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릉 노찬혁 기자] 정경호 강원FC 신임 감독이 오랜 시간을 인내한 끝에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강원은 23일 오후 1시 강원도 강릉 강원FC 오렌지하우스에서 ‘제11대 사령탑’ 정경호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올 시즌 K리그1 준우승(승점 64점)을 차지한 강원은 윤정환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정 감독은 2023년 수석코치로 부임해 강원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하며 첫 감독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정 감독은 취임사를 통해 “좋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내가 겪은 과정을 통해 색깔이 있고, 단단한 팀, 선수들과 철학을 공유해 K리그1에서 무너지지 않는 탄탄한 팀을 만들고,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정 감독은 프로 구단 정식 사령탑을 맡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정 감독은 은퇴 이후 울산대학교와 성남FC,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수석코치를 맡은 뒤 지난해 강원의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10년 동안 수석코치만 맡았다.
성남과 강원에서는 잠시 팀을 지휘하기도 했지만 감독대행 경력이 전부였다. 그러나 정 감독은 꾸준히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갔고 마침내 프로 구단의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정 감독은 “강원의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게 해주신 김진태 구단주, 강원 여러 이사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시간 고생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를 쌓았다. 노하우를 잘 녹여내서 좋은 팀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과 함께 멋진 팀을 만들고 색깔을 가진 팀을 만들고 싶다. 이제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해진 시대다. 지도자의 리더십, 역량에 따라 팀이 달라질 수 있다. 구단의 철학, 선수단의 방향성을 잡아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수석코치 시절 총 5명의 감독을 보좌하며 감독으로서 준비를 마쳤다. 그는 “나는 행복한 지도자였다. 유상철 감독을 시작으로 5명의 감독을 모셨다”며 “배울 게 굉장히 많았고, 내 것으로 녹여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수석코치와 감독의 차이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구분했다. 정 감독은 “코치를 일할 때에는 숲 안에서 나무를 자세하게 보고, 감독은 숲 밖에서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 안과 밖을 넘나들며 소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덧 후배 지도자들의 롤모델이 됐다. 정 감독은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충고도 전했다. 그는 “몇몇 후배들은 내가 롤모델이라고 하더라. 책임감을 느껴야겠구나 생각했다. 이 기회가 오는 게 참 힘든데 후배들에게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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