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범호는 나스타의 부활을 의심하지 않는다…KIA 가을 최고타자, 김도영·위즈덤과 막강 시너지 기대[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도 햄스트링 다치고 2년 지나니까 돌아왔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현역 말년 햄스트링 부상을 고질적으로 안고 살았다. 베테랑들의 건강 관리 중요성을 비롯해 잔부상에 시달리는 베테랑들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유도하되, ‘상황에 맞는’ 최선을 기대한다. 나성범의 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역시 이범호 감독 아닐까. 나성범은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비 당시 종아리를 다쳤다. 6월이 돼서야 시즌 첫 경기를 치를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그해 9월엔 주루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시즌을 접었다. 그렇게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4시즌엔 102경기에 나섰으나 시범경기 기간에 햄스트링을 또 다쳤다. 4월 한달간 나오지 못했다. 최근 2년 연속 개막전 라인업에서 나성범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나이도 적지 않은 만큼, 이범호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틈만 나면 나성범을 관리해주려고 했다. 올 시즌에도 간혹 최형우가 수비를 하고 나성범이 지명타자를 맡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야구기자의 날 시상식을 앞두고 자신도 햄스트링을 다치고 어느 정도 회복한 뒤 약 2년이 지나자 몸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느꼈다고 했다. 나성범 역시 2023시즌에 다리를 다쳤으니, 올해는 무조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창민 트레이닝 총괄코치는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많이 찾아와 치료 및 관리를 받아온 선수 중 한 명이 나성범이라고 했다. 철저히 부상을 관리해온 대가를 올 시즌에는 누릴 수도 있다. 아니, 이미 작년 가을에 조짐을 보였다. 실제 나성범은 작년 8월에 22경기서 타율 0.338 5홈런 18타점, 9월 10경기서 타율 0.303 4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팀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았다. 9월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1군에서 말소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뛰었다면, 9월 성적은 더 올랐을 것이다. 한국시리즈서도 20타수 7안타 타율 0.350 2타점 3득점으로 좋았다. KIA는 2년 연속 팀 타율 3할을 기록했다. 보수적 관점에서, 3년 연속 3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2년 연속 팀 타율 3할은, 나성범이 이 기간 단 160경기에만 나선 결과이기도 하다. 건강한 나성범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나성범이 다른 선수들의 생산력을 보정하면, KIA 타선의 위력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나성범이 김도영,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함께 강력한 트리오를 구축할 수도 있다. 위즈덤의 국내 적응 여부가 관건이지만, 나성범이 4번 혹은 5번 타순에서 두 오른손타자와 시너지를 내면 매우 파괴력 있는 중심타선이 완성된다.
KIA 2025 X팩터는 150km 좌완 파이어볼러…꽃범호 특별관리 예고, 안 아프면 OK, 그 이상이면 대박[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엔 없는 전력이라고 생각해야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서 이의리(23)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6월에 복귀할 예정이라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진정한 복귀 원년은 2026년이라고 했다. 올해는 마운드에서 건강하게 공을 던지고, 다시 아프지 않다는 걸 확인하기만 해도 괜찮다고 했다. 이의리는 그와 별개로 재활에 쭉쭉 속도를 올린다는 후문이다. 약 2주전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재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11월 말~12월 초의 버전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미 7~80%의 위력으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의리는 박창민 트레이닝 총괄코치와 매일 아침 9시40분부터 14시까지 함께 한다면서, 특별히 감사함을 표했다. 박창민 코치는 곧 100% 컨디션으로 올라갈 것이라면서, 이의리에게 용기를 심어주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구단의 예상보다 재활 속도가 다소 빠른 듯하다. 그러나 감독 입장에서 큰 수술에서 회복하는 선수의 경기력은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게 맞다. 이범호 감독은 이미 특별관리를 계획 중이다. 이의리가 여름에 돌아오면 투구수를 천천히 올리게 하는 것은 당연하고, 몇 차례 등판 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휴식을 줬다가 다시 1군에 등록할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이범호 감독의 이런 보수적인 관점이 과하지 않은 건, 2022년 박종훈과 문승원의 사례로 어느 정도 확인된다. 두 사람은 2021년 5월까지 투구하다 6월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2022년 7월10일(문승원)과 7월31일(박종훈)에 각각 돌아왔다. 그러나 2022시즌에는 성적을 떠나 구위가 예전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투수가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아도 감각을 완전히 되찾는데 시간이 걸린다”라고 한 적이 있다. 하물며 팔꿈치 인대를 갈아 끼우는 건 작은 수술이 아니다. 근래 토미 존 수술이 대중화되고, 성공 사례가 실패 사례보다 많지만, 재활 이후 행보는 전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구단이 이의리를 올해 조심스럽게 관리하고 기용하는 게 자연스러운 이유다. 특히 이의리는 파이어볼러다. 스피드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수술 후 더 빨라진 사례도 있었고, 더 느려진 사례도 있었다. 아무래도 이의리가 아직 젊다 보니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시선이 많은 건 사실이다. 갸티비를 통해 충실히 재활하는 모습을 본 KIA팬들도 안심하고 있다. 그래도 KIA로선 이의리가 여름 어느 시점에 복귀한 뒤 다시 아픈 게 최악이다. 일단 돌아오면 성적을 떠나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기만 해도 성공이다.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의 성공적 복귀, 황동하 혹은 김도현의 풀타임 선발 안착, 신인 김태형의 백업 선발 기용 등 이미 이의리의 공백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이의리가 올 시즌 잘하면, 그것은 보너스로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혜성특급에게 운명의 날이 다가온다…영웅들의 대응 시나리오가 궁금하다, 트레이드는 ‘일단 넣어둬’[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혜성특급’ 김혜성(25, 키움 히어로즈)의 운명은 결국 새해에 가려진다. 이제 포스팅 데드라인이 다가온다. 김혜성의 한미포스팅시스템 마감일은 한국기준으로 4일 오전 7시다. 이때까지 계약서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접수되지 않으면 1년간 포스팅 재입찰은 불가능하다. 즉, 2025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은 물 건너간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김혜성을 원하는 구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약까지 성사되지 않는 건 세부조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해가 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업무를 개시하고, 김혜성 영입전도 막판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과 키움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김혜성이 납득할만한 조건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안착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에 이어 구단 통산 5번째 메이저리거를 배출하고 이적료도 챙긴다. 또한, 키움은 김혜성의 도전 의지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고형욱 단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예전부터 그래왔다. 김혜성이 어떤 조건을 받더라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겠다는 자세다. 