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만약 그날, 턱을 다치지 않았다면.
8월24일 창원NC파크.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이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오른쪽 턱을 정통으로 맞았다. 네일은 곧바로 턱을 감싸 쥐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큰 부상이었다. 그날 KIA는 NC를 꺾었지만, 누구도 웃지 못했다.
네일은 이후 KIA 프런트의 정성으로 하루만에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빠르게 회복했다. 구단 지정병원에서 천천히 재활해도 되는데, 굳이 네일은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 나와 선수들과 호흡하며 재활했다. 원정까지 동행하며 팀과 하나임을 확인했다. 그렇게 정규시즌을 마쳤다. 26경기서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 149⅓이닝, 피안타율 0.259 WHIP 1.27, 퀄리티스타트 13회를 기록했다.
이후 네일은 한국시리즈에 돌아왔다. 1차전과 4차전을 책임졌다. 1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잘 던졌다. 네일이 2경기를 책임져주지 못했다면,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오프시즌이 되자 메이저리그 복귀설이 나왔지만, 180만달러에 2025시즌 재계약을 완료했다.
단, 부상으로 시즌 막판 1개월간 결장한 건, 13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레이스에서 약간 불리하게 작용될 수는 있다.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으나 그 외에 굵직한 타이틀을 따내지는 못했다. 만약 9월에 꾸준히 등판했다면 개인기록은 더 좋아졌고,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이번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은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독주한 작년과 달리 춘추전국시대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로 NC 다이노스의 애를 태우는 카일 하트도 강력한 수상 후보다. 하트는 올 시즌 26경기서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 157이닝, 피안타율 0.215 WHIP 1.03, 퀄리티스타트 17회.
하트는 182탈삼진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하트 역시 탈삼진 외에 다른 타이틀을 따내지는 못했다. 기록의 볼륨을 보면 하트의 우위가 드러나는 건 사실. 단, 하트 역시 8월에 극심한 감기로 결장한 기간이 있었다.
그래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시즌 28경기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 159⅔이닝 동안 피안타율 0.245, WHIP 1.20, 퀄리티스타트 13회를 기록했다. 곽빈(두산 베어스)과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을 보면, 하트가 6.93으로 리그 2위, 네일이 4.90으로 19위, 원태인은 5.87로 9위다. 정리하면 세부기록은 하트의 미세한 우위, 네일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따른 프리미엄이 달라붙는다. 원태인은 다크호스다. 과연 누가 받을까.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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