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망신도 이러한 망신이 없다. LG 트윈스 김유민의 음주운전 소식이 일본에도 전해졌고, 열도에서도 수많은 비판들이 쏟아졌다.
일본 ‘풀카운트’는 지난 22일 “LG 트윈스 김유민이 음주운전에 적발, KBO로부터 1년 실격 처분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유민은 지난 17일 밤 11시 30분경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 이에 김유민은 음주에 적발된지 하루가 더 지난 19일에서야 구단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LG는 즉시 KBO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이에 KBO는 20일 음주운전 규약에 따라 면허취소가 된 김유민에게 ‘1년 실격’ 처분을 내렸다.
이에 LG는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자세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일어난 이번 사건에 대해 말할 수 없이 충격적이고 당혹스럽다”며 “구단은 그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으며 팬 여러분의 어떠한 비판과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20일 팬들과 소통을 위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계획하고 있던 차명석 단장 또한 고개를 숙이며 “단장으로서 죄송한 마음에 저도 구단에 자체 징계를 내려달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정말 심각한 것은 그동안 수많은 선수, 야구계 관계자들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거나 유니폼을 벗었는데, 올해만 총 다섯 차례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 있다. 지난 4월 원현식 심판이 모친상 발인 날 음주운전에 적발돼 ‘1년 실격’ 징계를 받았고, 지난 7월에는 LG 최승준 코치가 음주운전 측정을 거부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 LG는 곧바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9월에는 이상영이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냈고,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에 해당되면서 지난 13일 1년 실격의 징계가 부과됐다. 그리고 11월에는 롯데 자이언츠 김도규가 음주 단속에 적발, 면허정지에 따라서 70경기 출장 정지가 확정됐다. 이러한 가운데 김유민이 다섯 번째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사실이 드러났다.
KBO는 지난 2022년부터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를 강화했다. 면허정지는 70경기, 면허취소는 1년 실격이며, 2회 적발시 5년 실격, 3회 적발은 영구실격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음주운전 적발 사례가 줄기는 커녕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자진해서 음주 사실을 털어놓을 경우 ‘이중징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니폼을 벗을 일까진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실직고만 하면 선수 생활은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사실이 일본까지 전해졌다. ‘풀카운트’가 지난 22일 국내 언론을 인용해 김유민을 비롯한 KBO리그에 쏟아지고 있는 음주운전에 대해 보도한 까닭. 그야말로 국제적인 망신이었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 모두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비판이 쏟아졌다.
“음주운전 이전에, 운동선수인데도 몸을 신경 쓰지 않고 곤드레만드레가 될 때까지 음주를 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일본과 차이가 있다면, 프로 또는 운동선수로서의 의식”이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몇몇 댓글은 음주와 국제대회 성적을 연결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에는 “이런 사생활 혼란이 야구 자체의 수준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참패가 교훈이 되지 않았나”라고 지적, “야구 선수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어김 없이 ‘잡히지 않으면 되잖아’라는 생각인 듯하다. 왜 모를까? 그냥 택시를 타면 되지 않나”, “한국에는 대리운전이 없나”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구단들은 매년 선수단을 대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적발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구단이 선수의 사생활까지 모두 관리할 수 없는 만큼 선수들의 책임감이 더욱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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