이적료는 말 그대로 부가 수익일 뿐, 김혜성의 미래를 지지하고 김혜성을 지원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김혜성이 혹시 계약에 실패하면 어떻게 될까. 키움은 역시 따뜻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벌써 트레이드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그것은 매우 일리 있는 추정이다. 단, 키움은 매우 조심스럽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단 구단이 김혜성의 마음을 헤아리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혜성이 돌아오면 키움의 2025시즌 내야 구성은 한결 탄탄해진다. 이미 구단은 김혜성 없는 2025시즌을 준비 중이지만, 김혜성이 돌아오면 보다 풍성하게 내야를 운영할 수 있고,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의 짜임새도 강력해진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트레이드 관련 이슈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의 과거 행보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고,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은 KBO리그 최고 중앙내야수다. 팀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나가면 키움이 손에 쥘 게 없는 건 사실이다. 단, 키움 팬들은 김혜성이 혹시 돌아오면 내년 시즌을 팀에서 온전히 치르는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KIA가 벌써 미국으로 일본으로…2024 영광 완전히 잊었다, 김선빈도 조상우도 땀의 결실만 믿는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까지는 영광을 즐기겠습니다.” 2025년이 밝았다. KIA 타이거즈는 2024년 통합우승의 영광을 뒤로 하고 새출발한다. 김태군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위와 같이 얘기했다. 2025년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보였다. KIA는 아직 연봉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그와 별개로 선수들은 개인훈련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 능률을 올리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정과 마음이 맞는 선수들이 소규모로 미니캠프를 진행할 계획도 있다. 우선 조상우와 임기영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몸을 만든다. 또 다른 젊은 투수들도 미국에서 따로 몸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귀국하지 않고 1월24일 스프링캠프 시작에 맞춰 어바인으로 넘어간다. KIA 일부 투수들이 2023-2024 오프시즌에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몸을 만든 효과가 있었다. 2024시즌 도중엔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 다녀온 투수들도 있었다. 김기훈과 유승철이 나란히 폼을 바꿔 새출발한 계기가 됐다. 타자들의 경우 최형우와 김선빈이 예년처럼 미니캠프를 기획, 진행한다. 최형우는 이우성 등과 괌으로, 김선빈은 박찬호, 박정우, 한준수와 오키나와로 떠난다. 이들 역시 어바인 캠프 스케줄에 맞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와 김선빈, 두 고참이 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김선빈은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배가 후배들을 이끄는 게 당연하다고 얘기해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해외에서의 개인훈련을 무조건 맹신할 필요도 없고, 간과할 이유도 없다. 개개인에게 맞는 훈련법을 선택하는 시대다. 김선빈의 오키나와 동행을 정중히 거절(?)한 김도영은 자신의 훈련 루틴이 있다면서, 광주에서 개인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분명한 건 2024년의 영광은 2024년으로 끝내고, 2025년은 새출발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땀의 결실을 믿는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임기영의 경우 내년엔 반드시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각오로 다시 뛰고 있다. 조상우는 트레이드 이전부터 미국 자비유학을 계획한 상태였다. KIA의 ‘따로 또 같이’는 결국 올 가을에 결실을 확인할 수 있다. KIA의 통합 2연패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최고령 KS 야수 출장→최고령 GG까지' "오래 쉬면 안 된다" 최형우의 고백…이러니 41세에도 최고 해결사다[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오래 쉬면 안된다" KIA 타이거즈의 '해결사' 최형우(41)가 적지 않은 나이에도 계속되는 활약의 비결을 털어 놓았다. 비결은 남다른 성실함이다. 2024년 최형우는 변치 않는 소나무 같은 성적을 남겼다. 116경기에 출전해 425타수 119안타 22홈런 67득점 109타점 타율 0.280 출루율 0.361 장타율 0.499 OPS 0.860으로 펄펄 날았다. 전반기에만 무려 73타점을 쓸어 담으며 타점 1위를 달렸다. 후반기 살짝 주춤하며 타점왕을 오스틴 딘(LG 트윈스)에 넘겨줬지만, 김도영과 함께 리그 타점 공동 7위에 올랐다. 2011년(118타점), 2014년(100타점), 2015년(123타점), 2016년(114타점), 2017년(120타점), 2018년(103타점), 202년(115타점)에 이어 통산 8번째 100타점 시즌 또한 만들었다. 최형우는 올 시즌 리그 최고령의 역사를 여러 번 갈아치웠다. 먼저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7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최형우는 기자단 투표 전체 21표 중 19표를 득표, 40세 6개월 20일의 나이로 미스터 올스타에 올랐다. 2011년 '적토마' 이병규(당시 LG 트윈스, 36세 9개월 11일)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최고령 올스타 기록을 다시 썼다. 당시 최형우는 "마지막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큰 상을 받게 됐다"라면서 "MVP(미스터 올스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받아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후배들도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다는 걸 느낀다면 좋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15타수 5안타 1홈런 3득점 4타점 타율 0.333 출루율 0.412 장타율 0.600 OPS 1.012로 맹활약했다. 최형우는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야수 출장, 타점, 홈런 기록을 깼다. 최고령 골든글러브 기록 역시 최형우의 몫이었다. 최형우는 지난달 13일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총 288표 중 137표(득표율 47.6%)를 득표, 강백호(kt wiz·91표·36.6%)와 김재환(두산 베어스·60표·20.8%)을 제치고 황금 장갑을 손에 넣었다. 게다가 2022년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40세 5개월 18일)이 갖고 있던 최고령 골든글러브 기록 역시 40세 11개월 27일로 넘어섰다. 최형우는 "우리나라가 많이 힘들다. 그래도 야구팬분들은 선수들 플레이할 때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묵직한 수상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최형우는 현재 운동 중이며 내년 1월 3일 괌으로 자체 전지훈련을 떠난다고 했다. 최형우는 "(지금도) 운동하고 있다. 나이가 드니까 오래 쉬면 안 된다. 그러면 다시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 그냥 조금씩이라도 계속 해놔야 이게 유지가 되더라"라고 밝혔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작년 10월 28일 KIA가 7-5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지금까지 강행군을 펼쳐온 만큼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겠지만 최형우는 '자기관리'를 택했다. 각종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운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최형우는 "(깨달은 지) 한 4년 됐다. 작년에도 쇄골 다치고 5개월 쉬었는데 몸 만드는 데 거의 3~4개월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각고의 노력에도 남은 야구 인생이 많지 않음을 직감하고 있다. 최형우는 "일단 내년이 마지막이다. 항상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다"라면서 "야구에 크게 아쉬움이 없다. '야구를 열심히 안 한다'라는 게 아니고, 저는 어느 정도 만족을 한다. (만족을 한 지) 몇 년 됐는데, 제가 살아온 야구 인생을 좋아한다. 그래서 앞으로 즐기면서 지금도 하고 있다. 매년 지금이 마지막이라 생각한다. 안 되면 그만하고 잘 되면 더 하고 이런 식"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아름다운 야구 인생의 황혼기다. 최형우는 '마지막'을 말했지만, 지금과 같은 노력이 이어진다면 타이거즈의 해결사는 오래도록 최형우로 남을 것이다.
