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에서 아시아쿼터 선수의 자유계약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여자부 7개 구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남녀 14개 구단 사무국장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가 개최된 자리에서 여자부 국장들은 아시아쿼터 선수에 대한 자유계약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아시아쿼터 도입 2년 차를 맞이한 현 상황에서 인재풀의 한계와 기존 트라이아웃 방식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쿼터는 2023-2024시즌부터 10개국으로 제한했던 대상 국가를 올해 트라이아웃 때 64개국으로 확대했다. 현재 아시아쿼터 선수는 연봉 12만 달러, 재계약 선수는 15만 달러를 받지만, 기량 미달로 퇴출되거나 부상으로 교체 선수를 물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여자부 구단들은 자유계약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흥국생명은 지난 5월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한 중국인 미들블로커 황루이레이와 계약을 종료하고 호주 출신의 뉴질랜드 국적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를 영입했다. 한국도로공사도 아시아쿼터 유니에스카 바티스타(등록명 유니)를 2경기 만에 방출하고,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태국 출신의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을 최근 영입했다. 이처럼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유연한 계약 체계를 원하고 있다.
A구단 사무국장은 “외국인 선수의 경우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되어 정착이 되었지만, 시행 2년째인 아시아쿼터는 선택 폭이 훨씬 좁고 개선할 문제가 많다”며 “여자부 구단들이 먼저 시행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B구단 사무국장도 “아시아쿼터 선수에 만족하는 편이지만, 자유계약제가 시행되면 더 좋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기 때문에 구단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쿼터 자유계약제를 내년 5월부터 시행하기 위해서는 뒷돈 차단을 위한 보완 장치 마련과 선수 부상을 대비한 ‘2명 보유, 1명 출전’ 등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오는 18일 단장들이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아시아쿼터 자유계약제가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며, 여자부의 조기 시행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사진 = 한국도로공사 제공,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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