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김도영 선배님 상대해보고 싶어요.”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은 어느덧 후배들에게 선망 받는 선배가 됐다. 특히 투수 후배들에겐 한번쯤 넘어보고 싶은 절대적 존재가 됐다. 김도영이 현재 KBO리그 최고타자이니, 투수들에겐 밑져야 본전이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좌완 파이어볼러 정현우(18, 덕수고)가 김도영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정현우는 18일 고양야구장에서 루키 캠프를 치르던 도중 “김도영 선배님을 상대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정현우는 김도영과 3년 차이라서 실제로 중~고교 시절 맞붙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정현우는 고교 시절 김도영의 명성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는 “김도영 선배님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정현우는 이미 김도영이 치는 걸 많이 봐서 특성을 어느 정도 안다. 때문에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머리 속에 자연스럽게 그릴 수도 있다. 초구로 빠른 공을 바깥쪽에 꽂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아니죠. 저는 전력분석한 걸 토대로 승부할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정현우가 다른 신인들과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보통 신인이라면 이런 상황서 “내가 가장 잘 던지는 공으로 초구를 택하겠다”라고 말하거나,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잡고 시작하겠다” 등의 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현우는 전력분석자료를 철저히 따르겠다고 했다. 가장 힘든 타자를 상대로, 자신의 감이 아닌 객관적 데이터를 믿어보겠다는 의미. 어떤 상황에도 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고 냉철하게 경기운영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정현우는 이미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며, 주무기 포크볼을 비롯해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한다. 투구폼이 부드럽고 제구와 커맨드도 수준급이다. 경기운영능력도 좋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향기가 난다고 말하는 관계자가 적지 않다. 고형욱 단장도 류현진-김광현(SSG 랜더스)-양현종(KIA 타이거즈)을 잇는 토종 좌완 에이스 계보에 이름을 올릴 강력한 후보라고 얘기한다.
마침 키움은 올해 외국인투수를 케니 로젠버그, 한 명만 기용한다. 다른 팀보다 토종 선발투수의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정현우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정현우가 선발로테이션을 돌면 자연스럽게 김도영과 상대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정현우는 “원래 양의지(두산 베어스) 선배님을 꼭 상대해보고 싶었다. 포수이다 보니 수 싸움을 하는 게 다를 것이다. 그냥 승부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김도영 선배님 역시 상대해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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