염경엽·이승엽·홍원기·박진만·이숭용 운명의 2025년…마지막 1년, 살아남느냐 떠나느냐 ‘그것이 알고 싶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운명의 1년이다. 2025년 을사년이 밝았다. KBO리그 10개 구단도 다시 뛴다. 단장의 시간은 사실상 끝났다. 이젠 다시 감독의 시간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잘해야 할, 절박한 감독이 너무 많다. 10명의 감독 중 무려 5명이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주인공은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이다. 이들은 한국시리즈 우승 혹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따라 올 가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KBO 10개구단 감독 계약 현황 이범호(KIA) 3년 26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5억원-옵션 6억원)/2025~2027 김태형(롯데) 3년 24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6억원)/2024~2026 이강철(KT) 3년 24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6억원)2024~2026 염경엽(LG) 3년 21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옵션 3억원)/2023~2025 김경문(한화) 3년 20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5억원)/2024~2026 이승엽(두산) 3년 1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2023~2025 홍원기(키움) 3년 14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4억원)/2023~2025 이호준(NC) 3년 14억원(계약금 3억원-연봉합계 9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2025~2027 박진만(삼성) 3년 12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2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2023~2025 이숭용(SSG) 2년 9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3억원)/2024~2025 염경엽 감독은 부임 첫 시즌이던 2023년에 LG에 29년만의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자신 역시 감독 첫 통합우승을 맛봤다. 그러나 2024시즌은 불펜의 악재, 타선 생산력의 약화,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급부상으로 3위로 밀려났다. 올 시즌은 반등이 필요하다. 전력 자체는 우승권이다. 함덕주와 유영찬의 전반기 공백에 대비해 FA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했다. 최원태가 삼성으로 떠났지만 최채흥이 왔다. 후반기에 함덕주와 유영찬까지 가세하면 마운드가 상당히 좋아질 전망이다. 이미 우승을 한 만큼, LG와 염경엽 감독으로선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만족할 수 없다. 우승 혹은 근접한 결과를 내야 재계약에 청신호가 들어올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2년 연속 두산을 포스트시즌에 올렸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서 힘을 쓰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작년 와일드카드결정전 패퇴 직후 “나가” 소리를 들었지만 구단은 이승엽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렇다면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는 무조건 4~5위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 허경민의 이탈, 김재호의 은퇴가 눈에 띄지만 외국인선수 인선에 상당한 공을 들였고, 실제 경계의 시선이 많다. 이승엽 감독으로선 포스트시즌이 재계약의 1차적 마지노선이다. 홍원기 감독은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재계약을 맺은 뒤 2년 연속 팀을 최하위에서 건져 올리지 못했다. 올해는 김혜성이 빠져나가면 전력이 더 떨어진다. 베테랑들을 끌어 모았지만, 누가 봐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려운 전력이다. 기적처럼 포스트시즌에 가면 재계약에 청신호가 들어올 것이다. 단, 급진적 리툴링 혹은 리빌딩을 홍원기 감독이 주도한 건 아니다. 이 팀은 프런트 고위 수뇌부가 중심을 잡고 가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시즌 후 재계약 여부 판단 과정에서 당연히 정상참작이 필요하다.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 팀을 통합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업계에서도 삼성의 젊은 선수들의 장래성이 상당한 수준이며, KIA 이범호 감독은 삼성이 올해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경계한 상태다. 삼성은 올해 LG와 함께 KIA의 대항마로 꼽힌다. 이젠 우승의 적기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최원태를 영입했고, 검증된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까지 데려왔다. 박진만 감독의 올 가을 운명은 올 시즌 성적과 함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숭용 감독은 현재 10명의 사령탑 중 유일하게 2년 계약을 진행 중인 케이스다. 작년에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으니, 올해는 무조건 포스트시즌 복귀가 지상과제다. 최정에게 초대박 FA 계약을 안겼으나 전력 보강은 아니다. 외국인라인업이 눈에 띄지만 대대적으로 전력보강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포스트시즌에 도전할 만한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리그에서 가장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지만, 지난해 조병현 정준재 박지환 등 뉴페이스들의 등장은 수확이었다. 이들이 계산 가능한 애버리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 이숭용 감독이 재계약을 맺을 경우 3년 이상의 계약기간이 보장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강강강양양양강양양양강양양강' 14년간 계속된 포수 '양강'체제, 아성 무너뜨릴 선수는 누구? 강민호 "박동원·김형준 치고 올라와"[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밝았다. 올해야말로 14년간 이어진 양의지(NC 다이노스)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독주 체재가 깨질까. 강민호는 경쟁자로 박동원(LG 트윈스)과 김형준(NC 다이노스)을 언급했다. 강민호는 지난달 13일 2024시즌 KBO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총 288표 중 191표를 득표, 득표율 66.3%로 대부분의 표심을 휩쓸었다. 대항마 박동원은 89표(30.9%)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어 장성우가 5표(1.7%), 김형준, 이지영(SSG 랜더스), 최재훈(한화 이글스)가 각각 1표(0.3%)씩을 받았다. 표심은 갈렸지만 성적은 엇비슷했다. 강민호는 136경기 403타수 122안타 19홈런 48득점 77타점 타율 0.303 출루율 0.365 장타율 0.496을 기록했다. 박동원은 130경기 434타수 118안타 20홈런 58득점 80타점 타율 0.272 출루율 0.349 장타율 0.461의 성적을 남겼다. 이번 수상으로 강민호는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08년 처음으로 황금 장갑을 손에 넣은 강민호는 2011~2013년, 2017년, 2021년에 이어 올해까지 최고의 포수로 선정됐다. 김동수(전 히어로즈·7개)와 함께 포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포수 골든글러브 1위의 주인공은 양의지다. 양의지는 2014~2016년, 2018~2020년, 2022~2023년까지 총 8차례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양의지는 작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 119경기 430타수 135안타 17홈런 57득점 94타점 타율 0.314 출루율 0.379 장타율 0.479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시즌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골든글러브 후보에 들지 못했다. 양의지는 포수로 수비 608⅓이닝, 지명타자로 161타석을 소화했다. 포수 부문 후보에 들려면 72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했다. 지명타자 후보로 나서려면 최소 297타석을 채워야 했다. 모두 기준에 들지 못하며 2024년 양의지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한 차례 쉬어갔다. 하지만 '양강'체제는 이어졌다. 2011년 이후 강민호와 양의지는 서로 포수 골든글러브를 나눠 가졌다. 내로라하는 포수들이 경쟁에 참여했지만 두 국가대표 포수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2010년 조인성(LG 트윈스)을 마지막으로 다른 포수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박동원이 이들의 아성을 넘보기 시작했다. 박동원은 이전까지 일발 장타력은 확실하지만 정확성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2024년에는 타율 0.272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고 홈런도 20홈런을 때려내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난 뒤 강민호는 "(양)의지랑 저 말고는 포수의 성장이 KBO에서 더뎠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박동원이 많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라며 흡족하게 후배의 성장을 돌아봤다. 젊은 포수 중에서는 김형준을 언급했다. 강민호는 "그 밑에 김형준 선수나 좋은 포수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 포수 선배로서는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김형준은 지난 시즌 성장통을 겪었다. 119경기에 출전해 354타수 69안타 17홈런 39득점 50타점 타율 0.195 출루율 0.285 장타율 0.373의 성적을 썼다. 한 시즌 최다 출전, 최다 안타, 최다 홈런, 최다 득점, 최다 타점 등 대부분의 누적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썼다. 하지만 타율에서 알 수 있듯 공을 맞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포수 마스크를 쓰며 달라진 위상을 증명했다. 박동원과 김형준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나란히 승선, 한국의 안방을 지켰다. 무엇보다 박동원은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김형준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되며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포수는 대표적인 대기만성 포지션이다. 경험이 없다면 대성할 수 없다. 2010년 1군에 데뷔한 박동원은 마침내 과실을 맺고 있다. 김형준은 젊은 나이에도 누구보다 많은 큰 경기 경험을 보유,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2025년 포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양강체제의 지속일까, 새 얼굴의 출현일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2025시즌이 벌써 기다려진다.
