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모범생으로 돌아오나.
‘나스타’ KAI 타이거즈 나성범(35)의 지난 2년은 부상으로 점철된 세월이었다. 2021-2022 FA 시장에서 6년 150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고향팀에 입성했다. 2022시즌 144경기에 모두 나가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92득점 OPS 0.910으로 제 몫을 했다. KIA가 2018년 이후 4년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하는데 공을 세웠다.
그러나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거의 제대로 뛰지 못했다. 시범경기를 건너 뛴 것은 물론, 6월23일 광주 KT 위즈전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마무리도 하지 못했다. 9월19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주루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졌다. 3월17일 시범경기 광주 KT전서 같은 부위에 다시 통증을 느껴 2년 연속 개막전 출전이 불발됐다. 4월28일 잠실 LG전서 복귀, 시즌을 완주했다. 그러나 2023년과 2024년 타격 그래프는 180도 달랐다.
2023시즌의 경우 뒤늦게 합류했음에도 58경기서 타율 0.365 18홈런 57타점 OPS 1.098을 찍었다. 쳤다 하면 장타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전반기까지 크게 고전했다. 나성범답지 않게 1할대를 허덕인 기간도 있었다. 좋았을 때의 자세,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영상 분석을 많이 했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그래도 8월부터 9월 사이 타격감을 팍팍 끌어올렸다. 8월 타율 0.338, 5홈런 18타점, 9월 타율 0.303 4홈런 8타점이었다. 예년보다 빨리 끝난 정규시즌이 아쉬웠을 법했다. 결국 102경기서 타율 0.291 21홈런 80타점 51득점 OPS 0.868. 좋은 성적이지만, 나성범의 이름값엔 약간 부족했다.
나성범은 한국시리즈에도 20타수 7안타 타율 0.350 2타점 3득점 OPS 0.714를 기록했다. 결정적 찬스를 살리지 못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감각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2025시즌 부활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1일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 당시 “나도 햄스트링을 다치고 내 컨디션을 찾는데 2년 걸렸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현역시절 햄스트링 부상이 잦았다. 자주 다치는 선수들, 보여줘야 하다는 부담의 악순환을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신의 경험상 큰 부상을 입고 2년 정도 지나면 자신의 고유의 리듬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나성범의 이번 다리 부상은 결국 2023년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시작됐다. 이제 2년이 막 다 돼 간다. 그렇다면 2025시즌은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6년 150억원 FA 계약의 절반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첫 시즌은 만점이었으나 작년과 올해 합계 160경기만 나간 건 분명한 옥에 티다.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고, 앞으로 남은 3년이 중요하다. KIA는 당장 2025시즌 통합 2연패에 올인했다. 나성범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편으로 이범호 감독은 아직 나성범이 전문 지명타자를 맡을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다리 관리를 잘 해왔고, 좋아질 시기이기 때문에 관리만 해줄 뜻을 드러냈다. 최형우도 건재하다. KIA 라인업이 이상적으로 돌아가려면 나성범은 내년에도 주전 우익수를 맡아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성범이가 내년엔 부담을 떨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명타자와 수비를 병행하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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