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김민욱 간의 계약 해지 분쟁이 결국 법정으로 향하게 됐다. KBL(한국농구연맹)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제30기 제7차 재정위원회에서 소노와 김민욱 간의 계약 분쟁을 심의한 결과, 조정이 불성립되었다고 발표했다. KBL 관계자는 “양측의 합의를 시도했으나 의견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제 계약 해지의 유효성을 다투는 것은 사법부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욱은 대학 시절 ‘학교 폭력’ 의혹에 휘말린 후, 소노 구단으로부터 10일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소노와 김민욱 간의 계약은 2026년 5월까지로, 약 1년 반의 기간이 남아 있으며, 연봉은 2억여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노는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12월 월급을 10일까지 일한 것으로 계산해 지급했지만, 김민욱은 이에 동의하지 않아 이번 재정위원회가 개최되었다.
김민욱 측은 소노에 올해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라고 요구했지만, 소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명호 소노 사무국장은 “만약 김민욱 측이 소송에 나선다면 우리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욱은 이날 재정위원회에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으나, ‘학교 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후배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KBL센터를 떠났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김민욱이 대학 시절 운동부에서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폭로성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현재 스포츠윤리센터가 이 사안을 조사 중이며, KBL은 프로 입성 전의 사건에 대해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이다.
김민욱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후배 때문에 가혹행위를 당하자 화가 나서 그 후배를 엎드려뻗쳐 하게 한 다음에 옥상에 있는 아이스하키 채로 때린 적이 있다”고 의혹의 일부를 시인하기도 했다. 구단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구단 이미지를 실추시킬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김민욱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그가 이에 동의하지 않자 구단은 KBL에 재정위원회 개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KBL 규정에 따르면, 구단이 계약을 해지할 때 선수의 동의서를 받도록 되어 있어 이번 사건은 복잡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김민욱은 지난달 김승기 전 소노 감독이 라커룸에서 선수를 폭행한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김 전 감독은 지난달 29일 열린 KBL 재정위원회에서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김 전 감독은 재심의 요청을 하지 않아 징계는 그대로 확정됐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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