KIA 통합 2연패 도전, 2018년과 이래서 다르다…2014 삼성이 마지막 연속 통합우승, 대항마 삼성·LG[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5년, 을사년이 밝았다. KIA 타이거즈가 2014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끊긴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KBO리그에 연속 통합우승은 고사하고, 연속우승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연속 통합우승은 2011~2014년 삼성 라이온즈였다. 한국시리즈 연속우승도 2015~2016년 두산 베어스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KBO리그는 왕조 없는 춘추전국시대다. 2017년 KIA는 2016년 통합우승팀 두산 베어스를 누르며 2009년 이후 8년만에 통합우승을 했다. 그러나 2018년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2018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SK 와이번스는 2019년 역대급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다. 2019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이후 2년 더 한국시리즈에 연속 진출했으나 우승까지 가지 못했다. 2020~2021년에는 9~10구단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 나란히 힘이 달렸다.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SSG 랜더스 역시 2023년에는 준플레이오프서 힘 없이 무너졌다. 2023년 통합우승의 한을 푼 LG 트윈스도 2024년에는 3위로 처졌다. 신인드래프트의 전면드래프트화, 신규 외국인선수 100만달러 상한선 등 각종 제도가 왕조는 고사하고 연속우승도 힘들게 한다. 한국야구의 투수층이 풍족하지 못하다 보니 우승을 차지한 팀들은 이듬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2017년 KIA도 막강한 타선과 선발진의 힘으로 통합우승을 했지만, 2018년엔 주춤했다. 베테랑 타자들의 성적이 조금씩 떨어졌고, 이들을 뒷받침할 뎁스가 풍족한 편은 아니었다. 불펜은 2017년에도 고민이었고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투수들의 생산력도 조금 떨어졌다. 그러나 2025년 KIA는 2018년 KIA와 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선 2025년 KIA는 7년 전과 달리 뎁스가 풍족하다.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김태군, 양현종 등 베테랑들이 또 한 살을 먹는다. 그러나 이들을 뒷받침하는 전력이 7년 전과 비교가 안 된다. 리그 최고타자로 떠오른 김도영은 또 한번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최원준, 박찬호, 이우성 등 허리가 막강하다. 한준수, 윤도현, 김규성, 박민, 박정우 등 성장이 기대되는 젊은 타자가 수두룩하다. 베테랑들의 성적이 작년보다 떨어져도 보완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 2018년엔, 김도영처럼 미래가 빛나는 선수가 지금보다 적었다. 마운드에는 이의리가 여름에 복귀하고 윤영철은 정상적으로 풀타임 선발을 준비한다. 여기에 김도현과 황동하 역시 첫 풀타임 선발이 가능하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건재하고, 아담 올러만 터지면 선발진은 작년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 불펜은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떠났지만, 조상우를 영입했다. 작년에 주춤한 임기영, 최지민 등은 반전할 가능성이 크다. 2024시즌 많이 던진 불펜들의 성적이 처질 수 있지만, 타선처럼 자체적으로 만회할 힘이 있어 보인다. 여러모로 2018년과 많이 다르다. 2017~2018년 당시 선수였던 이범호 감독도 이미 한국시리즈 준비기간 당시 일단 우승만 하면 2025년은 2018년과 무조건 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부상 관리만 잘 하면 무너지지 않고 계속 치고 나갈 힘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 시즌 KIA의 대항마는 단연 삼성과 LG다. 삼성은 최원태와 검증된 아리엘 후라도로 선발진을 보강했다. 이범호 감독은 삼성 젊은 선수들이 한국시리즈에서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올 시즌 더 잘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도 장현식, 김강률, 최채흥으로 함덕주와 유영찬의 전반기 이탈에 충분히 대비했다. 2024시즌 주춤한 타선이 반등하면 만만치 않은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IA의 의지도 결연하다. 올 시즌을 마치면 양현종, 조상우, 박찬호, 최원준, 이준영, 한승택이 FA 자격을 얻는다. 팀 페이롤도 경쟁균형세 납부 기준에 거의 다다른 상태다. 2025시즌 이후 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올해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동기부여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KIA가 2014년 삼성 이후 끊긴 연속 통합우승의 명맥을 이어갈까. 현 시점에선 긍정도 부정도 하기 어렵다. 단, 최형우는 괌에서, 김선빈은 오키나와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개인훈련을 한다. 조상우, 임기영 등 몇몇 투수는 미국 샬럿의 트레드 어슬레틱스에서 개인훈련을 한다. 이달 말 어바인에 집결하기 전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계획이다.
SUN·장종훈·이승엽·박병호만 해냈다…KIA 김도영 2025 위대한 도전, MVP 2연패 대업은 가능할까[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 역사상 단 4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025년을 맞이해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김도영에게 2024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141경기서 544타수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장타율 0.647 출루율 0.420. 4월 최초 10-10, 전반기 20-20,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3-30-30-100-100,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한 시즌 최다득점까지. 김도영이 2024시즌 MVP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장일치까지 기대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즌, 압도적인 활약이었다. 그런 김도영은 2025시즌에도 MVP 1순위다. 데뷔 4년차를 맞이해 프로에서 경험도 조금 쌓았고, 전성기에 들어섰다.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탈을 가졌다. 김도영은 연말 시상식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개인훈련을 소화해왔다. 자신만의 오프시즌 준비 루틴이 확고하다. 김선빈은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자신이 주최하는 오키나와 미니캠프에 김도영을 데려가려고 했지만, 김도영이 자신의 루틴을 지키겠다며 정중히 거절한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그런 김도영이 2024시즌보다 더 화려하고 찬란한 시즌을 만들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그러기 위해 작년보다 잘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유지만 해달라고 주문했다. 과도한 부담을 갖지 말고 하던대로 하다 보면 실력과 기술, 경험이 어디로 도망가지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KIA는 올해 통합 2연패에 도전한다. 김도영의 활약은 상수여야 한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막강한 쌍포를 구축,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 위즈덤의 가세로 김도영도 견제가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30개를 범한 실책도 올해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철벽 수비를 선보이며 그동안 꾸준히 기울여온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범호 감독도 올해 김도영의 실책은 무조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래야 KIA의 수비력이 한 단계 더 단단해진다. 김도영이 2024시즌처럼 진기록 퍼레이드를 펼치지 못해도 정규시즌 MVP 2연패에 도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역대 정규시즌 MVP 2연패는 1989~1990년 선동열, 1991~1992년 장종훈, 2001~2003년 이승엽, 2012~2013년 박병호까지 단 4명만 달성한 대업이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유일한 MVP 3연패 커리어를 자랑한다. 김도영이 단 4명의 전설들만 달성한 정규시즌 MVP 2연패에 도전한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다. 한편으로 의식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자신이 아무리 야구를 잘 해도 김도영보다 야구를 더 잘 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김도영이 다른 선수들의 퍼포먼스까지 완벽히 제어할 순 없는 노릇이다. 김도영답게 늘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FA 미계약 하주석·이용찬·서건창·김성욱·문성현, 운명의 1월이 밝았다…등급 무의미? 사&트 오리무중[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월이다. KBO리그 10개 구단이 다시 뛴다. FA 미계약자들의 야구인생에도 큰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다. 2024-2025 FA 미계약자는 B등급의 하주석과 이용찬, C등급의 서건창, 김성욱, 문성현이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심리적 계약 마지노선은 1월20일 정도다. 본래 2월1일이었으나 스프링캠프가 올해부터 1월 말로 앞당겨졌다. 이미 이들의 계약은 구단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 문성현과 아직 만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나머지 4인방의 경우 협상창구가 원 소속구단으로 단일화됐고, 일부는 수 차례 만났으나 간극이 큰 실정이다. 어쨌든 구단들도 스프링캠프 출발 전에는 FA 및 연봉계약까지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럼에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미계약 상태로 스프링캠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개인훈련을 이어가겠지만, 스프링캠프에 불참하면 그만큼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는다. 현 시점에선 FA 등급도 사실상 무의미하다. 보상선수가 발생하는 B등급은 말할 것도 없고, 보상선수 대신 보상금만 지불하면 되는 C등급 미계약자들을 향한 시장의 시선도 차갑다. FA 계약 역사를 돌아보면, 결국 이 시기가 지나면 선수들의 ‘울며 겨자먹기’ 혹은 ‘백기투항’식 양보에 의한 계약이 대다수였다. 이런 상황서 미계약 FA 5인방 중 사인&트레이드 케이스가 나올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 시점에선 쉽지 않은 분위기다. 원 소속구단이 아닌 타 구단에서 FA를 데려가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진행되기 마련인데, 현재로선 이들을 원하는 타 구단이 없거나, 있어도 역시 간극 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주석의 경우 한화 이글스가 FA 심우준을 영입할 때부터 사인&트레이드 가능성을 주목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이용찬도 사인&트레이드 가능성이 흘러나왔지만, NC 다이노스가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스프링캠프 시작 전 원 소속구단과의 계약 가능성이 있다. 또 일부는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에도 개인훈련을 하며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 캠프 진행 과정에서 부상 등의 이슈가 벌어지는 구단이 나온다면,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질 여지는 있다. 가장 최근 FA 미계약자는 2022-2023 시장의 강리호다. 강리호는 은퇴 수순을 밟았다. 2023-2024 FA 시장에 나간 19명은 모두 계약에 성공했다.
