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탁구 유망주 허예림(14·화성도시공사 유스팀)이 제78회 애경케미칼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실업 선수들을 제치고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여자탁구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허예림은 23일 강원도 삼척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대회에서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이다은(한국마사회)에게 1-3으로 패해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예선 과정에서 보여준 놀라운 활약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허예림은 예선 2번째 경기에서 김다희(포스코인터내셔널)를 3-2로 이기며 첫 승을 거두었고, 예선 3번째 경기에서는 실업 3년차 선수인 이채연(삼성생명)을 3-1로 제압하며 ‘녹색 테이블 반란’을 일으켰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주니어 선수가 실업 선수들을 잇달아 누른 것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그녀의 가능성을 더욱 확고히 했다.
허예림은 여자단체전 예선에서도 화성도시공사 중학부(U-15) 멤버로 출전하며, 올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19세 이하(U-19) 여자단체전의 한국 출전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던 팀 선배 유예린을 3-0으로 이기는 성과를 올렸다. 비록 팀은 3-2로 패배했지만, 그녀의 개별 성적은 더욱 빛났다.
허예림은 “이번 대회 초반에는 긴장을 많이 했지만, 경기하면서 적응이 많이 됐다”며 “내년 대회 때는 단식에서도 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섯 살 때 작은아버지의 권유로 탁구에 입문한 그녀는 용곡초등학교와 이일여중을 거쳐 화성 송산중으로 옮겼으며, 올해 2월부터 화성도시공사 유스팀 소속으로 뛰고 있다.
특히 그녀는 올해 11월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최서연(호수돈여중)과 함께 U-15 여자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허예림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청소년선수권 주니어 부문 우승과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녀는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드형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복식 금메달을 딴 뒤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던 왕년의 ‘탁구여왕’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허예림은 “현정화 감독님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뿐 아니라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멋지다”며 “감독님처럼 세계를 제패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올해 언니들이 세계청소년선수권 주니어 부문에서 첫 우승을 했기 때문에 저도 주니어 부문에서 한국의 탁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2032년 올림픽에서는 단식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 ITTF 홈피 제공, 대한탁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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