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3선을 노리는 이기흥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며 그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8명의 후보 중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17일 긴급 회동을 갖고 후보 단일화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기흥 회장이 지난 8년간 체육회를 이끌어온 가운데, 야권 후보들은 그를 ‘한국 체육 발전의 걸림돌’로 판단하고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반이기흥 연대’라는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이들 4명의 후보는 국민과 체육인들이 원하는 후보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다짐과 함께, 후보 등록 하루 전인 23일까지 세부적인 입장 차이를 해소하기로 합의했다.
후보들은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등 나머지 후보들과도 접촉하여 연대를 확대하고, 추가 논의를 통해 단일화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가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각 후보가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원하고 있으며, 객관적인 지표를 도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일화 방법론에 대한 후보들 간의 이견을 해소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후보 4명은 1시간가량의 전체 회의 후, 강신욱-유승민 후보와 박창범-안상수 후보가 각각 1시간가량 따로 만나 논의하는 등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야권 후보’의 단일화만이 이기흥 회장의 3선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후보들은 단일화 방법에 대해 여론조사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체육회장 선거 관리 규정상 여론조사를 금지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지만, 모든 후보가 수긍할 수 있는 조사를 하기는 쉽지 않다.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체육회장 선거에서 2,300여 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하게 되는데, 이 선거인단은 회원 종목단체와 시도체육회, 시군구 체육회 소속의 임원과 선수, 지도자, 심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을 반영한 여론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후보 단일화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한 주일에 불과하다. 후보 등록은 오는 24일과 25일에 진행되며, 이때 7천만 원을 기탁해야 한다. 선거에서 득표율 20%를 기록하지 못하면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후보들은 24일까지 단일화 결론을 내야 한다.
체육회장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에 대한 열망과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고, 단일화에 대한 태도 또한 진지하다. 4자 회동을 주선한 박창범 후보는 “단일화 대의에 합의한 만큼 23일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 후보들 간의 합의 사항”이라며 “결국 자기를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 또한 “체육회의 변화와 단일화 필요성에는 모든 후보가 공감하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드는 부분에서 이견이 있었다”며 “어쨌든 23일까지는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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