'준PO 3G ERA 2.25→프리미어12 3G 2승 ERA 2.45' 2020 신인왕, 토미 존 수술 후 구위 완벽 입증…2025시즌 만개할까?[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수술 이후 더욱 강해졌다. 소형준(KT 위즈)이 정상적인 몸 상태로 2025시즌을 정조준했다. 소형준은 2023년부터 2024년 막판까지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지난해 4월 전완근 부상을 당했고, 재활 후 등판했지만 팔에 불편함은 여전했다.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파열 소견이 나왔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착실히 재활을 마친 뒤 2024시즌 중반 복귀를 꿈꿨지만 다시 굴곡근 미세 손상을 당하며 재활을 거듭했다. 기나긴 재활 속 소형준은 9월 10일 드디어 1군에 콜업됐고 12일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이강철 감독은 철저한 관리 속에 소형준을 기용했다. 팀이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였지만 연투는 절대 금지에 투구 수 역시 빡빡하게 관리했다. 철저한 관리 속에 소형준은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했고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소형준의 진가는 가을야구에서 드러났다. 소형준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펄펄 날았다. 4이닝 동안 안타는 4개만 맞았고, 사사구는 몸에 맞는 공 1개에 그쳤다. 특히 5차전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단 25구를 던지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선발 투수 엄상백이 2이닝 3실점 2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졌지만, 소형준의 피칭은 마지막까지 KT가 LG를 압박할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소형준의 질주는 계속됐다. 2024시즌 단 9경기를 소화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소형준은 쿠바전 1.2이닝 무실점 승리투수를 시작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전 1이닝 1실점, 호주전 1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했다. 다만 대표팀이 목표였던 슈퍼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해 소형준의 호투도 빛이 바랬다. 이제 소형준은 2025시즌을 정조준한다. 2020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소형준은 통산 5시즌을 소화하며 86경기(78선발) 35승 19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 26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고졸 신인의 두 자릿수 승리는 2006년 류현진(18승) 이후 최초였다. 2021년 24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주춤했지만 다음 해 27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로 리그 정상급 투수로 도약했다. 무려 171⅓이닝을 먹어 치우며 이닝이터 본능까지 과시했다.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구위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인대가 싱싱하게 바뀌기도 하고 치열한 재활 끝에 주변 근육이 강화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소형준도 짧은 등판이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춤추는 투심으로 국내 타자는 물론 프리미어12에서도 손쉽게 땅볼을 유도했다. 서로 짝을 이루는 커터와 체인지업, 특유의 무지개 커브도 완벽하게 돌아왔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ABS)을 활용할 수 있는 구종 보유도 강점이다. 이강철 감독은 2024시즌을 마무리하며 하이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강철 감독은 김택연(두산 베어스)이나 조병현(SSG 랜더스) 같이 힘으로 버티는 애들은 괜찮겠지만, 제구 없이 150km/h를 던지는 투수들은 살아남기 쉽지 않다"라면서 "각이 큰 변화구를 갖고 있으면 좋겠다. 그런 투수들이 내가 볼 때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끝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여기(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라면서 "올해 ABS 많이 했으니까 투수들은 그런 쪽으로 연습을 해야 될 것 같다. 그냥 낮게 무릎에 쏠리는 건 아무 의미 없다. 하이볼 누가 잘 던지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소형준은 토미 존 수술 전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포심 패스트볼이나 커터를 던진 뒤 하단에 커브를 던지는 패턴으로 재미를 봤다. ABS의 도입으로 스트라이크 존 상단이 화두로 떠올랐고, 소형준은 스트라이크존 상하를 모두 공략할 수 있는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ABS 존의 변화는 변수다. KBO는 지난달 4일 2024년 제6차 실행위원회를 개최, ABS 존을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신장 180cm인 선수 기준으로 약 1cm의 변동이 생겼다. 2024년 내내 KT는 선발 투수의 부재로 골머리를 앓았다. 소형준의 부재가 특히 눈에 띄었다. 이제 소형준이 건강한 몸으로 복귀한다. 소형준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류윤김을 이을 차세대 트리오" 대투수가 뽑은 미래의 국대 에이스는 곽빈·구창모·이의리…다만 기다려줄 여유 필요해[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류윤김을 이을 차세대 트리오다"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향후 한국 야구의 에이스로 활약할 선수들을 꼽았다. 양현종은 지난 27일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윤석민과 담소를 나눴다. 여기서 윤석민은 양현종에게 '나를 넘어설 것 같은 투수가 있느냐'고 물었다. 양현종은 KIA에서는 이의리, 전체 구단을 놓고 봤을 때는 곽빈과 구창모를 골랐다. 양현종은 "저는 그 세 명이 앞으로 '류윤김' 트리오를 이을 수 있는 차세대 트리오"라고 단언했다. 류윤김 트리오는 한국 야구의 최전성기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들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 등 각종 대회에서 맹활약했다. KBO 리그에서도 이들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류현진은 말이 필요 없는 투수다. 2006년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데뷔,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데뷔 시즌부터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MVP·신인왕·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을 석권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전까지 7시즌 동안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2회, 탈삼진왕 5회, ERA왕 2회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윤석민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최고의 재능을 뽐냈다. 힘이 필요할 때는 강속구와 파워 슬라이더, 기교가 필요할 때는 서클 체인지업을 필두로 다양한 변화구를 섞었다. KIA의 2009년 우승에 힘을 보탰고 2011년 21세기 투수 최초로 4관왕과 리그 MVP, 골든글러브까지 모두 챙겼다. 김광현은 인천 야구의 상징으로 군림했다. 팀이 1승 2패로 몰린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 7⅓이닝 9K 무실점 깜짝투로 이름을 알렸고, 국제대회에서 일본만 만나면 펄펄 날며 일본 킬러로 맹활약했다. SK-SSG에서 무려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류윤김 중 가장 많은 우승 반지를 챙겼다. 양현종이 꼽은 이의리, 곽빈, 구창모의 공통점은 폭발적인 구위다. 세 선수 모두 150km/h를 육박하는 빠른 공을 보유했다. 또한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도 공유한다. 이의리와 곽빈은 당일 제구력에 따라 경기력이 요동을 친다. 구창모는 건강하다면 리그 최정상급 구위를 뽐내지만, 계속된 부상으로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곽빈이 제일 낫다. 곽빈은 30경기에 출전해 167⅔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 원태인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이의리는 4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뒤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구창모는 2023년 왼쪽 척골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았고 2024년 상무 피닉스에 입단했다. 구창모는 지난 9월 24일과 10월 1일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양현종은 이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양현종은 "이의리의 구위를 보면 20승을 해야 할 투수다. '20승 왜 못해?' 이런 시선으로밖에 안 보인다. 이의리는 이제 22살이다. 기다리면서 봤으면 좋겠다. (기다리면) 무조건 터진다"고 밝혔다. 이어 "곽빈도 마찬가지다. 구창모도 아픈 데 다 낫고 군대에서 나름 리프레시하면 류윤김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의리와 구창모에겐 수술 후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세 선수를 모두 리그에서 만나보려면 2025년 후반기, 혹은 2026년이 되어야 한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세 선수가 모두 잠재력을 만개할 수 있을까. 향후 세 선수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2023 준PO 8이닝 2실점+2024 5위 결정전 6이닝 1실점' SSG와 재계약 불발 엘리아스, 대만 푸방 가디언스와 재계약…몸값은 절반으로 감소[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SSG 랜더스에서 2년간 활약했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대만행을 택했다. 대만 매체 TSNA는 30일(이하 한국 시각) "대만프로야구(CPBL) 푸방 가디언스가 쿠바 좌완 투수 엘리아스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TSNA는 "엘리아스는 올해 평균 148.6km의 평균 구속을 기록했고 SSG에서 활약했다"고 소개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이자 쿠바 야구 전문가인 프란시스코 로메로 기자 역시 같은 날 "엘리아스가 CPBL 소속 푸방 가디언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몸값은 KBO 시절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엘리아스는 2024년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옵션 25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TNSA는 "엘리아스는 여러 대만 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연봉 50만 달러를 보장받는 계약을 맺었다. 추가 인센티브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쿠바 출신 엘리아스는 2014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그해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29경기(29선발) 동안 162⅔이닝 10승 12패 평균자책점 3.85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다음 해 5승 8패 평균자책점 4.14로 부진했고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신세가 됐다. 엘리아스는 빅리그에서 통산 7시즌을 뛰었고 133경기(54선발) 22승 24패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을 남겼다. 2022년을 마지막으로 엘리아스는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고, 2023년부터 KBO 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엘리아스는 2024년 5월 에니 로메로의 대체 선수로 한국에 입성했다. 그해 엘리아스는 22경기(21선발) 131⅓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활약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엘리아스는 10월 22일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등판,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했다. 7회까지 무실점을 달렸으나 8회 1사 1루에서 대타 김성욱에게 통한의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SSG는 2024년에도 엘리아스와 동행을 결정했다. 다만 엘리아스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22경기(21선발) 123⅔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4.08에 그쳤다. 5월 좌측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2달 정도 이탈했고, 복귀해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9월 들어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엘리아스는 9월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56을 질주, 팀의 막판 5위 싸움을 이끌었다. 9월 21일 5위 경쟁자 KT 위즈전 7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된 것이 백미. 엘리아스의 활약 덕에 SSG는 초유의 5위 결정전을 치를 수 있었다. 5위 결정전에서도 엘리아스는 '빅게임 피쳐'로 이름값을 높였다. 1회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6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SSG는 3회와 5회 각각 1점을 뽑으며 엘리아스를 지원했다. 엘리아스는 6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내려갔고, SSG는 8회 구원등판한 김광현이 로하스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내주며 경기에 패했다. 시즌 종료 후 SSG는 엘리아스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드류 앤더슨과 총액 120만 달러(연봉 115만 달러, 옵션 5만 달러) 재계약, 한국계 우완 투수 미치 화이트와 총액 1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외국인 투수 구상을 마쳤다. 엘리아스는 시즌 종료 후 멕시코 태평양 리그의 술탄네스 데 몬테레이에서 기회를 엿봤고, 결국 CPBL에서 새 둥지를 틀게 됐다.
