55개)가 갖고 있던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최정의 KBO리그 500홈런은 해외 진출 없이 KBO리그에서 있었기에 세울 수 있던 기록 아니냐고. 기자는 되묻고 싶다. 그렇다면 KBO리그의 기록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 어떤 선수도 최정만큼 꾸준함과 임팩트를 동시에 보여주지 못했다. 매번 몸에 맞는 공에 피멍이 들어가면서도 최정은 경기를 뛰고 홈런을 쳤다. 최정 말고도 수많은 선수가 43년간 피땀 흘려 역사를 만들어 왔다. 그들과 최정의 노력과 열정, 성과는 그 누구도 폄하할 수 없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전반기 중으로 KBO는 500홈런 시대를 맞이한다. 계속해서 풍성해질 KBO의 역사가 기다려진다.
KIA 타격장인이 KBO 최고의 6번타자로 거듭난다면…3년 전 꿈이 현실로, 이승엽도 삼성에서 그랬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번 타자를 하고 싶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2)는 2022년 전임 감독 취임식 직후 취재진에 대뜸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나 전임 감독은 웃더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정말 그랬다. 이적생 나성범이 3번으로 자리 잡았고, 최형우가 4번을 쳤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어차피 4번 타입은 아니었다. 사실 최형우가 2021~2022년엔 워낙 부진해 타순을 논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2023년에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이러니 4번타순을 더욱 벗어나기 어려웠다. 더구나 나성범이 2023년과 2024년에 종아리, 햄스트링으로 합계 160경기밖에 못 뛰었다. 최형우가 도저히 6번 타순으로 갈 여유가 없었다. 그런 최형우는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3년 전 소망이 유효하다고 했다. 자신이 부담을 덜고 편하자고 6번 타자를 하고 싶다고 했던 게 아니다. KIA의 미래를 위해 젊은 타자들이 중심타선을 이끌어가고, 자신 같은 베테랑이 뒤에서 받쳐주는 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다. 심지어 그날 인천공항에서 “늙은이가 거기(4번타자) 차지하고 있으면 안 돼요. 나 같은 타자는 잘하든 못하든 물러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4번타순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면 당연히 나가겠지만, 본인의 희망사항과 견해는 확고하다. 올해 최형우의 꿈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KIA가 외국인타자를 중거리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서 오른손 거포 1루수 패트릭 위즈덤(34)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위즈덤은 전형적인 한 방 잡이타자다.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을 4번 후보로 여기되, KBO리그 적응이 늦어질 경우 6번 배치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최형우 역시 위즈덤이 4번 타순에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선 88홈런에도 삼진율이 높았다. 그러나 KBO리그 투수들의 투구 스피드가 7~10km 이상 차이가 나는 만큼,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이 타격 타이밍을 조금 늦춰 대응하면 자연스럽게 변화구에도 속지 않고 좋은 타격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비슷한 유형의 맷 데이비슨(34, NC 다이노스)이 2024시즌 46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김도영과 위즈덤이 3~4번을 고정하면, 최형우가 6번에 들어갈 여지가 생긴다. 나성범은 5번을 치면 되기 때문이다. 좌우 지그재그를 고려한다면 김도영~나성범~위즈덤~최형우로 3~6번 타순이 꾸려질 수도 있다. 나성범은 자신 앞에 발 빠른 타자가 치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형우의 6번타자 예찬론 및 그 효과는, 사실 자신이 삼성 라이온즈 시절 느꼈던 그것이기도 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현역 말년이던 2014~2015년에 6번 타자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최형우~박석민~이승엽으로 3~6번타순을 꾸렸다. 채태인이 컨디션이 좋을 때 3번이나 5번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승엽이 굳이 전통의 3번을 고수할 필요가 없었다. 당시 류중일 전 감독은 6번 타순이 ‘폭탄 타순’이라며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진짜 은퇴를 앞두고선 다시 3~4번으로 복귀해야 했다. 박석민이 NC 다이노스로, 최형우가 KIA로 떠났고, 채태인도 트레이드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하의 이승엽이 6번을 치는 삼성 타선은 정말 무서웠다. 2025년 KIA 타선이 최형우가 6번을 쳐도 될 정도로 가공할만한 위력을 보여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도 타선 최강이 KIA라는데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류현진 선배와 맞대결? 항상 머릿 속에 그려왔던 그림" LG 마운드에 비밀 병기가 뜬다[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마운드에 비밀병기가 뜬다. 바로 5선발 후보 송승기다. 올해 LG 선발진에 변화가 있다. 트레이드로 온 뒤 지난해 9승을 거둔 최원태가 FA 자격을 얻어 나갔다. 그리고 4년 70억원에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하며 이적했다. 그러면 LG는 요니 치리노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임찬규, 손주영까지 4선발은 구축했지만 5선발 한 자리의 주인을 찾아야 한다. 선발 후보는 많다.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 이지강, 우강훈, 최채흥 등이 경쟁을 통해 5선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프링캠프가 막 시작된 시점에서 가장 유력 후보는 송승기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에 입단한 송승기는 2022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022년 7경기, 2023년 1경기 등판을 끝으로 상무에 입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상무에서 잠재력을 터뜨렸다. 꾸준히 선발로 나선 송승기는 11승 4패 평균자책점 2.41, 탈삼진 121개를 기록했다. 양대 리그의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를 휩쓸었다. 남부리그로 좁히면 승리상과 평균자책점상을 따냈다. 시즌 종료 후 시상식 무대에도 올라 상을 받았고, 차명석 단장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퓨처스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으니 이제는 1군에서 보여줄 차례다. 송승기에게도 기회의 시간이 찾아왔다. 염경엽 감독이 5선발 후보로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송승기는 "기대해주셨으니, 꼭 부응하고 싶다"며 "나는 수직 무브먼트가 좋고, 인터벌이 짧다.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라고 소개했다. 구단이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듯 송승기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처음으로 간 해외 전지 훈련이다. 송승기는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각오를 전했다. 5선발 경쟁에 대해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5선발 후보들이 다같이 다치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겠다"면서도 "(5선발은) 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롤모델이 딱 있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친 뒤 1군 선발 투수로 자리 잡은 손주영이다. 손주영은 지난 시즌 28경기 등판해 144⅔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로 활약했다. 10승엔 실패했지만 데뷔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달성하며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송승기는 "지난해 손주영 선배가 던지는 영상을 많이 봤다. 정말 멋지더라"며 "내가 주영이 형의 뒤를 이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한 명의 롤모델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다. 그는 "류현진 선배의 경기 운영을 정말 좋아한다. 타자를 승부할 주루 알고 경기 운영 쪽 부분도 너무 닮고 있다"고 했다. 만약 송승기가 5선발이 된다면 가능성은 적지만 시즌 중 류현진과 맞대결을 할 날이 올 수도 있다. 송승기는 "내가 류현진 선배와 선발 맞대결하는 모습은 항상 머릿 속에 그려왔던 그림이다며 "그렇게 되서 맞대결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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