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윤)영철이가 허리 안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KIA 타이거즈 왼손투수 윤영철과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동헌(이상 20)은 충암고 시절 영혼의 배터리였다. 전국대회서 수 차례 좋은 성적을 냈고, 청소년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JTBC 최강야구에서 KBO출신 레전드들로 구성된 몬스터즈를 압도하는 투구로 크게 화제가 됐다.
때문에 이들은 프로에 데뷔하기 전부터 꽤 이름을 알린 상태였다. 보통의 2023년 신인들보다 기대치가 훨씬 높았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서 주전 5선발과 주전급 포수로 뛰며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런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2년차 시즌에 부침을 겪었다. 윤영철은 18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4.19, 81.2이닝 소화에 그쳤다. 7월13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허리 통증을 느껴 2회초가 끝난 뒤 교체됐다. 이후 9월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70일간 개점휴업했다.
척추 피로골절. 고교 시절부터 수많은 공을 던져왔고, 프로 입단 후 관리를 받는다고 받았지만, 몸에 무리가 갔다. 그래도 시즌 막판 복귀해 2경기에 나갔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한국시리즈서 던질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김동헌은 2경기서 5타수 1안타 타율 0.200 1타점에 그쳤다. 3월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2군에 내려갔다. 18일 고양야구장에서 만난 그는 “시범경기를 할 때부터 (오른쪽 팔꿈치)안 좋은 느낌이 있었다. 그 정도는 참고 한다고 생각했는데 2군에서 뛸 때 아프더라”고 했다.
결국 김동헌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올 시즌을 허무하게 접었다. 야수의 토미 존 수술 재활은 투수보다 짧게 진행한다. 단, 김동헌은 공을 강하게 던지는 포수라서 급하게 재활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동병상련의 두 사람은 시즌 후 안부를 주고 받으며 우정을 확인했다. 김동헌은 “영철이가 허리가 조금 안 좋은 건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재활을 잘 해서 시즌 막판에 복귀하고 공을 던졌으니, 그 친구가 대단한 것 같다.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으니 그것도 축하한다고 얘기했다”라고 했다.
김동헌은 윤영철의 우승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재기 의지를 다졌다. “우리도(키움) 무조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 아직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그런 자리에 내가 선수로 있다면 되게 큰 영광일 것 같다. 우리 팬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다시 나란히 출발선상에 섰다. 윤영철은 내년 풀타임 선발로 돌아간다. 내년 KIA 선발진에 변수가 좀 있어서(이의리 복귀시점과 경기력) 윤영철이 제임스 네일~애덤 올러~양현종을 잇는 4선발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 통합 2연패를 향한 초석 다지기나 다름없다.
김동헌은 동갑내기 친구 김건희, 베테랑 포수 김재현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신 포수왕국의 기틀을 다질 전망이다. 키움은 리빌딩의 마지막 시즌을 앞뒀다. 돌풍을 일으키려면 안방 안정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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