'탱크' 박정태, SSG 2군 사령탑 맡는다 "투지-끈기의 육성 문화 불어넣어 줄 것" [공식발표][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SSG 랜더스가 '탱크' 박정태 해설위원을 2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SSG는 31일 "박정태 前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25시즌 퓨처스 코칭스태프 개편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SG는 퓨처스 감독 선임에 앞서 구단 육성 방향성에 부합하는 지도자상을 수립하고 기본기, 근성, 승부욕 등 프로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리더, 기술,심리,멘탈,체력,교육 등 선수 매니지먼트에 대한 이해력, 선수별 특성에 맞게 육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최우선 선임기준으로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군을 리스트업 했고 경력 검토 및 평판 체크 후 심층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박정태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 박정태 퓨처스 감독은 2005년에 미국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타격 및 주루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2년까지 롯데자이언츠 타격 코치와 퓨처스 감독을 역임함과 동시에 당시 유소년 야구단을 창단, 10여년 동안 유소년 양성과 지도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2022년에 밀양시 소재 중,고등학교에서 클럽야구단 창단을 추진해 아마추어 야구 저변확대에 힘써왔으며, 2020년과 2024년에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SSG는 박정태 퓨처스 감독이 선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선수별로 육성 솔루션을 제시하고, 투지와 끈기의 육성 문화를 선수단에게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태 퓨처스 감독은 "기회를 주신 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 빠른 시간 내에 선수별 장단점을 파악해 맞춤형 선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 유망주들이 기본기와 승부욕은 물론 상황에 맞는 야구를 펼칠 수 있는 지혜도 겸비할 수 있도록 퓨처스 코치 및 프런트와 함께 육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SSG는 선진 육성 시스템 경험을 겸비한 코치를 발굴하고 전문성과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역량에 중점을 두고 퓨처스 코칭스태프를 구성했다. 2025시즌 퓨처스 코치진에는 박정태 감독을 비롯해 류택현 투수코치, 이영욱 불펜코치, 이명기 타격코치, 와타나베 마사토 수비코치, 나경민 작전/주루코치, 스즈키 후미히로 배터리코치로 구성됐다. 잔류군은 정진식 총괄코치, 배영수 투수코치, 이윤재 야수코치, 윤요섭 재활코치가 각 파트를 담당한다.
"키 큰 선수로서는 어렵다" K% 19.0→15.7→12.9 최고 성적 찍은 국대 외야수, 2025년 ABS 존 변화에 난색[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키 큰 선수로서는 어렵다" 2024시즌을 최고의 해로 만든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ABS) 변화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2024년 제6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했다. ABS 스트라이크 존을 하향 조정했다. KBO는 "선수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했고, 상단 스트라이크존 조정이 필요하다는 다수의 의견에 대해 검토를 진행했다"라면서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ABS를 도입하며 KBO는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27.64% 위치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것. 신장 180cm인 선수 기준으로 약 1cm의 변동이 생긴다. KBO는 "이는 지속적으로 시즌 중 진행되어 온 전문가 TF 회의, 선수, 감독, 현장 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 보다 ABS 존이 높게 형성되는 부분을 조정 반영하는 동시에 현재 리그의 타고투저 성향과 급격한 조정으로 추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ABS 존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구자욱은 적지 않은 변화라고 답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29경기 493타수 169안타 33홈런 92득점 115타점 타율 0.343 출루율 0.417 장타율 0.627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 1.044) 2위, 장타율 3위, 타율·타점·출루율 4위, 홈런 5위, 최다 안타 8위, 득점 공동 10위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 결과 지난 13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표면적인 성적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삼진 비율이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구자욱은 올 시즌 삼진 비율 12.9%를 기록했다. 역대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2022년 19.0%에 달했던 구자욱의 삼진 비율은 작년 작년 15.7%, 올해 12.9%로 급감했다. 12.9%는 구자욱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ABS의 도입으로 많은 선수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렸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3년 전체 타자들의 삼진 비율은 17.7%를 기록했다. ABS가 도입된 2024년은 18.9%로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삼진 비율이 늘어났지만, 구자욱은 ABS 존에 완벽 적응하며 자신의 성적을 끌어올렸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는 최고 타자에게도 큰 압박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난 뒤 구자욱은 "다시 적응을 해야한다"라면서 "사실 1cm 차이도 엄청 크다"라고 난색을 표했다. KBO에 따르면 이번 변화로 전체 투구 판정 중 1.2%의 비율이 변한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구자욱은 올 시즌 총 2157개의 공을 봤다. 이 중 1.2%는 25.9개에 달한다. 공 하나에 승부가 오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수치다. 구자욱은 "위에 공을 잘 골라내야 하고, 낮은 공을 또 골라내야 한다. 키 큰 선수로서는 어렵다"라면서도 "잘 적응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투혼의 318구 秋男&파나마 이닝이터가 한 팀이라니…박진만호 다시 대권 도전, ML 출신 1선발 아쉬움 지운다[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밥 먹듯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는 선수와 가을사나이가 한 팀에서 뭉친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024시즌 정규리그 2위로 마친 뒤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발목이 잡히면서 시리즈 전적 1승 4패, 그들이 바라던 우승 반지를 끼는 데는 실패했다. 여러 아쉬움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의 부재가 뼈아팠다. 코너는 28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맹활약했다. 또한 8월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9이닝 3피안타 1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을 챙겼다. 그러나 9월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견갑골 통증을 느끼며 강판된 후 정규 시즌 잔여 경기 등판은 없었다. 플레이오프는 물론 한국시리즈 등판도 할 수 없었다. 미국으로 건너 가 현지 의료진 진료도 받았으나, 원하는 소견을 듣지 못했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선발 한 명 한 명이 중요한 가을야구 무대에서 삼성은 아쉬움을 곱씹었다. 삼성은 2025시즌에 2024시즌의 아쉬움을 지우고자 한다. 먼저 가을야구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데니 레예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레예스는 올 시즌 26경기 144이닝 11승 4패 평균자책점 114탈삼진 3.81을 기록했다. 탈삼진 9위, 다승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가을야구가 하이라이트였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 6.2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1자책) 승리, 4차전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2경기 13.2이닝 2승 평균자책 0.66, PO MVP는 레예스의 몫이었다.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7이닝 5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허용한 자책점은 20.2이닝 동안 단 1이었다. 삼성은 그런 레예스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의 조건에 재계약했다. 80만 달러에서 40만 달러가 올랐다. 또한 코너와 재계약 대신 삼성은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로 활약했던 우완 투수 야리엘 후라도와 새롭게 계약을 체결했다. 후라도는 2023, 2024년 2년간 키움에서 뛰었다. 2023시즌 30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 2.65, 2024시즌 30경기 190.1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 3.36을 기록했다. 지난 2년 동안 KBO리그를 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3.01로 가장 낮다. 