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종이 노쇠화가 천천히 오면 좋겠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의 연속시즌 170이닝은 올해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2014시즌부터 2021시즌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10년. KBO리그에서 아무도 못한 대기록이다. 그러나 11년 연속, 12년 연속 170이닝은 없다.
이범호 감독은 내년부터 양현종의 이닝을 관리할 계획이다. 규정이닝(144이닝)에서 조금 넘어가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11일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 앞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을 두고 “노쇠화가 천천히 오면 좋겠다”라고 했다.
양현종의 기록을 막기 위함이 당연히 아니다. 그저 양현종이 서서히 정상에서 내려오도록 유도해, 더 건강하게,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던지게 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데뷔 후 팔이나 어깨 이슈로 장기간 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젠 부상이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에 들어섰다. 관리에 들어갈 적절한 타이밍이다.
이범호 감독은 “현종이하고 시즌 중에 한번 얘기를 했다. 지금 170이닝이 너무 많다고. 올해까지만 하겠다고 했고 내년부터는 좀 줄이자고 했다. 현종이가 노쇠화 되는 게 늦춰지면 좋겠다. 한번에 팍 가는 것보다 조금씩 내려가면 좋겠다”라고 했다.
따라서 앞으로 양현종은 시즌 중 선발로테이션을 간혹 거를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6이닝을 소화하는 투수이니, 인위적 관리를 하지 않으면 170이닝 페이스로 가게 돼 있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을 가끔 뺄 때 선발진 운영 구상까지 이미 세워뒀다.
이범호 감독은 “의리가 6월에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한번씩 맞춰서 쓰고 빼면서 로테이션을 하게 해주면 된다. (김)태형(신인)이도 있다.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좀 받아야 하는데 1군에서도 한번씩 쓰고 선발 경쟁도 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179승, 2503⅔이닝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이 부문 통산 1위 송진우(210승, 3003이닝)를 자연스럽게 바라본다. 대놓고 얘기는 하지 않지만,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목표로 삼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 3년간 10승, 150이닝씩 쌓으면 된다. 이닝만 약 50이닝 남게 된다.
양현종과 KIA의 4년 103억원 FA 계약은 2025시즌으로 종료된다. 여전히 급격한 에이징커브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1년 뒤 이 시기에 3년 이상의 계약을 따낸다면, 송진우까지 가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어차피 다른 구단으로 갈 선수는 아니다. 어쩌면 이범호 감독이 대기록의 순간을 함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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