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해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FA 문성현(33) 얘기를 꺼내자마자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위와 같이 답했다. 문성현은 하주석, 이용찬, 서건창, 김성욱과 함께 FA 미계약 5인방 중 한 명이다. 사실상 원 소속구단 키움으로 협상창구가 단일화된 상황이다.
키움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냉정한 스탠스를 취했다. 올해 확실한 실적을 보여준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에겐 FA 시장 개장 직전 2+1+1년 12억원짜리 비FA 다년계약을 안겼다. 반면 문성현에겐 시종일관 거리를 둔다.
전통적으로 그랬다. 퍼포먼스가 명확한 선수들에겐 제대로 대접한 반면, 애매한 선수들에겐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선수가 요구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기다려서 계약하거나 사인&트레이드도 마다하지 않았다.
문성현은 올 시즌 42경기서 1승2패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57에 머물렀다. 2022시즌 45경기서 1패1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27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이후 2년 연속 성적이 떨어졌다. 2022시즌이 최고점이고, 애버리지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1군 통산 280경기서 25승37패16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5.00.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0년 4라운드 31순위로 입단, 5선발 유망주에서 불펜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하필 FA 취득 직전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렵게 잡은 권리행사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키움 불펜에는 조상우가 KIA 타이거즈로 떠나면서 김재웅이 군 복무 후 돌아올 때까지 정비가 필요하다. 김성민, 이강준, 김택연 등이 떠오르지만 필승계투조 경험이 많은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여러 보직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문성현은 역시 키움과 어울린다.
결국 문성현은 운명의 1월을 맞이한다.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자연스럽게 구단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문성현으로선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려면,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어떻게든 간격을 좁혀보려고 더욱 애써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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