퀄리티스타트 역시 60경기 가운데 43회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 역시 20회로 리그 1위다. 에이스 역할은 물론 젊은 선수들의 성장 멘토 역할까지 도맡으며, 고척돔 더그아웃 리더로 홍원기 키움 감독을 흐뭇하게 한 선수였다. 외인이 아닌 가족이었다. 그러나 키움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키움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후라도를 비롯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외인 원투펀치와 재계약 및 보류권 행사를 포기했다. 삼성은 빠르게 후라도의 마음을 잡기 위해 다가갔고, 후라도는 삼성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후라도는 최근 삼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이온즈 팬분들을 만날 날이 너무 기대돼요. 팀과 함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Merry Christmas!"라고 삼성 팬들에게 인사했다. 물론 뚜껑을 까봐야 알겠지만, 지난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두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후라도는 지난 2년 동안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준 선수다. 레예스는 리그 적응을 거쳐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삼성에 한국시리즈 티켓을 안겨줬다. 여기에 1차지명 다승왕 원태인, 70억 FA 이적생 최원태, 지난 시즌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좌완 이승현에 베테랑 좌완 백정현, 1차지명 유망주 황동재 등이 뒤를 받친다. 타선 역시 MVP급 활약을 펼친 구자욱을 비롯해 르윈 디아즈와 함께 하고, 박병호-김영웅 등이 홈런쇼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느껴야 했던 1선발의 부재, 2025년에는 그 공백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 삼성은 다시 대권에 도전한다. 박진만 감독은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내 실력은 그 정도가 아닐 수 있는데…너무 욕심을 부렸나” 영웅들 30세 좌완 스리쿼터의 끝없는 자기 객관화[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무 욕심을 부렸나.” 키움 좌완 스리쿼터 김성민(30)은 ‘자기 객관화’를 잘 하는 선수다. 평범한 스피드인데 평범한 폼으로는 못 살아남겠다고 판단, 캐치볼을 할 때 팔을 내리며 변화를 준 게 통했다. 그리고 투심을 연마하며 자신의 공 궤적과 손 모양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군 복무를 했고, 그 사이 토미 존 수술까지 받았다. 올 시즌 복귀해 46경기서 3승4패14홀드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절대적으로 많은 개수는 아니지만, 2017년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홀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고양야구장에서 만난 김성민은 아쉬움이 컸다. 시즌 초반에 비해 막판 페이스가 눈에 띄게 처졌기 때문이다. 전반기 30경기서 2승1패10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반면 후반기에는 16경기서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10.54에 그쳤다. 김성민은 “시작은 좋았다. 나름대로 잘 준비했고, 개인적으로 도움도 많이 받았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욕심이 컸다. 내 실력은 그 정도가 아닐 수 있는데, 너무 욕심을 부리다 보니 스스로 좀 무너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했다. 이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김성민은 “오히려 또 보완할 게 생기고, 빨리 캐치를 했기 때문에 내년 시즌이 기대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라고 했다. 그래도 2년 공백을 딛고 수술 후 건강하게 돌아온 것만으로 성공적인 시즌이다. 김성민은 “연구를 했다. 계속 위로 던질 때 스피드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경기를 해야 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도 스피드 욕심을 갖고 있다 보니 항상 만족스럽지 못했다. 비 시즌에도 스피드에 집착했는데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다 보니 어느 순간 어깨가 많이 아팠다. 그런데 장난 삼아 캐치볼 할 때 팔을 내렸는데 통증이 없었다. 코칭스태프와 얘기해서 결정을 내렸다. 스피드는 큰 변화가 없는데 팔이 안 아프다 보니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뒤따랐다”라고 했다. 투심을 장착했고, 체인지업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와 5대5 비율로 쓰며 다양성을 꾀했다. 김성민은 “공이 나올 때, 내 손 모양이 다른 투수들과 다르게 나온다. 스스로 디테일을 중시하는데, 손이 나오는 방향이 다른 걸 봤다. 어떻게 할까 하다 연습을 계속하면서 던지게 됐다. 팔을 내려도 손이 똑같이 조금 다르게 나온다”라고 했다. 공백기에 재활도 하면서 꾸준히 연습한 게 주효했다. 김성민은 “자문을 구할 곳이 레슨장 밖에 없었다. 올 시즌에는 투수코치님이 엄청 도와줬다”라고 했다. 그렇게 올 시즌을 마쳤고, 다시 땀을 흘리며 개인훈련에 매진 중이다. 다시 자기 객관화를 한다. 김성민에게 마무리 욕심이 있는지 묻자 “내가 그만한 위치에 있는 선수가 아니란 걸 인지하기 때문에 그런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선발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을 때 그 다음 투수에게 잘 넘겨주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했다. 김성민은 키움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내가 생각하는 키움은 좋은 투수 인프라를 가졌다.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있다. 1군만 아니라 2군에도 좋은 선수가 엄청 많다. 투수력이 좋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날 텐데 공백을 무시 못하겠지만, 다른 선수들도 나쁘지 않다”라고 했다.
조상우라는 복덩이가 KIA 불펜에 왔다…김도현 or 황동하 셋업맨 변신 프로젝트 중단? 변수는 이 선수[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현이나 동하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려야 할 것 같다.” 지난 11일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을 앞두고 만난 이범호 감독은 위와 같이 얘기했다. 장현식(LG 트윈스)이 이적하면서 생긴 불펜의 구멍을, 김도현이나 황동하 중 한 명으로 메우겠다는 계산. 다시 말해 김도현이나 황동하가 롱릴리프가 아닌 1이닝 셋업맨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후 마운드 사정이 또 바뀌었다. KIA가 이번 오프시즌을 뒤흔든 조상우 트레이드의 승자가 됐기 때문이다. KIA는 어지간한 외부 FA 영입 한 명에 맞먹는, 파급력 높은 빅딜을 단행하며 오히려 불펜을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래도 건강하면 조상우의 급이 장현식보다 높다고 보는 시선이 일반적이다. 현 시점에서 KIA의 2025시즌 필승계투조는 마무리 정해영에, 조상우와 전상현이 7~8회 메인 셋업맨을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무래도 정해영은 7~8회에 준비해본 경험이 적다. 반면 조상우는 마무리와 7~8회 셋업맨을 두루 소화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역할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들 앞을 올해 대박을 친 사이드암 곽도규와 최근 FA 계약을 맺은 임기영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 시즌 막판 나란히 폼을 바꾼 유승철과 김기훈이 성장하면 6회가 강력해질 것이다. 좌완 원포인트 이준영이나 김대유가 이들 사이에 양념을 칠 수 있다. 이렇게 돌아가면 굳이 김도현이나 황동하가 셋업맨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역시 변수는 재활 중인 이의리라고 봐야 한다. 이의리는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심재학 단장은 내년 6월 복귀를 예상했다. 최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보면 이의리의 재활은 매우 순조롭다. 단,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를 내년엔 사실상 없는 전력으로 계산, 2026년을 복귀 원년으로 바라본다.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오자마자 예년의 구위를 보여주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다. 과거 사례들이 얘기해준다. 가장 최근엔 SSG 랜더스 문승원과 박종훈이 여름에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이듬해 여름에 돌아왔지만, 바로 정상적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이의리가 복귀시점을 앞당기는 것보다 돌아와서 건강하게 연착륙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즉, 이의리가 2025시즌에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돌기 힘들고 관리가 필요하다면, 김도현과 황동하 모두 선발로 준비하는 게 마침맞다. 또 선발로 준비하면 셋업맨으로 돌아서는 게 어렵지 않다. 반대로 셋업맨으로 살다 선발을 하려면 그만큼의 투구수 빌드업 과정이 필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2025 드래프트 신인 1라운더 김태형도 기본적으로 2군에서 선발수업을 받게 하되, 간혹 백업 선발로 활용할 계획을 드러냈다. 이의리의 빠른 재활이 반갑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게 중요하다. 모든 투수가 제 몫을 해주면 감독들이 걱정할 일이 없지만, 야구는 인생과 같아서 마음대로 안 풀린다. 이범호 감독도 어바인에서 투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장기레이스 구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몇몇 투수는 연말에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센터로 떠나 미리 몸을 만든다.
