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본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국가대표 출신 김두현 감독과 7개월 만에 결별한다.
16일 축구계에 따르면 전북 구단은 김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한다.
지난 5월 전북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이로써 7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구단 최연소인 만 41세의 나이에 ‘거함’ 전북을 맡아 프로 정식 사령탑으로서 경력을 의욕적으로 시작한 김 감독의 씁쓸한 퇴장이다.
전북은 전임 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로 시작한 올 시즌 초반 성적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자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한 달 하고도 20일을 넘는 신중한 선임 과정을 거쳐 김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해 김상식 감독이 경질됐을 때 전북 임시 감독을 맡아 공식전 6승 2무 1패의 호성적을 지휘했던 김두현 감독을 향한 기대는 컸다.
하지만 공격부터 수비까지 경기력이 엉망이었던 데다 선수단 내 파벌 다툼에 음주 사건까지 터지는 등 어수선했던 선수단을 초짜 사령탑인 김 감독이 반년의 짧은 기간에 정상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10월 33∼35라운드에서 3연패를 당한 건 치명적이었다.
결국 강등권인 10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전북은 창단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로 몰려 ‘단두대 매치’를 치르는 굴욕을 맛봤다.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와 쉽지 않은 승부 끝에 승리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전북은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티아고와 문선민의 연속골을 앞세워 서울 이랜드에 2-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도 2-1로 승리한 전북은 1, 2차전 합계 4-2로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전북 구단은 곧바로 김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내부 평가에 들어갔다.
김 감독이 악전고투 끝에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한 건 사실이지만, 다음 시즌 다시 우승권 팀으로 발돋움하려면 보다 경험이 많은 지도자가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구단은 이미 지난 주중 내부 결정을 내리고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에 이를 알렸다. 현대차그룹 최고위층이 싱가포르 출장 중이어서 최종 결정이 다소 늦어졌을 뿐이다.
전북은 아울러 차기 사령탑 물색 작업에 들어갔다. 전지훈련을 떠나는 내년 1월 2일 전까지는 새 사령탑을 앉혀야 하기에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북과 결별을 발표한 김두현 감독은 “전북 현대라는 팀을 맡은 경험은 제게 지도자로서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 저를 믿고 따르며 함께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팬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 그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팬으로서 전북 현대를 응원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은 최근 K리그에서 활동한 감독들을 중심으로 차기 사령탑 후보를 선정했다. ‘경험’과 ‘선수단 장악력’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축구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누리꾼들은 “윤정환 각이네!”, “감독이 진짜 맨날 갈리네. 빡세다. 진짜”, “와 ㅋㅋㅋㅋㅋㅋㅋ 화끈하네”, “국내 감독으로 갈 거면 이정효, 윤정환, 김도훈, 신태용 중에 골라야 하고 아니면 외국인 감독으로 가야지”, “지금까지 감독 계약 해지금 합치면 이미 이정효 이적료는 주고도 남았을 듯”, “결정적 계기는 파벌 아닌가요? 선수단 장악 실패. 7개월 만에 경질”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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