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예고’ 두산 공모채, 관전포인트는 수요규모∙금리수준[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올 들어 두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두산이 다시 한번 그룹 체질 개선의 힘을 보여줄 전망이다. 실적 개선과 재무안정화 추세 지속은 물론 우호적인 시장 상황과 든든한 리테일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주관사단도 꾸리면서 시선은 수요자금 규모와 결정금리 수준에 쏠리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은 이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1.5년물(200억원)과 2년물(200억원)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에 -30~+30bp(1bp=0.01%)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발행 한다는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은 이달 말과 다음달 돌아오는 채권 만기 상환에 쓰인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에 ‘BBB+, 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BBB0, 긍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한신평은 최근 두산그룹 계열 전반 우수한 이익창출력에 기반해 재무안정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두산 신용등급을 기존 BBB0에서 BBB+로 한단계 상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긍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BBB+급으로 취급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채권 시장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반대로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탓이다. 시장 상황이 우호적인 가운데 총 4곳의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린 것도 긍정적이다. 미매각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삼척블루파워가 우려를 딛고 완판에 성공하는 등 강한 리테일 수요도 확인했다. 이전부터 두산 회사채는 리테일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던 만큼 이번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이 예상된다. 지난 3월에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도 모집금액인 500억원의 두배가 넘는 자금(1220억원)이 몰렸다. 당시 만기는 2년물(400억원)과 3년물(100억원)로 구성됐으며 결정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90bp, -120bp에서 결정됐다. 금리밴드 하단인 -30bp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이번 총 모집금액은 500억원으로 동일하지만 만기는 보다 짧게 구성됐다. 장기채 대비 단기채 수요가 강한 만큼 미매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두산 회사채 강세의 핵심은 앞서 언급한 계열 전반 우수한 이익창출력에 기반한 재무안정화 추세의 지속이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이 핵심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0.4%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삽밥캣 지분 46.1%를 갖고 있는 구조다. 이중 두산 신용등급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곳은 두산에너빌리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정부의 원전정책에 힘입어 영업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연결 순차입금을 1조원(2022년 말 대비 2024년 1분기 말) 넘게 축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55.5%에서 154.6%로 차입금의존도는 28.9%에서 27.5%로 각각 개선됐다. 지난 2022년 자회사(두산퓨얼셀, 두산밥캣 등) 지분가치 하락으로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2023년 두산밥캣 관련 PRS(주가수익스와프) 계약 종료와 함께 영업외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에너지산업은 정부 정책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향후 정권 교체 시 위험성이 존대한다. 과거 두산그룹은 정부의 탈원정정책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시장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 부재(석탄발전 중심 포트폴리오)도 그룹을 ‘위기’로 몰고 가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불과 몇 년 그룹 핵심 계열사 매각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는 완전히 환골탈태한 모습”이라며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관전포인트는 단순 ‘흥행’이 아닌 수요규모와 결정금리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산은 발전 기자재 전문 그룹인 만큼 향후 에너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고 선점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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