“야, 너 머리 한번 길러봐라” 롯데 132SV 장발 클로저가 그렇게 탄생했다…FA 대박과 함께 역사 속으로[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 너 머리 한번 길러봐라.” 롯데 자이언츠 클로저 김원중(31)은 긴 머리카락이 트레이드 마크다. 마무리를 시작한 2020시즌을 앞두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해 올 시즌까지 약 5년간 유지 및 관리해왔다. 긴 머리카락과 함께, 김원중도 롯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올 시즌까지 25세이브, 35세이브, 17세이브, 30세이브, 25세이브로 통산 132세이브를 따냈다. 그 결과 4년 54억원 FA 계약을 따냈다. FA 투수의 50억원대 이상 계약은 단 16차례 밖에 없다. 불펜투수는 단 6명이고, 김원중은 84억원의 정우람, 65억원의 안지만, 60억원의 손승락, 58억원의 김재윤(KT 위즈)에 이어 역대 불펜투수 5위다. 김원중이 머리카락을 기른 건 마무리로 보직도 바꿨고, 더 강해 보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역시 최고참 이대호의 ‘컨펌’이 있었다. 김원중과 구승민은 최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 야구토크를 나눴다. 김원중은 “기부도 하고(실제 한 차례 머리카락을 잘라 소아암 어린이 돕기에도 나섰다) 좋은 마음이 많았지만, (이대호)선배님한테 혼도 많이 났다. 은퇴하시기 1년 전인가 ‘야, 너 머리 한번 길러봐라’ 그러셨다. 선배님들이 있는데 머리 기르는 건 솔직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라고 했다. 김원중은 스프링캠프에 떠나기 전에 당시 주장 민병헌에게 전화해 “진짜 기르고 가도 되나요”라고 했다. 민병헌은 이대호에게 알린 뒤 허락을 받았고, 김원중은 실제로 스프링캠프에 머리를 기르고 등장했다. 김원중의 얘기를 듣던 이대호는 미소를 머금었다. 김원중의 장발 스타일 유지는, 일종의 ‘자기 캐릭터’ 구축의 효과도 있었다. 머리카락을 기른 뒤 리그에서 인지도도 훨씬 높아졌고, 야구도 잘 했다. 마무리를 맡기 전엔 평범한 선발 유망주였지만, 이젠 롯데의 대표 수호신이다. 김원중이 불펜의 상수가 됐고, 김원중이 해주지 않으면 롯데 팬들과 이대호의 소원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가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 김원중이 머리를 자르고 등장하자 이대호는 “기를 때도 멋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진짜 어려 보인다. 내가 은퇴할 때 니가 고참인 줄 알았다. 지금 자르고 나니 진짜 어려 보인다”라고 했다. 김원중은 비록 머리카락을 잘랐지만, 경험이 쌓였고 멘탈이 단단해졌다. 김원중은 과거 김광현(SSG 랜더스)와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의 기부처럼, 자신도 특별한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소아암 어린이 돕기 얘기도 꺼냈다. 이 역시 야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 “야구를 못해서 중간에 자르면 얼마나 자존심 상하겠습니까. 그래서 말도 안 하고 시즌 후 바로 잘라서 기부했죠”라고 했다.
“(김)도현이에게 미안한 마음 컸다, 너무 큰일 했다” KIA 대투수 진심…V12 기뻤지만 이것을 후회했다[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영상을 봤을 때, (김)도현이가 정말 큰 일을 했구나…”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에게 10월28일은 야구인생에서 잊지 못할 날이지만, 한편으로 후회스러운 날이기도 하다. 양현종은 그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2⅔이닝 4피안타(3피홈런) 3탈삼진 1사사구 5실점했다. 결과가 말해주듯 이름값에 못 미치는 결과였다. 초반부터 세 방의 홈런을 맞으며 경기흐름을 완전히 넘겨줬다. 단기전이라는 걸 감안할 때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그날 KIA는 V12 역사를 창조했다. 리그 최강타선이 또 한번 일을 내며 기어코 통합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양현종은 V12에 기뻤지만, 자신의 투구에 대해선 당연히 만족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을 구원한 김도현(24, 2⅓이닝 3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에게 너무나 큰 고마움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공개된 한국시리즈 코멘터리에 출연, 그날을 돌아봤다. 우선 2차전부터 리뷰했다. 그날 양현종은 5⅓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 토종 최고령 선발투수가 됐다. 경기시작과 함께 17구 연속 포심으로 승부해 화제를 모은 경기였다. 그만큼 컨디션이 최고였고, 결과도 좋았다. 양현종이 왜 대투수인지 증명한 경기였다. 이범호 감독은 “현종이가 ‘정말 한 성격 하는 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깜짝 놀랐다”라고 했다. 포수 김태군도 “5구째인가 6구째에 변화구 사인을 냈는데 고개를 흔들더라. 현종이 형 스타일을 아니까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계속 직구 사인만 냈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내 직구에 자신감이 있었다. 느낌이 그냥 안 맞을 것 같았다. 내가 좋았을 때는 직구가 높은 쪽으로 많이 가는 경향이 있다. 그게 타자 눈에 보이면서 범타로 많이 유도됐고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내가 힘이 있을 때까지는 쉽게 상대 타자가 공략하지 못하겠다고 내 스스로 확신을 해서 그렇게 볼배합을 가져갔다”라고 했다. 그러나 대투수에게도 역시 야구는 쉽지 않다. 삼성 타자들이 5차전에도 양현종을 잘 공략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실투가 잦았다. 양현종은 “투수로서 절대 가지면 안 되는 마음을 갖고 던졌던 것 같다. 무슨 생각이었냐면, 5차전에 지더라도 우리는 6차전, 7차전에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있어서 ‘오늘 게임 내가 무조건 잘해야 돼’, ‘내가 무조건 이겨야 돼’ 이런 생각이 조금은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너무 후회스럽기도 하고”라고 했다.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김도현이 아웃카운트 7개를 잡는 동안 단 1명의 주자만 내보냈다. 그 사이 타선이 추격의 흐름을 만들 수 있었다. 야구에서 역전승이 100% 타자들만의 공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반전의 시작은 투수들의 분전이다. 그날 세 번째 투수 곽도규가 구원승을 따냈지만, 게임체인저는 김도현이었다. 양현종은 그런 김도현이 고마울 뿐이었다. “도현이한테는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 도현이가 정말 잘 던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현이의 피칭을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영상으로 봤을 때는 진짜 ‘도현이가 너무 큰 일을 했구나’ 싶더라. 나이 어린 후배에게 내가 그런 짐을 맡기는 것도 미안하기도 했지만, 대견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사실 올해 개막 선발로테이션에서 양현종을 제외한 4명이 모두 부상으로 바뀌었다. 이때 잘 버텨준 김도현과 황동하의 공이 상당히 컸다. 이범호 감독은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떠나자 김도현이나 황동하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구상까지 했다. 그만큼 두 사람을 믿는다는 의미. 단, 이후 구단이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이범호 감독의 구상이 바뀔 여지는 있다. 이렇듯 야구는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만 매일 이길 수도 질 수도 없다. KIA는 장기레이스에서도 단기전서도 ‘팀 타이거즈’의 힘을 보여줬다. 그래서 양현종은 V12가 기뻤지만, 한편으로 여러 감정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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