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이하 전남)와 충남아산이 김현석 감독 이적을 두고 갈등을 빚은 내막이 드러났다. 전남의 일방적인 발표에 충남아산이 유감을 표명하면서 구단 간 날 선 신경전이 오갔다.
전남은 지난 10일 오후 김현석 감독을 제16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장관 감독과 결별을 선언한 전남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최고의 지도력을 선보인 김현석 감독이 다음 시즌 전남과 함께 K리그1 승격에 도전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현석 감독도 “전남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 전남은 과거 끈끈한 축구로 한국축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서 “열광적인 전남도민과 서포터즈 분들이 함께한다. 팬들이 염원하는 K리그1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전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현석 감독은 현역 시절 K리그 통산 373경기에 출전해 111골, 54도움을 기록한 레전드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충남아산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특히 김 감독이 지난 1일 승강 플레이오프 직후 “내년에는 (충남아산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다이렉트 승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2024년부터충남아산FC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넉넉지 않은 스쿼드로도 17승 9무 10패(승점 60)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만큼 김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신뢰는 두터웠다.
충남아산은 이날 뒤늦게 입장문을 통해 “구단은 김 감독과 재계약을 위해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연봉 조건, 주거 지원, 복지 등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남에서 제시한 조건이 우리 제안의 2~3배를 초과하는 상황”이라며 “시민구단의 재정적인 한계로 최종적으로 감독님의 잔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구단 측은 팬들의 아쉬움과 실망감에 깊이 공감한다며 “감독님께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신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구단으로서도 매우 안타까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충남아산은 전남의 일방적인 발표 방식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충남은 “다만 이적 과정에서 전남이 우리 구단과 공식적인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러한 절차상의 문제는 현 소속 구단(충남아산)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조차 이뤄지지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모든 구단이 함께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단 간 감독 이적에 대한 예우 문제를 짚어볼 것을 제안했다.
한편 전남은 김현석 감독 체제하에서 오는 1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내년 시즌 대비 동계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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