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년만에 황금의 3김시대다.
키움 히어로즈는 2022년 4월 말 박동원(LG 트윈스)을 KIA 타이거즈에 트레이드하면서 박동원-이지영, 국대급 안방 투톱 체제의 종언을 고했다. 이지영도 2023시즌을 마치고 사인&트레이드로 SSG 랜더스로 옮겼다.
2023 드래프트에서 포수만 5명을 뽑긴 했다. 그런데 키움은 5명 모두 포수로 쓸 생각은 없었다. 전적으로 야구 재능과 잠재력에 집중한 픽이었다. 1라운더 김건희의 경우 2023시즌에 거의 포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2라운더 김동헌이 예상을 뒤엎고 곧바로 1군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김동헌은 이지영이란 기둥 속에서 조금씩 출전지분을 늘려갈 수 있었다. 그러나 여름 이후 사실상 주전으로 올라섰다. 근래 1년차 포수가 주전은 고사하고 1군에 진입하는 것도 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키움이 파격적이긴 해도 포수를 잘 뽑았다고 보면 된다. 또래 포수들 중에서 공수겸장이며, 완성형 포수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김동헌은 이지영마저 떠난 올해 키움 안방에서 제대로 잠재력을 터트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소위 말하는 판이 완전히 깔린 상황. 그러나 김동헌은 1군에서 딱 2경기만 하고 토미 존 수술 진단을 받고 시즌을 접었다. 보기 드문 3월 말 시즌아웃.
그러자 구단은 김건희에게 포수 복귀를 지시했다. 김건희는 완성도 측면에선 갈 길이 멀지만 9홈런으로 나름의 펀치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김건희의 부족한 경험은 베테랑 김재현(31)으로부터 충분히 보충했다. 평소 선후배들과의 관계가 좋고 투수들은 물론이고 후배 포수들도 다독일 줄 안다.
내년엔 김동헌이 돌아온다. 토미 존 수술에 의한 재활을 마쳤다. 이미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김재현과는 6년 10억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김건희도 건재하다. 이로써 키움 안방은 현재와 미래를 완전히 잡아낸 3김 시대가 도래했다.
포수로서의 종합적인 실링은 김동헌, 거포로서의 가치는 김건희다. 김재현을 6년간 붙잡은 건 두 사람이 성장하고 김건희가 군 복무를 해결하는 시간까지 충분히 안방의 중심을 잡아달라는 얘기다. 이들은 당장 1군 엔트리 경쟁부터 주전경쟁까지, 끝없는 선의의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다년계약자조차 1군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 자연스럽게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어쩌면 박동원, 이지영 체제에 버금가는 안방을 다시 구축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김동헌과 김건희의 성장에 달렸다. 김동헌은 최근 고양야구장에서 “친구(김건희)가 잘 된 건 좋은데 경쟁해야 하는 상대다. 친구끼리 경쟁하면서 서로 성장하면 팀에도 좋고 개개인에도 좋고 팬들도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김동헌은 김재현의 존재가치를 알고 있다. “우리 포수조 분위기가 항상 좋다. 재현 선배가 잘 챙겨주신다. 재현 선배는 선수들을 되게 잘 챙겨준다. 말 한 마디를 해도 잘 대해주시는 분이다. 포수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참 좋은 분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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